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쓴 작품 모두 모아
해설 연보 등 함께 실어
비평 모은 평론집도 같이 나와

평생 쓴 시조를 모두 모아 시조전집을 낸 이우걸 시조시인. /주성희 기자
평생 쓴 시조를 모두 모아 시조전집을 낸 이우걸 시조시인. /주성희 기자

이우걸(80) 시조시인이 지금까지 쓴 창작 시조집 10권을 합친 <이우걸 시조 전집>을 냈다.

전집에는 50년 동안 창작한 시조 541편이 실려있다. 작품해설, 작품 찾아보기, 작가 연보, 작품 연보를 모두 담아 그의 시조를 탐구하기 쉽게 구성돼 있다. 특히 대한민국예술원 종신회원인 이숭원 서울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쓴 작품해설 ‘현대시조의 전범’을 먼저 읽으면 전집을 이해하기 수월해진다.

이 교수는 1996년에 펴낸 네 번째 시집 <사전을 뒤적이며>에 실린 시 ‘소금’을 예를 들며 시조가 현대성을 얻는 창조적 방식으로 쓰였다고 설명했다.

“불면의 시대를 각으로 떠서 우는/ 부패한 시대를 모로 막아 우는/ 짜디짠 너의 이름을 소금이라 부르자.// 마침내 굴욕뿐인 이승의 현관 앞에서/ 네가 걸어와야 했던 유혈의 가시밭길/ 이고 진 번뇌의 하늘 그 또한 얼마였으리.// 이제는 지나간 역사의 창이라지만/ 어느 누가 염치없이 네 이름을 훔치려 하나/ 소금은 말하지 않아도 제 분량의 영혼이 있다.”(‘소금’ 전문)

구체적으로 이 교수는 “무리한 현실 비판이나 민중적 담론으로 이탈하지 않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게 관심을 보이며 그들이 지닌 소중한 인간적 가치를 드러낸다”고 적었다. 또, 같은 시조집에 있는 ‘청산이발소 김 씨’ 또한 현실의 부패를 눈여겨보면서 분노의 세월을 인고의 자세로 보낸 한 평범한 인간의 삶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우걸 시조 전집> 표지. /갈무리
<이우걸 시조 전집> 표지. /갈무리
<이우걸 시조 깊이 읽기> 표지. /갈무리
<이우걸 시조 깊이 읽기> 표지. /갈무리

전집과 함께 유성호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엮은 비평집 <이우걸 시조 깊이 읽기>도 같이 나왔다. 이우걸 시조 미학을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한 글을 모은 책이다. 이전에 출간한 <이우걸의 시조 미학>과 <이우걸 시조 연구>, <이우걸 시조 세계>에 이은 네 번째 그의 비평집이기도 하다.

이번 책은 이전에 소개된 비평을 다시 엮었다. 유 교수를 비롯해 문학평론가, 시조시인, 교수 등 16명이 시인의 반세기 시 세계를 다뤘다.

예컨대 유 교수는 시인의 초기 시, 후기 시의 특성을 살핀다. 먼저 시조집 <지금은 누군가 와서>(1977), <빈 배에 앉아>(1981) 등 초기 시를 두고 “존재 탐구의 세계가 우세하다”며 “전통의 양식에 충실하면서도 개방성, 정형성의 균형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벼려 왔다”고 설명한다.

후기 시들은 21세기 들어 집중적으로 나왔다. <맹인>(2003)부터 <이명>(2023)을 비롯한 6권의 시조집을 살펴보면 내면과 상황, 사물과 주체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빚어진 비인간화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아와 사회를 매개하고 통합하는 관계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유 교수는 분석했다.

결론에서 유 교수는 “선생의 독자들은 선생이 던져 준 언어의 파문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 가슴을 출렁이게 해 주었고 늘 꽃밭이 있는 뜰이 되게 해주었던 선생의 시조는 우리 정형시의 최전선에서 지금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사랑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평생 쓴 시조를 모두 모아 시조전집을 낸 이우걸 시조시인. /주성희 기자
평생 쓴 시조를 모두 모아 시조전집을 낸 이우걸 시조시인. /주성희 기자

창녕 출신인 이 시인은 대학 시절부터 시조 창작과 비평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그는 시조 비평이 활성화하는 데 힘쓰고, 시와 시조가 교류하도록 노력했다. 또한 시조 소재를 확대하고 현대적 감각을 지닌 시조를 창작해 왔다. 또 그는 시조 연구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학술 세미나에 참여하거나 대중 강연에도 나섰다. 또 신인을 발굴하는 신춘문예 심사에도 매년 나섰다.

1973년 시 전문지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시집, 시조집, 시조 비평집, 산문집, 시조 해설집 등 30여 권을 냈다. 2회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40회 한국문학상, 28회 가람시조문학상, 10회 이호우시조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11회 정운시조문학상, 1회 백수문학상, 6회 외술시조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동안 지역 문협에 몸 담으면서 마산문인협회장, 경남시조시인협회장, 경남문인협회장, 경남문학관 관장을 지냈다.

마산문인협회는 15일 낮 12시 마산 3.15아트홀 국제회의장에서 두 책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우걸 시조 전집> 600쪽, 태학사, 4만 원. <이우걸 시조 깊이 읽기> 368쪽, 태학사, 3만 원.

/주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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