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산물축제’ 내년 1월로 연기
고수온 영향으로 산란 회귀 늦어져
대구탕 계절이 돌아왔지만 올해는 시원한 국물 맛을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겨울철 대표 어종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대구’가 올해 경남에서는 더욱 귀해질 전망이다.
대구는 이맘때가 되면 산란을 위해 진해만으로 돌아오지만,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회귀 시기가 늦어지고 어획량도 감소세다.
대구 주산지인 거제 어민들은 예년과 달리 12월을 일주일 남겨두고서도 대구잡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어민들은 여름에 고수온으로 어류 양식장 폐사 피해를 보고, 겨울에는 한류성 어종이 줄어 타격을 받고 있다.
거제시는 매년 12월 중순 열어온 ‘대구수산물축제’를 내년 1월로 연기했다. 2005년 축제를 시작한 이래 일정을 이듬해로 미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회 대구수산물축제는 내년 1월 10~11일 열릴 예정이다.
공경일 거제어민연합회장은 “예년 같으면 11월 말부터 조업에 들어가 12월 중순 출하 시기에 맞춰 축제를 진행했다”며 “고수온으로 대구가 산란을 위해 돌아오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면서 올해는 아직 거제에서 대구가 생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 회장은 이어 “아직 12월이 되지 않아 정확한 생산량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조업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어획량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결국 축제 시기를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찬바다에서 서식하는 회귀성 어종인 대구는 매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진해만을 중심으로 어획된다. 특히 거제 동부 해안가인 장목면 외포항은 대표적인 대구 집산지로 꼽힌다. 대구는 거제 대표 특산물이자 시어(市魚)이다.
대구는 1∼10도 수온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후위기 영향으로 11월 말에도 거제 앞바다 수온이 떨어지지 않아 대구가 제때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는 해마다 감소하는 거제 대구 위판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거제수협 집계를 보면 2021년 11월~2022년 3월 대구 위판량은 16만 7922마리였지만, 2022년 11월~2023년 3월에는 12만 3842마리로 줄었다. 2023년 11월~2024년 3월, 2024년 11월~올해 3월에는 각각 3만 4001마리, 1만 368마리로 급감하며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공 회장은 “고수온에 따른 어획량 감소 등 기후변화는 어민들에게 매우 현실적인 문제”라며 “어자원 회복을 위해 금어기를 운영하고 올해는 대구총량제(총허용어획량)를 시행해 남획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지금은 거제시, 수협 등과 치어·수정란 방류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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