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하동군 악양생활문화센터에서 뮤지컬 <토지>
하동 주민이 만든 뮤지컬 <토지>가 무대에 오른다.
하동 지역 문화 모임 하동26토지연구회와 주민들이 21일 오후 2시 하동군 악양생활문화센터에서 뮤지컬 <토지>를 선보인다.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문학적 가치를 높이고자 노래, 낭독, 춤을 곁들어 공연을 제작했다. 대하소설 <토지> 속 주요 내용 중 9개 장면을 선정해 뮤지컬로 제작했다. 극본·연출은 연구회 회원인 김옥랑 씨가 맡았다.
첫 장면은 최참판댁 침모인 봉순네가 딸 봉순이와 주인댁 애기씨 서희, 어느날 연곡사에서 하인으로 들어 온 길상을 자식처럼 돌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다. 소설이 끝날 때까지 이들은 깊은 인연을 맺는다. 두 번째 장면은 봉순과 길상이가 서로 좋아하지만, 이뤄지지 않은 인연을 보여준다. 길상은 서희와 결혼하고, 봉순은 ‘기화’라는 이름을 가진 기생으로 살아간다.
작품은 또 다른 사랑을 보여주는데 평사리에서 함께 자란 용이, 월선의 사랑이다. 월선이 무당의 딸이라 이 둘은 결혼하지 못하고 결국 용이는 강청댁과 혼인한다. 그럼에도 죽을 때까지 용이, 월선은 서로를 놓지 않는다. 이를 저주하는 강청댁과 월선의 대결도 작품 속에 담겨있다.
소설 <토지>는 동학농민전쟁과 일본 제국주의 침략, 세계대전 등을 겪으며 격동의 근대화 시대를 살던 평사리 사람들의 행적을 그린다. 소설의 마지막에 인물들이 ‘해방의 날’을 맞이한 것처럼 뮤지컬 <토지> 또한 해방의 날을 그린다. 서희는 온몸을 두르고 있던 쇠사슬이 풀리는 것과 같은 감격스러운 순간을 만난다. 그때 ‘쾌지나칭칭나네’를 관객과 함께 부르면서 작품은 끝이 난다.
이번에 참여하는 하동26토지연구회 회원과 하동 주민은 권용욱, 조정화, 정한울, 정가람, 정하랑, 김건해, 양미순, 심홍규, 박순옥, 김재철, 김옥랑, 조경선, 김미연, 이정희, 최문환, 강수돌, 강성호로 총 17명이다.
권용욱 하동26토지연구회 부회장은 “회원들은 평범한 주민들이라 전문적인 공연은 아니다”라면서 “소설 <토지>를 회원들, 주민들이 함께 즐기길 바라고 있다”라고 했다. 권 총무는 또한 “소설 내용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일상적이고 희극적으로 바꾸었다”라고 말했다.
하동26토지연구회(회장 심홍규)는 2021년에 만든 민간 동아리다. 숫자 26은 소설가 박경리가 태어난 1926년과 <토지>를 집필한 1969~1994년(26년)에서 따왔다. 또한 <토지> 함께 읽기의 부흥을 ‘이륙(離陸)’하자는 의미도 담겨있다. 연구회는 매월 정기 모임을 열며 한달동안 살아온 일상을 나누고, <토지>로 토론하고 있다. 또한 토지길 걷기, 문학기행, 연말에 작품 전시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하동군 악양생활문화센터(센터장 하의수)는 하동문화의 용광로 역할을 하고자 여행, 마을, 문학, 예술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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