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전깃불은 1887년 3월 6일 경복궁 내 건청궁에서 밝혔다. 1883년 고종의 명으로 선진 문물을 배우러 미국에 갔던 사절단은 각종 전기 발명품을 인상 깊게 보았고 귀국하여 전기발전소를 세우자고 건의했다. 조선 정부는 에디슨전등회사에 전기설비 설치를 의뢰했고 16촉 광열등 750개를 켤 수 있는 발전 설비가 향원정 연못가에 세워졌다.그로부터 137년 후 대한민국은 밤낮없이 환하게 빛나는 조명이 춤추는 야경 도시로 변모했다. 밤을 수놓는 인공조명은 경제 발전의 지표이기도 하거니와 도시인의 낭만이자 새로운 관광산업의 수
지방공무원의 선거사무종사 거부에 대한 경남도민일보 3월 8일 자 오피니언면 기고에 인용된 판례 상급심을 소개하고 선거사무종사원들 노고에 감사드리고자 한다.이번 총선에서 도내에는 사전투표소 305곳, 투표소 921곳이 운영될 예정으로 도·구시군선관위 모두 합쳐 206명에 불과한 경남선관위 직원이 직접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중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지방공무원의 지원은 필수적이다.앞서 말한 기고에서 언급된 2021년 선고된 수원지법 1심 판결에서는 "선관위의 지방공무원 선거사무원 위촉은 선관위가 행정청으로서 공권력
2024년 2월 23일은 우리나라 바둑사에 한 줄 추가될 것이다. '신진서 9단, 농심신라면배에서 홀로 내로라하는 일본·중국 선수들을 격파하고 19년 전, 상하이 대첩을 재현하다.' 이렇게 말이다.이 내용을 1m쯤 파고들어가면 상하이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최강전 최종국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 랭킹 1위인 구쯔하오를 상대로 249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었다.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바둑 삼국지로도 불리며 각국에서 5명의 대표가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대회를 치른다.신진서는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와 혼
여전히 꽃샘추위가 귓가를 때리는3월 닷샛날 아침출근하다가 만난 1학년 여자아이교실로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두리번두리번 현관문 앞을 서성이고 있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구세주를 만난 듯희색만면하여 한걸음에 달려와나에게 대뜸 하는 말'1학년 2반 교실이 어디예요?' 어제 입학하여오늘이 둘째 날이다 보니자기 반 교실 찾아가는 길을 잃어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나 보다 난 그 여자아이 손을 잡고1학년 2반 교실 앞까지 데려다주었다함께 가는 신입생 아이의 입에서별안간 터져 나오는 안도의 숨덩달아 솟구치는 뿌듯한 내 마음 그렇게
외지 모임에서 마산에서 왔다고 소개하면 보통 아귀찜, 유명 씨름선수를 말하면서, 1960년 3월15일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한 3.15의거와 1979년 유신정권을 끝낸 부마민주항쟁을 대표적으로 이야기한다. 이승만은 12년간 지속한 장기 집권을 연장하고, 이기붕을 당선시키고자 4할 사전투표, 3~5인조 투표, 관권 총동원, 부정 개표, 야당 인사 협박 등 다양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대규모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불의를 참지 못한 시민 저항에 실탄 발포를 하자 민심은 들불같이 번져 결국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4월 11일
총포사고를 예방하려면 총기를 소지한 당사자 주의의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허가관청 또한 총포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지난번 기고한 글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활동하는 엽사 중에 주의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이런 사람들은 얼굴을 봐서는 알 수가 없고, 신체검사, 정신 감정 등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함께 모임을 하고, 수렵 활동을 하면서 그 사람의 총기 다루는 습성과 주의력을 관찰해야 알 수 있게 된다.2022년에 이어 2023년 또한 총
'누구도 한 번에 두 켤레 신발을 신을 수 없다.' '면세점 거부'로 알려진 척 피니가 '자발적인 가난'을 결심하면서 마음에 새긴 문장이라 한다. 알려진 기부액만 10조 8000억 원인 척 피니가 지난해 말 마지막 숨을 거둔 곳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방 2칸 소형 임대주택이었고, 그의 손목에는 1만 4000원짜리 시계가 있었다. "살면서 모든 것을 기부하고 가겠다"는 약속답게 그는 13년에 걸쳐 전 재산을 차례로 기부하고, 빈 몸으로 세상과 작별했다.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으니 말이다.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2월 21일 마산에 사는 나는 새벽 버스를 타고 서울 한양대학교에 갔다. 33년 전, 3살 때 특수교육을 받았던 꼬마 제자의 박사학위 수여식에 참여하기 위함이다.내 기억에는 첫 상담 때 아이 엄마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아이가 공항 근처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귀가 먹어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 아이의 첫 수업 때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 나이가 어린 탓인지 행동 문제가 덜했던 기억은 있지만 오래전 일이라 그때 이 아이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남아 있지 않다. 이 제자의 엄마는 아들이 이렇게 잘 자라난
"경남 결혼이민자 리더로서 한국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저도 국민으로서 역할을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국적 취득 후 투표권이 생겼는데 정말 책임 투표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지난해 리더 자조모임 'Global Local Leader(GLL)23'이 국회의사당 견학을 마치며 나누었던 이야기들이다. GLL 사업은 2020년부터 추진됐다. 다국가 결혼이민자들이 함께 다문화가족 현안을 공유·소통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결혼이민자 자기 계발과 지도력 향상을 위해 올해 5년째 진행되어 오고 있다.202
3월은 모두에게, 특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시기이다.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제 막 출발선을 넘어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도, 벌써 거의 종착점에 도달한 선배도, 3월이라는 시간에 많은 기대와 결심들을 담기 마련이다.그중에서도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에 따라 활동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며, 다른 아이들을 배려해야 한다.이때 아이들은 유치원, 어린이집과 다른 학교의 규모와 분위기, 질서와 규칙이 다소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그리고 이
겨울 마지막 즈음 어느 날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기온이 올라가면 이제 봄이 왔구나 싶다가, 며칠 뒤 찬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내려가면 아직 봄은 멀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시 겨울로 보내고 봄을 기다린다.봄의 신호로 먼저 알리는 게 매화다. 매화가 피면 봄이 왔다고 여겨도 된다. 그런데 아직 매서운 추위가 가지도 않았는데 매화가 피면 겨울에 핀 것인가? 봄이 오는 신호로 피었으니 봄에 핀 것인가?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매화 향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서로 다투듯 급하게 달려가니, 사람 마음에 따라서 동매(冬梅)가 되기도 하고 춘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70㎞ 떨어진 바다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41분 후 4m의 1차 쓰나미가 원전을 강타하자 외부 전원이 차단됐고 디젤비상발전기로 전원을 공급해 냉각을 시작했다. 49분 후 15m의 2차 대형 쓰나미가 덮치자 냉각기능이 마비됐다. 핵연료봉은 녹아내리기 시작했으나 원자로가 아까워 바닷물 주입을 머뭇거렸고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했다.제때 제대로 대응했으면 오늘날의 핵 오염수 바다 방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도쿄전력은 사고 발생 3일 후 노심용융
"이렇게 돈 달라고 하면 스트레스 안 받으세요?" 퇴직금을 체불한 사장이 한 말이다. "체불된 퇴직금을 지급하셔야 한다"고 하니 나의 스트레스를 염려하신 것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인 줄 어찌 알고 걱정까지 해주니 감사한 일이나, 이 상황에서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바로 퇴직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다.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법적으로 주라고 정한 퇴직금을 안 주니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대리인을 통해서라도 받고자 염원한 것인데, 정작 사장은 진짜 어려운 사
어릴 적, 동생의 발에 깨진 유리 조각들이 수없이 박힌 사건이 있었다. 우리 집은 시골에 있었기에 구급차가 오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도움으로 도시 병원으로 옮겨야 했는데, 하필이면 주변에 그 많은 어른 중 차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어른들은 급히 전화를 걸었고, 다행히도 이웃 아저씨가 차를 몰고 와 30분 거리에 있는 의료원으로 동생을 옮겼다. 동생 발에는 커다란 흉터가 생겼고, 그 이후로 30분이란 시간은 나에게 병원의 거리감으로 각인되었다.생각해보면 나에게 병원이란 늘 멀고도 가기 어려운 곳이었다.
선거 때만 되면 연례적으로 열리는 공무원 기자회견이 있다. 선거업무에 동원 혹은 차출되는 공무원노조의 '보이콧' 선언이다. 선거벽보 붙이기, 개별 가정에 공보물 발송, 새벽 5시에 시작되는 사전투표와 투표 당일 업무, 밤을 꼴딱 새우는 개표 작업 모두에 지방공무원이 동원된다. 지원자가 부족해 때로는 제비뽑기로 차출되니 '강제노동'이니 '노예'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이들 요구는 간단하다. 지방공무원에 편중된 모집 방식을 바꿀 것, 그도 아니면 최저임금에 맞는 수당을 지급할 것. 선거 필요 인력의 절반 이하로 공무원 차출 비율을 낮추면
바람이 찹니다. 스카프 한 장을 목에 매어 보지만 파고드는 쌀쌀함에 몸은 움츠러듭니다. 봄이라며 이르게 벗어버린 얇은 속옷 한 장이 못내 아쉽습니다.교육장님, 기억하시나요?새로 옮긴 교육청에서 저는 섣불리 일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두 달여 고민 끝에 기획한 사업안을 들고 부속실을 들어섰습니다. 서투른 저처럼 결재판 안에서 대여섯 장의 서류도 움츠려 있었습니다.'오늘 결재를 잘 받을 수 있을까? 행여 사업 내용이 마음에 들지는 않을까? 어떤 지적을 하실까? 잘못된 내용은 없을까?'"똑똑."부속실을 거쳐 빼꼼히 인사를 드리고 마주 앉았
2023년 5월에 우연히 경남도중부권돌봄노동자지원센터를 접하게 되고 트로트 건강댄스라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차츰 건강에 신경이 쓰였고, 즐겁게 춤추며 건강을 챙길 좋은 기회인 것 같았다. 돌봄노동자들이 모여 신나는 댄스도 배우고, 돌봄노동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 나누다 보면 공감대도 느끼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등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만나는 트로트 댄스수업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 돌봄노동자지원센터는 참새 방앗간처럼 일 마치고 들르는 우리들의 사랑방이다.지
'고기 굽는 냄새 때문에 너무 괴로워요.'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필자는 새해 목표로 다이어트를 결심한 누군가가 맛있는 음식을 참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우스갯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그 원인이었다.현대사회에서 주거지 인근의 음식 냄새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다면 아마도 쉽게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그 원인 중 하나가 국민이 사랑하는 음식인 삼겹살이나 치킨의 냄새라면 공감 능력이 높은 'F'조차(MBTI 성격 유형 중 감정인 Feeling을 말함) 의아함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저출생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 0.65명이라는 최저 출생률을 기록했다. 정부와 지자체들도 출생률을 높이고자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출산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육아와 양육에 필요한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장기적으로 출생률이 증가하는 데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대다수이고 육아를 함께한다는 사회 분위기상 육아는 엄마만의 역할이기보다는 아버지의 육아 참여가 더욱 요구된다. 그러나 아버지들에게 필요한 육아와 관련된 교육·상담 등 관련된 서비스는 미
교사는 학교에서 무엇으로 행복할까? 교사의 존재 이유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수업에 있지 않을까? 교사가 행복한 수업이란? 학생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는 것을 교사가 이끌어가면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해 가는 수업이지 않을까?지금 대부분 학교에서는 학생 활동 중심 수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강의식 수업을 하던 교사들이 연수와 노력을 통해 수업을 학생 중심으로 바꾸었다. 학생을 주체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자기주도적인 학습력을 향상할 수 있는 협동학습 형태이다. 또한 이런 수업은 서로 의논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수업이 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