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연기를 거듭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 65년 전 김주열(1944∼1960) 열사시신 인양지 문화재 보호구역 안 3.15해양누리공원에서 마침내 문을 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알려야 할 전시 공간임에도 벌써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5의거'와 '부마민주항쟁', '6.10민주항쟁' 등 창원지역 민주화운동 내용이 온전히 기록되지 않은 데다 다른 지역의 중요한 민주화 역사도 과도하게 생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지어 1960년 3.15 부정선거 당사자인 '이승만' 이름 석 자가 삭제됐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연혁표에는 '대구 2.28민주운동'과 '대전 3.8민주의거'는 단 한 줄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은 두 줄로 설명돼 있다. 오히려 민주화운동 역사와 무관한 '2010년 7월 1일 통합 창원시 출범'이나, 마산항 개항기나 한일합섬, 마산수출자유지역, 창원국가산업단지와 같은 창원지역 발전사를 강조하는 내용이 많았고, 1960년 마산이 자발적인 시민 참여로 민주화운동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점을 말하면서 그 시절 3.15의거가 어떤 맥락으로 촉발되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민주화 과정 전반을 조명해야 함에도,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노동·환경 정치적 상황에 시민 관심이 커져 사회변혁에 중요한 동력이 됐다고만 설명했다.

민주주의전당 건립은 2001년 출범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해방 이후 민주화운동을 총망라한 전당을 짓기로 하면서 추진됐다.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한국의 민주화운동사를 새로운 국가 상징으로 승화시켜 우리 국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한편 민주화된 한국사회의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법 제정 취지에 따른 것이다. 창원시의 설명처럼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은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과 창원에서 발생한 3.15의거, 부마민주항쟁, 6.10민주항쟁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보존하고자 건립된 복합역사문화공간"이다. 그러나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의 우려처럼 굳이 그 많은 돈을 들여서 독재를 누가 왜 했는지 명확하게 기록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전당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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