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위촉직 위원 내부 검토..손 의장 "결격 사유 없다" 철회 계획 없어
29일 개관 앞두고 전시 내용 부실 지적에 전문가 자문 거쳐 수정 검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운영자문위원 정체성과 전시 내용 부실 논란이 번지자 창원시가 수습에 나섰다. 창원시는 일부 자문위원 위촉을 재검토하고, 전시 내용 수정을 위한 전문가 자문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논란이 된 위원 3명 가운데 2명을 추천한 손태화 창원시의회 의장은 전혀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
창원시 문화시설사업소는 16일 운영자문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추진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연직 자문위원인 이쾌영 문화시설사업소장은 “위촉직 위원을 내부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민주주의전당 개관에 앞서 최근 자문위원 15명을 위촉했다. 15명 중 위촉직은 12명, 당연직이 3명이다. 당연직은 담당 부서 문화시설사업소장과 손태화 시의회 의장이 추천한 시의원 2명이다.
논란은 민주주의전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 위원 선임에서 비롯됐다. 위촉직 중 이우태 3.15의거 학생동지회 회장과 당연직 김미나·남재욱 시의원이다.
이우태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을 두둔하면서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김미나·남재욱 시의원은 탄핵 반대 집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내란을 옹호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이에 자문위원 일부는 사퇴 의사를 밝히고 위촉을 거부했고, 시는 13일 예정한 위촉식도 진행하지 못했다. 민주주의전당 개관 전부터 운영 주체 축이 무너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 개관이 어렵다고 판단한 시는 일단 수습에 나섰다. 위촉직 자문위원 재검토가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시도 당연직 두 시의원 거취에 대해서는 마땅히 대응하기가 어렵다. 이쾌영 소장은 “당연직은 창원시의회 의장 몫 추천이어서 시가 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손 의장은 위원 추천을 바꿀 뜻이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손 의장은 16일 “정치적 편향성을 배제하고자 두 시의원을 추천했고 균형 있는 자문을 위한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손 의장은 “추천한 위원 2명 모두 법적·제도적으로 아무런 결격 사유가 없다”며 “다른 시각을 가졌다고 해서 ‘반민주적’이라고 낙인 찍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시의회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회 의장 몫’이라는 추천권이 의장 개인에게 제한된 것인지, 시의회 전체를 대표하는 의미인지 되묻는 내용이다.
박해정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장이 내부 논의 없이 독단적인 생각으로 추천권을 남용해 임의로 위원 추천을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경남도당도 16일 “자문위원 위촉이 정치적 보복이나 특정 세력 입김에 좌우된다면 민주주의전당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민주당 도당은 창원시에 △부적절한 자문위원 위촉 즉각 철회 △이번 사태에 창원시민과 국민 앞에 공식 사과 △자문위원 위촉 시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고 관련 분야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인사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시는 부실 지적을 받은 전시 내용도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수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3면
문화시설사업소 관계자는 “2년간 창원시민주주의전당 주제로 구성을 거의 다 마무리한 단계에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으로 바뀌면서 구성을 새롭게 맞추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15 부정선거 배경에 이승만 이름이 빠진 부분 등은 지역 전문가, 교수 자문을 해 내용을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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