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셀린 송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영화 가 11일 오전(한국시각)에 열린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며 완성도와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비록 수상은 못 했지만, 한국 혹은 동양적인 정서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된다. 이 영화는 지난 6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간단 줄거리12살의 어느 날, '해성(유태오 분)'의 인생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린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 12년 후, '나영'은 뉴욕에서 작가의 꿈을 안고 살아
'오컬트'란 주술이나 유령처럼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신비로운 것들을 탐구하며 거기에 어떤 원리나 규칙이 있다고 여기는 문화를 말한다. 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장재현 감독이 'K오컬트의 장인'으로 수식되면서 오컬트는 대중매체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다. 그럼에도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 때문에 여전히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포영화 중에 귀신이나 퇴마사가 등장하면 흔히 오컬트로 분류되기 때문에 오컬트 영화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다.장재현 감독의 오컬트는 를 통해 독자적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김덕영)이 흥행하면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감독 구자환)이 역조명 받고 있다. 이 영화는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까지 계속된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민간인 학살을 생생하게 증언한다.현재 해원은 유튜브 구자환 감독 계정(@documob)에 무료로 공개돼 있다. 최근 개봉한 장편 영화로서 이례적인데, 구 감독이 젊은이들이 많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7월 공개했다. ※영화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
날씨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갑자기 따뜻해졌다. 아직 시린 바람이 남아있지만 봄 공기만의 어딘지 모를 텁텁함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매일 아침, 출근 복장을 정하는 것도 고역인데 변덕스러운 날씨까지 고려해야 하니 묘하게 급해지는 아침 시간에 결국 기상 알람 설정을 10분 앞당겨 설정했다. 매달 영화 한 잔의 원고를 쓸 때, 그 달의 영화를 먼저 선정하기 보다 요즘의 날씨가 어떤지 먼저 떠올리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음을 또 한 번 느낀다. 영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말 그대로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워서
영화수다남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이 설 명절을 앞둔 지난 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지역 배경 영화라 반갑기도 하고, 어떻게 지역을 담아냈나 궁금하기도 해 개봉 이튿날 주성희·백솔빈 기자가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간단 줄거리여든인 고은심(나문희 분)은 아들 송해웅(류승수 분)의 사업자금으로 대주느라 남아있는 건 도심 속 아파트 한 채뿐이다. 치킨 가맹점 사업을 하는 송해웅은 엄마 고은심의 돈으로 시작한 사업마저도 사기행각이 들통나 바닥을 보인다. 송해웅은 엄마의 사망 보험금에 손을 대려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피로감을 느끼시진 않나요? 다소 밍밍하지만 은은하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영화 한 편을 권해드립니다. 제목: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개봉일: 2011년 12월 22일 장르: 영화/드라마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러닝타임: 128분 보는 곳: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차, 네이버 시리즈온 영화 은 엄마, 아빠를 비롯한 가족이 화합하길 바라는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다.형 코이치는 규슈 남단 가고시마에서 엄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산다. 코이치는 창문을 열면 보이는
킬러들의 쇼핑몰 디즈니플러스 시리즈(8부작)어려서부터 '지안'을 키워온 유일한 가족 삼촌 '진만'이 갑자기 죽었다. 삼촌이 죽고 난 후 z킬러들이 지안의 집으로 몰려오는데. 알고 보니 지안의 집은 킬러들에게 무기를 팔던 '쇼핑몰'이었던 것. 삼촌의 비밀을 알게 될수록 점점 가까워지는 위협을 극복해야 하는 지안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우리나라처럼 총기규제가 있는 나라에서 킬러들에게 총기를 파는 쇼핑몰이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시리즈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현실은 잊고 푹 빠지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평
노을을 볼 때면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고 '지영'은 말했다. 지영의 하루는 평범해 보였다. 두 돌 된 딸과 산책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빨래를 개어 넣었다. 지영의 일상이,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그녀의 일생이 하나둘 스크린에 그려졌다. 보는 내내 가슴이 쿵, 쿵, 계속 내려앉는 것 같았다. 엄마가 떠올랐고, 딸을 키우는 누나가 떠올랐다. 외할머니가 떠올랐고 나의 유년 시절을 돌아봤다.머리가 크면서부터는 명절이 싫었다. 명절이란 그저 서로의 멀어진 간극을 가슴 뻐근하게 느끼는 서글픈 이벤트일 뿐이었다. 엄마와 숙모는 팔목이 닳도록 상을
인간은 본능적으로 죄로부터 멀어지기를 바란다. 대부분 사람은 죄를 짓지 않고 사회 규율을 따르며 삶을 지속해 나간다. 100% 범죄 중 97%를 특정 집단이 저지른다는 보고가 있다. 3%는 의도치 않게 일어나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비닐하우스에 사는 문정(김서형 분)은 아프다. 자기 뺨을 때리고 온몸을 내려치며 자해한다. 소년원에 있는 아들, 치매에 걸린 엄마, 불편하게 연락해 오는 남자, 노지에 덩그러니 서 있는 작은 비닐하우스. 이것이 문정이 가진 전부다. 이것들은 문정의 어깨를 짓누르며 스스로 뺨을 내려치게 하고, 순간순간
영화수다 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백솔빈 기자와 주성희 기자가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 수다'. 이번에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편입니다. '엄청 감동적이다' 혹은 '실망했다'로 평이 선명하게 갈리는 영화인데, 두 기자는 어떻게 봤을까요. 솔빈 기자에게솔빈 기자가 '영화 수다'를 함께 하기로 하고 영화 을 같이 보자고 했을 때, 사실 망설였습니다. 가족의 해체로 가족의 의미를 다시 보여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이번에는 얼마나 슬픈 이야기를 그려냈을까? 겁이 났습니다.영화는
새해가 왔다. 이 칼럼을 마주하는 모든 이들이 조건 없이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특별한 꿈을 가지고 살진 않더라도 막연히 품는 꿈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1월은 그 꿈에 얼마나 가까이 도달해있는지 가늠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어준다.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 같은 건 없었지만 막연히 동경했던 삶의 모습은 있었다. 17살 즈음에는 이런 문장으로 정리했다. '60살에는 명함(직업)을 5개쯤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직업들로 채울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문장을 만든 나이의 두 배가 될 때까지도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빛공방'은 2021년 경남영화아카데미를 함께 수료한 김진(41)·이기혜(44)·장가영(35) 감독이 만든 영화 동호회다. 이들은 이듬해인 2022년 〈어느 다행인 죽음〉(감독 장가영), 〈작은 하루〉(감독 김진) 두 편을 제작했다. 영화를 찍은 후 주부이자 감독으로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영화·여성·지역을 주제로 〈영화 찍는 마음〉이란 독립출판물을 만들었다. 또, 책을 만들며 들었던 고민과 출판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지역 독립출판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다큐멘터리 〈머물러 주는 곳, 머무르는 사람들〉도
영화 수다2009년부터 지역에서 꾸준히 영화를 만드는 최정민 감독의 영화 〈신세계로부터〉가 20일 전국에서 개봉했다. 텀블벅 후원으로 제작비를 마련한 점, 지역을 배경으로 삼아야 한다는 감독 나름의 원칙 등 궁금증한 점이 많았다. 개봉 첫날 지역에서 유일하게 이 영화를 상영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씨네아트 리좀에서 문화체육부 백솔빈 기자와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우리는 무엇을 믿고 있나? 영화는 정하담 배우가 맡은 '명선'이 한 찜질방에서 통화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명선이 북한말을 쓰기에 관객들은 그가 탈북민이라는 사실을
매달 한 편의 영화로 지면의 반을 채우고 나면 다음 달에 소개할 영화를 생각하며 한 달을 보낸다. 이달에 소개할 영화 은 지난여름부터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던 작품이다. 이 완벽한 영화를 소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이 영화를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 쓴다는 것에 대한 이질감이 결국 글을 마무리 짓지 못하게 했다. 언젠간 꼭 쓰리라 다짐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서랍 깊은 곳에 넣어 두게 되는 영화였다. 기온이 날카로운 하강 곡선을 그리며 겨울의 중심으로 접어든 12월, 겨울다운 겨울이 찾아왔고, 드디어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놓게 되
올해 9월 지역 영화산업계에 큰 충격이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 예산안에서 지역영화 관련 사업을 폐지하거나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지역별 영화협회와 영화인들은 9월 18일 '지역영화 네트워크'라는 이름 아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역 영화문화 활성화 지원사업'과 '지역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 지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을 두고 '지역 영화 생태계를 파괴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경남에서는 미디어센터내일, 시네마켓픽쳐스, 영화로운, 공공미디어단잠, 박재현 감독과 이상진 감독이 공동 성명에 참여했다.경남
겨울이면 떠오르는 바다가 있다. 가본 적 없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눈 덮인 하얀 백사장이 선명한 잔상으로 남아있는 곳. 알 수 없는 끌림에 몬톡 해변으로 내달렸던 조엘처럼, 입김이 서리는 겨울은 매해 나를 그곳으로 데려간다.몬톡 해변의 별장에서 처음 만난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자연스레 연인이 되어 긴 연애를 이어간다. 그러다 점차 갈등만이 일상을 채워나갈 즈음, 쌓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채 여느 커플처럼 그들도 헤어짐을 맞는다. 이후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곳에 찾아가 서로를 기억에서 삭제하기로 한다.
우리 지역에는 예술영화 전용관 '씨네아트 리좀'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귀한 상영관이라 독립영화 마니아인 나에게는 언제나 감사한 공간이다. 매주 올라오는 상영 시간표를 확인하며 어떤 영화가 개봉하고 종영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일상의 루틴이 됐을 정도다. 상영관이 하나라 보고 싶은 영화들이 하루에 여러 편 줄지어 상영하는 날이 드물어 보고 싶었던 영화가 두 편 이상 걸리는 날이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리좀으로 향한다.얼마 전 독립영화계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고, 현재 배우로도 활약하고 있는 조현철 감
섭식장애와 모녀 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김보람·2022)이 지난 주말 제5회 진주여성영화제를 통해 관객을 만났다. 감독과 출연진으로서는 올해 마지막 지역 일정이었다.이 영화제는 진주에서 영화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페미씨네'가 진행했다. 올해는 다한증을 다룬 영화 (감독 최진영·2020)와 두 작품을 선보였다. 이 중 지난 18일 진주 롯데시네마 엠비씨네 진주 3관에서 펼쳐진 관객과의 대화(GV) 현장에 다녀왔다.섭식장애를 앓는
마산에서 매년 열려온 '청소년 영상축제'가 올해 2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연다.마산청소년문화의집과 창원시는 오는 11일 오후 2시부터 경남대학교 창조관 평화홀에서 청소년 영상축제 20주년 행사 '안녕, 스무 살'을 진행한다. 마산청소년문화의집은 지난 9월 전국 만 13~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영작을 공모했다. 올해 주제는 '지금 우리의 가슴이 뛴다'다. 청소년들의 꿈·소망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진로·친구관계 등 사는 이야기, 가슴속에서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 등을 담은 영상을 접수했다.지난달 24일 본선 진출 8편을 확정하고,
헤어지던 날, 사랑의 크기를 체감했다. 상대를 향한 마음의 크기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순간은 역설적이게도 늘 관계가 끝나는 시점이었다. 어떤 사람은 메시지함을 비우고 사진 몇 장을 삭제하는 것으로도 충분했지만, 어떤 사람은 내 손이 닿는 모든 물건과 사연을 맺고 있어 헤어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관련된 것들을 다 버리고 나면 내일은 텅 빈 방에서 눈을 뜨게 될 것만 같은 공포감. 그러나 미움의 감정으로 이별이란 사건에 도달할지언정 일상의 시퀀스는 분절되지 않는다. 우리는 밤이 새벽을 지나 아침까지 디졸브 되는 모든 프레임을 견뎌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