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상 시비 반대 3·15사업회, 찬성측 마산문인협회 지원한 이유는?
3·15의거기념사업회 변승기 회장은 "마산역 광장 이은상 시비는 철거돼야 한다"고 밝혔고, 마산문인협회 김병수 회장은 "마산역 시비는 마산 문화의 자긍심으로 '가고파'를 사랑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3·15기념사업회는 수십 년간 마산문인협회에 예산을 지원해 오고 있다.
이렇듯 3·15의거기념사업회와 마산문인협회의 기묘한 동거가 계속 이어지면서 마산지역 정체성도 혼란이 가중회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마산문인협회는 오는 30일 국립 3·15 민주묘지에서 '3·15의거 53주년 기념 전국 백일장'을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로 29회째 맞은 행사로 3·15기념사업회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왔다. 올해는 400만 원 증액된 1700만 원이 투입된다.
문제는 마산문인협회가 3·15기념사업회가 내세운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주장을 해오고 있다는 데 있다. 김병수 회장을 비롯한 주요 마산문인협회 관계자들은 지난 4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은상 시비 존속은 물론 "이은상 선생은 애국지사이며 위대한 민족 시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주체로 '가고파를 사랑하는 문인단체 회원'이라는 간판이 등장하긴 했지만, 기자회견문은 김병수 마산문인협회 회장이 낭독했고, 오하룡 시인·이우걸 시조시인·김교한 시조시인·강호인 시조시인 등 마산문인협회 전·현직 회장단 등 2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사실상 마산문인협회 사무국이 주도한 기자회견이었다.
이후 마산역 광장 이은상 시비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격화됐고, 3·15의거를 폄훼한 이은상에 대한 비판을 정작 3·15의거기념사업회가 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이 때 변승기 회장은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3·15기념사업회가 창립하면서부터 견지해온 이은상을 반대하는 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합뉴스〉를 통해서는 "3·15 정신에 따라 이은상 노래비는 철거하고 마산문학관 명칭도 그대로 두는 게 맞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이러한 두 단체의 동거 형태로 인해 변승기 회장의 이은상 시비 철거 주장은 일종의 면피성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변승기 회장은 최근 마산문인협회 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모임에서 "문인들이 이은상 이름 찾기에 총대를 메라"고 발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무석 마산문인협회 이사는 "이은상 시비 찬성 주장은 문인협회가 나설 일이 아니었고 다양한 의견의 균형을 깬 파쇼적 사건이었다"며 "마산문인협회가 3·15 기념 백일장을 주관하는 것도 문학적 양심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김병수 마산문협 회장은 "3·15기념사업회 측에서 예술 분야의 일을 실행할 수 없으니 마산문협이 30년 동안 백일장을 주관해 왔다"며 "(이은상이) 역사적으로 잘못됐다는 평가가 있다면 반성을 해야 하지만, 그의 작품 자체가 좋아서 (이은상을 기리는 것)"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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