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 사건 왜 기록 없나" 지적 잇따라
제대로 담을 때까지 정식 개관 반대 목소리도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 부실·역사왜곡 전시로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창원유족회는 17일 대한민국민주주의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학살과 이승만의 기록을 빼버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정식 개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회견 자리에는 노치수 유족회장을 비롯한 유족회원 12명이 함께했다.
노 회장은 고대하던 민주주의전당 임시 개관 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참관에 나섰지만, 지역특화전시실에는 근현대 마산 발전사를 기록한 전시물만 있을 뿐 1950년 국가 공권력이 수많은 민간인을 수장한 마산 괭이바다(민주주의전당 맞은편 앞바다) 역사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민주주의전당 맞은편 앞바다는 한국전쟁기 마산형무소에 갇혀있던 국민보도연맹원, 항일독립운동가, 남북분단에 반대했던 민간인 등이 집단 수장된 곳이다. 1960년 4월 11일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숨진 김주열 열사가 떠오른 바다이기도 하다.
노 회장은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할 지역사가 빠져 실망과 허탈감을 느낀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3층 상설전시실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한국전쟁 전후 이승만 자유당 정권 시절 자행된 민간인 학살사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쟁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최소 60만에서 최대 120만 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국민보도연맹원을 포함한 마산형무소 재소자는 1960년도 국회조사단에 보고된 1681명으로 학살희생자 명단 중 괭이바다에 수장된 민간인은 1950년 7월과 9월 사이 네 차례에 걸쳐 최소 717명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대미문의 국가범죄 최고 책임자는 당시 대통령 이승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이승만 정권 민간인학살 사건을 기록으로 남겨야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민간인 학살사건은 애초부터 진실이 두려운 자들의 손에 의해 은폐되고 삭제된 역사”라며 “이곳은 독재와 맞서 싸운 역사를 기록하는 민주주의 기록관이므로, 독재자들이 숨기고 없애려고 했던 이 불행한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곳을 온전한 민주주의 전당이라고 부르지 못할 것이며, 민주주의전당에 민간인학살 역사가 기록될 때까지 개관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관계자가 기자회견 시작 전후 현장에 있었지만, 유족회 문제제기와 요구 사항을 두고 이렇다 할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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