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SK오션플랜트 매각 기로에 서
협상 연장 아닌 매각 철회 방향 전환을

SK오션플랜트 지분 매각 추진이 이번 주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매각 우선협상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모회사인 SK에코플랜트는 9월 초 디오션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본실사와 계약 협상 기한을 10월 말로 정했다가 한 달 연장했다. 이번 주 안에 협상을 다시 연장할지, 매각이 성사될지 혹은 무산될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을 지분 매각 이유로 내세운다. 그러나 지역 산업과 고용·국가 전략산업과 직결된 기업을 사모펀드에 넘기는 결정이 과연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남도와 고성군·거제·통영시는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SK오션플랜트가 시행자로 참여하는 고성군 양촌·용정 기회발전특구 사업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약 5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자금 조달 능력과 사업 수행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투자사가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하다.

또한 수익률을 우선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고용 승계나 협력업체 계약 유지도 불확실하다. 이는 지역 조선·해상풍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3년간 기업의 성장조건을 함께 만들어 온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느끼는 배신감과 불안도 그만큼 크다.

지역사회 반발이 거센 가운데 최근 증권가에서 ‘매각 무산’에 무게를 둔 전망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코스피 상장사인 SK오션플랜트 매각 여부는 금융시장에서도 관심사다.

미래에셋증권은 18일 보고서에서 “매각 이슈 불확실성 해소가 임박했다”며 “베이스 시나리오는 매각 무산”이라고 밝혔다. DS투자증권도 같은 날 “디오션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사모펀드도 이탈하면서 결속력이 약해진 모습”이라며 “이달 안에는 방향이 잡히면서 불확실성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보고서는 매각 불확실성이 SK오션플랜트 주가 변동성을 키운다고 짚었다. 이는 지역사회가 제기해온 “왜 잘되는 회사를 굳이 팔아야 하느냐”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매각 원인인 SK에코플랜트 재무상황은 어떨까. 이달 들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57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공시했다. 반도체 회사의 흡수합병과 환경 자회사 구조조정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기존 논리는 설득력이 약해진다. 오히려 한·미 조선 협력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수혜 기업으로서 SK오션플랜트 사업 가치가 더욱 부각되는 시점이다.

결국 매각의 최종 결정은 지주회사인 SK그룹 판단에 달려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10일 고성군에서 열린 주민간담회에 참석한 이경남 SK 부사장 발언을 가볍게 해석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는 “주민이 반대하면 다른 대안 없이 유지해야죠”라며 매각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룹 내 고위 임원이 지역 여론을 당장 무마하려고 공식석상에사 빈말을 던졌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은 SK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기업의 자세를 보여줄 때다. SK오션플랜트 매각 철회는 충분한 명분을 갖췄다.

/정봉화 자치행정2부 부장, 거제·통영·고성 파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