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수 시동인지 중 하나인 이 지난달 20일 발간한 제36호를 마지막으로 그 역사를 끝냈다. 1964년 창간호를 낸 지 60년 만이다. 이 동인지는 마산에서 활동하는 오하룡 시인(83·도서출판 경남 대표)과 부산에서 활동하는 이상개(1942~2022·전 도서출판 빛남 대표) 시인의 1960년대 해병대 시절 만남으로 시작됐다.문학청년으로 시인의 꿈을 키우던 둘은 진해 해병대 훈련소를 거쳐 포항 지역에 배치된다. 오 시인은 수송대대, 이 시인은 11연대에서 근무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컸던 둘은 당시 해병대 사령부에
단단한 매듭이 하나 묶였다.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인 박태일(70) 시인은 최근 낸 시선집 을 이렇게 표현한다. 1980년 등단 후 지난해 낸 일곱 번째 시집 까지 그의 시력은 40년이 넘었다. 하지만, 문학 연구에도 열심이었던 그였기에 실제 시집보다는 연구서가 더 많다. 그렇기에 이번 시선집에는 교수가 아닌 시인으로서 남다른 감회가 담겼다."나는 대학 국문학과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시 창작을 겸해 왔다. (중략) 충실하고도 충분한 창작 열정을 쏟은 쪽은 아니다. 무엇보다 마흔네 해
'인공지능(AI)과 문학 그리고 출판'을 주제로 한 강연이 28일 오후 2시 창신대 도서관 3층 문덕수문학관에서 열렸다. 이날 임창연 마산문인협회 회장(시인)이 강사로 나섰다. 임 회장은 AI를 이용해 창작물을 만들 때에도 결국 인간 속에서 완성된다고 말했다. 지식과 정보가 탑재된 AI는 언어와 문화권 등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을 때 창작물을 인간이 포용적인 태도를 가질 수록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온다고 설명했다.이어 AI 창작물이 지닌 문제점에 대해 짚었다. AI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있던 작품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표절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주택가. 입구 노란 차양이 예쁜 동네책방 '책방 19호실'이 보인다. 문을 여니 특유의 에너지로 7평(23㎡) 작은 공간을 꽉 채운 박지현(42) 대표가 반갑게 맞이한다. 박 대표는 최근 시 전문 잡지 2024년 봄 호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는 이번 등단이 책방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모임 덕분이라고 했다. 지난 20일 그를 만나 책방과 모임 이야기를 들었다.◇나만의 공간을 만들다 = 박 대표는 대구에서 살다가 2012년 결혼하면서 창원에 내려왔다. 내려와서 사립고
제38회 고향의 봄 백일장 공모가 다음 달 20일까지 이어진다.전국 초·중·고 대학원생과 일반인이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부문별로 주어지는 주제는 다르다. 초등부 저학년은 '횡단보도'와 '반려동물'로 글을 써내면 된다. 고학년은 '혼자 있을 때'와 '겨울이 없어진다면'이 주제다. 중등 부문 주제는 '문득 생각나는 추억'과 '빈자리'다. 고등학생은 'AI와 글쓰기', '금기어'로 글을 완성해야 한다. 대학·일반부는 주제 '등산'과 '시작'으로 글을 쓰면 된다. 글쓰기 장르는 운문과 산문으로 나뉘며 두 장르 중 하나에 부합해야
진주에서 발간되는 계간 시잡지 이 시와 비평 장르를 포함한 '강희근 시와 비평상'을 만든다. 은 이번 봄 호에서 경상국립대 명예교수인 강희근 시인 이름으로 주는 상을 만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은 "강희근 교수가 국제펜 한국본부와 한국문인협회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특히 시와 비평이라는 두 장르에 이바지한 업적에 주목했다"라고 상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강 시인은 1965년 신춘문예 시 부문에 '산에 가서'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1960년대 중반 서정적이고 실험적인 한국시를
김철민 동심문학가가 제3회 경남아동문학 소파상을 받았다. 이 상은 어린이날 제정 101주년인 2022년부터 수여되고 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실천했던 어린이 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경남에서 활동하는 동심문학 작가들에게 창작 의욕을 자극하고자 만들어졌다.김 동심문학가는 동시집 , , 등을 발간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저서를 냈다. 또, 한국아동문학작가상·한국아동문학창작상·한국아동문학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현재는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아동문학회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성선경 시집 에는 오롯이 '민화'라는 제목의 연작시만 담겨 있다. 생업을 은퇴한 시인의 자유분방하고 소소한 일상과 격외(格外)의 생각이 어쩌면 민화를 닮은 것 같다."꽃씨를 심는 게 아니라 화단에 묻는다. /기억이 없는 화려한 시절 향기로운 시절/ 심는 게 아니라 꼭 꼭 흙 속에 묻는다" ('민화 37' 중에서)"살다 보면 저절로 다 아는 수도 있다/ 가령, 손을 들어도 지나갈 택시는 지나가고/ 손을 들지 않아도 설 택시는 선다" ('민화 6' 중에서)"아내가 몸을 일으키며 나에게 말했다/ 누가 나 좀 일으켜 줘/ 나는 아내
늘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궁금했다. 수미 작가(본명 김수미)가 창원에서 진행하는 모임 '우울한 여자들의 살롱' 이야기다. 처음에는 '우울한 엄마들의 모임'에서 시작했다. '편안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우울한 엄마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다'는 취지에서다. 지금은 엄마에서 여자로 범위가 넓어졌다.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갈 것이므로 아무렇게나 불쑥 끼어들어 들어 볼 수는 없었다. 다행히 이달에는 글쓰기 모임 형식으로 열렸다. 글은 어떻게든 그 결과가 남는다. 게다가 주제가 '응원'이라니 요즘 소개하기 딱 좋다.
(사)한국작가회의 경남지회서 5월 31일까지 신인상을 공모한다. 이번 공모에서는 시와 시조 등 운문 부문 1명, 단편소설과 수필 등 산문 부분 1명을 뽑는다. 운문 부문에 지원하는 이는 작품 5편을 써내면 된다. 산문 부문에 단편소설로 응모하는 작가는 원고지 기준 70장 내외, 수필은 20장 내외로 분량을 맞춰야 한다. 당선자는 상패와 함께 각 100만 원을 받게 된다. 경남에 살고 있는 성인이면 누구든 지원 가능하다. 단, 문예지나 일간지 신춘문예 등에 당선됐던 사람은 응모할 수 없다. 당선자는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7월 중 있을
창원에서 활동하는 시인 두 명이 시와 함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애틋함을 이야기했다. 지난 16일 오후 6시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경남문학관에서 열린 사이펀 문학 토크에서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계간 시 전문지 사이펀은 2022년부터 분기별로 전국을 돌면서 문학 토크를 진행한다. 지역에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알리려는 취지인데, 부산, 울산, 대구, 광주, 목포, 고양, 서울을 거쳐 15번째 행사로 창원을 찾았다.이날 이월춘(67)·민창홍(64) 시인이 초대돼 독자들을 만났다. 사이펀은 두 시인을 두고 "문학적 연대기는 다르지만 동
진서윤(63) 시인이 첫 시집를 냈다. 등단 10년 만이다.진 시인은 2013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시 으로 당선됐다. 이후 경남문협과 진해문협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2018년엔 제1회 큰창원작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제2회 진해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문단에서 꾸준히 활동했지만 시집은 한 권도 발간하지 않았다. 진 시인은 우연히 경기도 파주에 있던 공터에서 파기하기 직전인 책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걸 봤다. 그 광경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팔리지 않는 책들을 만드는 건 나무에게 못할 짓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건가 하고 생각하다가 의미 없음을 깨닫는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민창홍 시인의 시집 은 마치 '삶은 결국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는 선언처럼 읽힌다."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서 저마다 유모차의 행렬 구부정하게 기다린다 (중략) 오고 가는 자식들이 사다 놓은 간식들/ 경로당 마당 정자에 모이고 / 밤새 나눈 자식들 전화가 꽃을 피운다 (중략) 따라나서는 친구들 손사래 치고는 주머니의 것들 / 주섬주섬 유모차에 싣는다/ 저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닌데/ 지난밤
와 경남글쓰기교육연구회가 매년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남어린이글쓰기큰잔치'에 제출된 글 중에 수상작으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난로같이 따뜻한 글들입니다. 오늘은 표현을 구체적으로 잘한 글입니다. 먼저 묘사를 잘한 글입니다. 창원 월영초등학교 2학년 심은서 어린이의 '바퀴벌레'."지난 토요일 밤에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엄마가 엄마 방 청소하고 아빠는 핸드폰 보고 오빠와 나는 TV 보고 있을 때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엄마는 무서워서 고함을 지르고, 오빠랑 나는 벌떡 일어나고 아빠는 바퀴벌
2010년 어느 날 윤경(44·본명 정연진) 작가는 지원했던 공모전에서 떨어졌다. 그는 터덜터덜 장유 대청계곡으로 향했다. 계곡 물줄기를 따라 계속 걸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덤불 울타리 사이 작은 공원에 있었다. 흐린 하늘 아래 이끼 낀 식수대, 녹슨 운동 기구가 있던 그곳에 웅크리고 앉았다.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했다.'간절히 바란다고 모두 꿈을 이루는 건 아니야. 나한테 꿈은 닿을 수 없는 별과 같아.' 순간 하늘이 개며 햇빛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그 순간 윤경 작가는 다시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샘솟기 시작했다.윤경 작가는 최
와 경남글쓰기교육연구회가 매년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남어린이글쓰기큰잔치'에 제출된 글 중에 수상작으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난로같이 따뜻한 글, 오늘은 아이들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장래 희망에 대한 글입니다. 합천 가회초등학교 1학년 강희민 어린이 '내 꿈은 대장장이'."유튜브에서 대장장이가 나왔다. 칼, 삽, 낫, 호미 등 여러 가지를 만들었다. 나는 대장장이가 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커서 대장장이가 되어 삽이랑 호미랑 많이 만들어서 공짜로 시골 사람들에게
경남작가회의가 지난 6일 함안문화예술회관에 모여 합동 출판기념회와 2023년 정기총회, 제10회 경남작가상 시상식을 동시에 치뤘다. 이 날 합동출판기념회에선 고 박구경 시인 유고 시집 출간을 기념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세상에 나온 사회집 와 제44호 기관지 출간을 축하하기도 했다.이어 정기총회에서 정선호 회장은 올해 경남작가회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올해엔 지난해 사업들을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신인상 공모사업 정착, 지부 추가설립, 연간 정기문화제 제
와 경남글쓰기교육연구회가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24회 경남어린이글쓰기큰잔치 수상작 중에서 소개되지 않은 작품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난로 같은 아이들의 글, 이번에는 형제자매 이야기를 만나 볼까요.먼저 진해 풍호초등학교 3학년 안지호 어린이의 '동생 때문에 화났다'입니다. "맨날 동생이 엘리베이터를 먼저 타서 내가 먼저 내리려고 했는데 새치기해서 내가 먼저 집에 들어왔는데 동생이 울어서 짜증 나고 화났다. 그리고 나는 집에 가서 먼저 손 씻고 밥 먹고 다음에 숙제하고 문제집 하는데 동생은 숙제 안 하고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