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걸맞지 않은 시설" 전국서 비판
민주화 단체·경남 작가회 등 잇단 지적
전시관 부실 지적 이어 수정·보완 요청
반민주적 운영자문위원 교체 촉구까지
창원시 "문제점 종합 검토해 내용 수정"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논란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국 민주화 단체까지 나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시 부실 지적도 잇따르는 가운데 수정·보완할 내용도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전국 18개 민주화단체로 구성된 ‘민주화운동 기념계승단체 전국협의회’는 19일 성명을 냈다.
전국협의회는 “그동안 전국 민주화운동단체들은 3.15의거,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민주 성지 창원지역 민주주의전당 건립에 공감하고 환영했다”며 “민주화운동단체가 참여하는 추진 과정을 보면서 기대도 컸지만, 민주주의전당 파행 운영 소식을 접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전국협의회는 무엇보다 시설 이름에 상응하려면 5.18민주화운동 내용을 제대로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5.18민중항쟁 전시물에 ‘계엄군’이 아닌 백골단 사진이 삽입돼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국협의회는 또 민주주의전당 운영자문위원 부적격 선정을 두고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12.3 내란을 옹호하는 인사가 자문위원에 있다는 것 자체가 모욕적이라고 밝혔다. 전국협의회는 “민주주의 전당을 폄훼하고 이태원 참사 발언으로 유죄판결까지 받은 인사가 운영 자문이 된다면 앞으로 전당 발전은 기대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창원시의회 의장은 위원 추천을 독단이 아닌 합의로 진행해야 한다”며 “다양성을 생각한다면 시의회에서 최소 민주당, 국민의힘 소속 1명씩 추천하는 민주주의 원칙부터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협의회는 “이승만, 박정희 집권 시절 자행된 독재와 탄압은 가려지고, 피의 항쟁과 민주주의가 축소된 점, 그리고 촛불혁명이 빠진 점 등을 보면 사실상 개관과 동시에 재리모델링을 준비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최초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은 창원시만의 것이 아니며, 희생과 저항의 역사로 만든 민주주의를 제대로 알리는 전당이어야 한다. 이름에 걸맞은 민주주의전당을 제대로 준비하라”고 밝혔다.
경남작가회의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내 전시내용을 전면 재검토하고 교체·보완하라”며 6가지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국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 상세 기술 △현재 전시된 민주화 운동 내용 보완 △교육자료에 외국어, 외래어 대신 국어 사용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과 파면, 윤석열 정부의 계엄과 파면 과정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 담을 것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노래한 지역 문인의 문학 작품, 예술 작품 전시할 것 △지역특화전시실 전시물을 민주화 관련 전시물로 전면 교체다.
민주주의전당 내부 벽면에 적힌 세계 유명 인사 명언들을 두고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이날 민주주의전당 정문 앞에 기자회견을 열고 시설 내부 벽면에 적힌 세계 유명 인사 명언을 문제 삼았다. 그 이유로는 명언 주인공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직접 일군 이들이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실제 민주주의전당에는 지상 1층 민주홀(10개)과 2층 도서관(8개)에 모두 18개 명언이 적혀 있다. 여기에는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총리를 지낸 영국 정치가 원스턴 처칠,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등 하나같이 외국인들만 등장한다. 국내 인물은 한 명도 없다.
이순일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대표는 “민주주의전당이 내부에 전시해야 할 것은 수입된 명언이 아니다”라면서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외쳤던, 민중의 절규와 조국의 미래를 꿈꾼 분들의 언어여야 했다”고 말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이제라도 문제를 바라잡아야 한다며 세계 명언이 아니라 한국 민주화에 헌신한 이들 목소리로 벽면 구성을 바꾸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대체 인물로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함석헌, 전태일, 김근태, 백기완, 문익환 등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 창원시는 문제가 제기된 지점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석환 주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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