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과정에서 복합문화공간 변질
시민사회계 행안부 자체 감사 요구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도 추후 고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 안내판에 세워져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 안내판에 세워져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정부가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건립에 국비를 지원하고도 그 돈이 목적에 맞게 쓰였는지 살피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는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민주주의전당 전체 건립비 353억 원 중 3분의 1(34.38%)에 해당하는 국비 121억 3800만 원을 지원했다. 창원시비(186억 1000만 원·52.72%)보다는 적고, 경남도비(45억 5200만 원·12.80%)보다는 많은 액수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거쳐 국비 지원을 결정했다. 이 투자심사는 지방재정 투자사업 예산편성 전 예산 사용 필요성과 타당성을 따지는 제도다. 지방재정법을 근거로 운용된다. 지방재정 효율적 운영과 중복투자 방지 등이 목적이다.

국고 지원 최초 승인은 ‘2020년 제1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사업’에서 나왔다. 행정안전부는 당시 창원시가 낸 지방재정 투자심사 의뢰서를 토대로 심의해 조건부 승인했다.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와 전시 구성이 필요하다는 점, 세부 시설 운영계획이 미흡하다는 점이 이유였다.

행정안전부는 뒤이어 보완 검토까지 마치고서 국고 집행을 최종 결정했다. 시가 낸 의뢰서에 적힌 대로 민주주의 정신을 전승하는 민주주의 상징 공간이자, 교육 공간 건립 필요성에 동의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돈을 써놓고 준공 후 목적에 맞게 시설이 지어졌는지 사후평가를 한 적이 없다.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시설인지 따질 생각을 하지 않아 어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전에 진행됐던 투자심사는 요청한 액수대로 민주주의전당에 돈이 쓰였는지, 수요가 얼마나 나올 것인지 등을 위주로 이뤄졌다”며 “사전 심사과정에서 내부 상세 콘텐츠가 어떻게 구성이 돼 있는지까지 일일이 들여다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목적과 다르게 완전히 바뀌었다면, 신규사업으로 보고 재심사를 할 수 있겠지만, 콘텐츠 질을 떠나 규정상 현재 민주주의전당 내부 전시 비중이 바뀐 정도로는 문제 삼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기존 목적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세부적인 타당성까지 따지기 힘들다”면서 “목적대로 지어졌느냐, 안 지어졌느냐는 외부 기관이 사후적으로 감사를 추진해 평가가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도내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은 우선 행안부 자체 감사를 요청하고, 추후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까지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고문은 “27일 오전 세종에 있는 행정안전부를 직접 찾아 자체 감사 요청서를 전달할 예정이다”라면서 “민주주의전당에서 역사 왜곡 문제가 생겨났고, 쉼터로 전락하기까지 해버렸다. 이러한 시설 문제를 바로잡아야 하므로 행정안전부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민주주의전당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그래도 문제가 바로잡히지 않는다면 추후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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