민주화단체 주관 전시관 탐방 행사
해설사 다수 "전시 수준 떨어진다"
현장 동행 실무자 등도 '평가 절하'
"전면적인 전시관 개편 필요하다"
민주화단체들이 주관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현장 탐방 행사에서 전시시설을 겨냥한 혹평세례가 이어졌다.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지난 17일 오전 10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포동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에서 현장 탐방 행사를 열었다. 창원지역 부마민주항쟁 해설사와 민주화단체 회원 등 20여 명이 자리에 함께했다.
두 단체가 공개한 참석자들의 전시시설 평가 기록을 보면, 부마민주항쟁 해설사 류은숙 씨는 "민주주의전당은 민주주의보다 복합문화공간이 더 강조돼 있다"며 "시민들이 휴식 공간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보여 본질이 왜곡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5.18민주화운동 설명이 대거 빠져있고, 마산 지역 내용은 많다"며 "그 내용마저도 너무 부실하다. 민주화운동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고, 산만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시관 내부 돝섬 영상은 민주주의와는 전혀 관련 없는 마산 지역 홍보물"이라며 "마산 앞바다를 영상으로 제작한다면 김주열 열사 시신이 떠오른 1960년 4월 11일이 기폭제가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많은 세금을 들여 지은 건물로 명칭부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인 만큼 전국 어디서 오더라도 부끄럽지 않고 알차다는 평가를 받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마민주항쟁 해설사 박정화 씨도 이와 생각이 같다. 그는 "민주주의전당이 창원에 생겨 기대하고 찾았지만, 민주주의 전시 공간이 너무 적고 그 내용도 부실해 보여 아쉬웠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 해설사 김경년 씨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전당이 마산 자부심을 가지게 해야 하는데 너무 실망스럽다"고 밝혔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활동가 정갑숙 씨는 "바다, 별, 돝섬, 마산 글자와 영상이 독재자, 부정선거, 군사독재, 부마항쟁, 직선제 쟁취의 역사를 희미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런 공간이 생겨 고마운 마음이 크다는 이도 있었다. 부마민주항쟁 해설사 정인현 씨는 "민주화의 성지 마산에 의미 있는 공공건물이 생겨 해설사이자 아이를 키우는 시민으로서 깊이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대표성에 비추어 볼 때 민주주의 역사 전시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은 아쉬우며, 구체적인 사진이나 사료들이 부족하다"며 "추상적인 표현과 미디어아트가 중심이 돼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익법인 우리동네사람들 소속 박정환 씨는 "이름에 맞지 않게 마산 지역에 치중되어 있거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국민 정신과 독재에 맞선 교훈을 깊이 있게 보여주지 못한다"고 했다.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상근 실무자 조수현 씨는 "창원에 왜 민주주의 전당이 들어서야 했는지 그 취지를 공감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며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전시된 3층 전시실은 1층과 2층에 비해 턱없이 작은 규모였고 그 내용은 너무나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라면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서 정확히 명시된 민주화운동인 대구2.28민주화운동도, 인천5.3민주항쟁도 전혀 다루지 않았으며, 5.18민주화운동은 겨우 그 이름과 설명 몇 줄만 겨우 끼워 넣은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분 수정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갖춘 올바른 의도와 취지를 기반으로 바꿔야 한다"며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한 전면 재개편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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