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수정하면서 시의원 '당연직' 포함
타 조례·법제처 지침과 달라 '이례적'
"의장 전횡 예측 못한 창원시의회 책임"
창원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운영자문위원회 부적절 인사 임명 논란이 지난해 말 창원시의회 조례 심사 때 이미 예측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당연직 위원에 이례적으로 지방의원을 포함한 조례 규정이 논란 불씨가 됐다.
지난해 12월 11일,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한국민주주의전당 관리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을 심사해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창원시는 민주주의전당 운영자문위원회 당연직 위원을 ‘민주전당 관리 및 운영 업무 담당 실국소장’으로 한정해 조례안을 발의했다. 당시 박선애(국민의힘·월영동, 문화동, 반월중앙동, 완월동) 위원장이 “대개 보면 위원회에 시의회 의원 한 명씩 들어간다”며 위촉직 위원을 ‘민주주의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사람’으로 모호하게 규정했다는 취지로 한 차례 지적했지만, 당연직 위원 규정은 따로 쟁점이 아니었다.
정회 후 비공개 논의를 거쳐 수정안이 가결됐는데, 이때 운영자문위원회 당연직 위원에 ‘창원시의회 의장이 추천하는 시의원’이 추가됐다. 조례에 위원회 위원 당연직 규정을 포함할 때 ‘업무 담당 과장, 국장’ 등 공무원으로 한정하도록 제안하는 법제처 지침과 달리 이례적이다.
다른 조례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2019년 제정된 ‘창원시 민주주의전당 건립 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는 업무 담당 부서장만 당연직 위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추천 의원, 창원시의회 추천 의원 등 나머지는 위촉직이다. 또 다른 조례인 ‘창원시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작품수집 조례’도 위원회 당연직 위원은 ‘미술관 건립 업무 소관 국장’으로 한정하고 창원시의원은 위촉직 위원이다.
당연직 위원에 지방의원을 포함한 사례가 드물고, 법제처 지침에도 맞지 않는 셈이다. 국민의힘 소속 손태화 창원시의회 의장이 추천한 창원시의원 2명을 대상으로 부적절 인사 논란이 빚어진 원인이 시의회에서 수정된 ‘조례’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손 의장이 추천한 남재욱(국민의힘·내서읍), 김미나(국민의힘·비례) 창원시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태 때 탄핵 반대 집회에 꾸준히 참석해 ‘동조’ 논란을 샀다. 김 시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모욕해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고, “도시 전체가 무겁고 어두워진다”며 사실상 민주전당 등 기념시설을 깎아내린 적도 있다. 특히, 남 시의원은 조례안을 수정해 통과시킨 기획행정위 소속이다.
‘당연직’은 위촉직과 달리 창원시가 손을 대기 어렵다. 민주주의전당 업무를 담당하는 문화시설사업소도 “당연직은 창원시의회 의장 몫 추천이어서 시가 관여하기 어렵다”며 난감한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 손 의장도 “위촉을 거둘 생각이 없다”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전당 운영자문위원 정체성 논란이 지속하자 원인을 제공한 창원시의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광역의회 소속 정치학 전공자 ㄱ 씨는 “당연직 위원에 지방의원을 포함하는 규정이 크게 이례적이지는 않다”면서도 “합의기구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의장 전횡을 예측하지 못한 창원시의회 여야 모두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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