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거제시 하청면 칠천로 연구마을에 있는 작은 항구. 오후 6시 즈음 들어선 배에서 해녀 7명이 내린다. 그들은 해삼 20kg가 담긴 통 18개를 뭍으로 옮겼다. 집에 갈 채비를 서두르는 그들 중에서 가장 체구가 작은 이가 김성량 해녀(79)다. 140cm가 조금 넘는 그는 제주에서 태어나 독도에서 물질했고, 현재는 거제 칠천도 바다를 터전으로 삼고 있다.◇독도 원정 물질 시절 = 제주 해녀들이 독도에서 물질을 하기 시작한 건 1935년부터다. 독도는 특히 미역이 지닌 상품적 가치가 뛰어났다. 독도 어장을 경험한 사람들은
진주문화원(원장 김길수)은 30개 읍면동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금석문을 2년간 발굴 ·조사하여 진주금석문총람(晋州金石文總覽) 한 책(2권)에 묶어 발간했다.문화원은 2022년부터 2년간 소중한 문화유산을 기록으로 후대에 남겨주기 위해 30개 읍면동 지역별 기초자료조사 위원회를 구성하여 진주금석문총람(1995년), 진양효열시설물지(1991년) 및 면지에 실린 금석문을 참고하여 숨어있는 하나의 비석을 찾기 위해 지역원로, 문중, 마을경로당, 행정기관 등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발굴·조사를 하고, 미진한 부분을 보완·조사하기 위
국가 지정문화재인 거제 둔덕기성(사적 제509호)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3배 정도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존에 확인된 둘레는 526m이다. 새로 확인된 성벽은 전체 둘레 약 1.4km이다. 현장조사와 연구를 진행한 나동욱 영남성관연구소 소장에게서 '사적 거제둔덕기성의 외성(外城) 발견 및 조사 경위 보고서'를 받아 내용을 살펴봤다.◇고려 이전 관청 자리 = 거제시 둔덕면 거림리 산 95번지 일대. 둔덕면과 사등면 사이엔 해발 326m 야산이 있다. 이 산 남쪽과 서쪽을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진 성벽이 바로 거제 둔덕기성이다. 이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은 지난달 27일부터 7월 14일까지 기획전 를 연다.이번 기획전은 진주시 읍면동의 시대와 문화 흐름을 다루는 연속 기획전의 첫 번째 전시로 평거 지역(평거동 및 신안·판문동 일부)을 대상으로 한다. 전시 부제는 '평안의 땅, 진주 평거'로 예로부터 살기 좋은 땅 평거의 이미지를 진품 유물, 영상 자료, IT 전시 기법 등을 활용하여 친근하게 풀어냈다.이번 전시는 과거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구성했다. 평거의 생활 변화상과 도시 발달사를 보여주기 위해 국립진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평거동 출토 고고
경남에도 해녀가 살고 있다.1876년 개항 이후 일본 해조업자들이 경남지역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당시 경남은 경제적 가치가 높았던 우뭇가사리와 미역이 가득한 황금어장이었다. 제주 해녀는 일본인 해녀에 비해 작업 능력이 좋고, 임금도 저렴했다. 1937년 기준 제주도에서 육지로 출가한 해녀는 모두 2801명.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50명이 경남에 터를 잡았다.해녀가 바다에 온 몸을 바쳐 바다가 내어주는 양식을 따오는 게 물질이다. 지역마다 농사를 짓는 토양이 다르듯, 물질을 하는 바닷길도 제각각이다. 어느 하나 같은 바다가 없는
일출 무렵 마을 윗당산에 무녀가 섰다. 오른손엔 부채를 잡고, 왼손엔 손전을 들었다. 손전은 억새풀 꽃을 형상화한 것으로 손에 들기 쉬운 길이로 잘린 대나무 끝에 흰 종이를 묶어 만든다. 접신의 의미도 있고, 억새풀 꽃 씨앗이 퍼지듯 자손이 번창하란 의미도 담겼다. 이따금 망개나무 열매 모양을 딴 신방울이 딸랑 울린다. 무녀는 자연 신에게 예와 정성을 갖춰 기도하는 산신제와 해와 달에게 비는 굿인 일월맞이를 정성스레 올린다.◇지극 정성으로 온 마을을 깨우다 = 15일 이른 아침부터 거제시 거제면 죽림마을에서 열린 별신굿 소리에 온
남해안별신굿 공개행사가 14·15일 거제시 거제면 오수리 죽림마을에서 열린다. 죽림마을은 2년에 한 번씩 별신굿을 연다. 올해도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진행하고, 문화재청과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과 거제시가 후원했다. 이번 죽림마을 별신굿은 14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총 17개 의식이 진행된다. 14일에는 마을 아랫당산에서 들맞이당산굿으로 굿을 연다. 다음 날은 오전 6시 마을 윗당산 일월맞이로 시작된다. 이어지는 골매기굿은 여러 신을 본청에 모시는 행위다. 이 과정에서 할미당굿을 한다.
국립김해박물관(관장 윤형원)이 23일부터 새로워진 상설전시실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1998년도에 개관한 국립김해박물관은 그동안 3번에 걸쳐 상설전시실을 고쳤다. 2008년, 2014년에 이어 지난해 7월 4일부터 다시 보수에 나섰다. 이번에는 약 90억 원이 들었다.박물관은 크게 3가지를 중점에 두고 보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첫째로 사회적 약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시장을 만들었다. 상설전시실에 있던 턱을 모두 매끈한 경사로 고쳤고, 동선도 개선했다. 둘째로 규모 7.0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는 진열장을 들였다. 이를 통해 유물은
지난달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시리즈 마지막 작품 가 440만여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노량해전은 이순신 장군이 치른 해전 중 최대 규모였다. 영화에서는 조선·명·일본 전선에서 수많은 화기가 불을 뿜는다. 조선군의 화차나 명군의 삼안총 등 이전 두 편에 나오지 않은 새로운 화기가 등장한 것도 눈에 띈다. 마침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조선시대 화기를 주제로 특별전 가 진행 중이다. 2021년 9월 있었던 특별전 의 후속 전시다.지난 전시에서 고려 말부터 조선 초중기까지 화약 무기의 시초와
밀양 영남루가 61년 만에 국보로 재지정됐다. 경남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누각 중 하나인 이곳은 밀양강이 한눈에 보이는 벼랑 위에서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하지만, 오랜 세월 강바람을 버틴만큼 관리도 중요하다. 지난 8일 영남루를 찾아 보존 관리 상태를 살펴보고, 주민 의견도 들어봤다.◇오늘날 모습을 갖추기까지 = 밀양시 내일동 40번지에 있는 영남루는 밀양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품고 있다. 이곳은 여느 누각과 다른 건축미를 자랑한다. 면적은 693.6㎡, 정면 5칸과 측면 4칸이 팔작지붕으로 돼 있다. 굵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넓
마산 성지여자고등학교 교육부가 지원하는 공간혁신 사업에 선정되면서 현재 대대적인 공간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건 지난해 여름이었다. 성지여고 졸업생으로서 추억 어린 공간들이 사라지는 걸 아쉬워하다가 공간과 공간에 담긴 추억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우선 성지여고를 방문해 문병훈 교감의 안내를 받으며 공간마다 깃든 개인적인 기억을 수집했다. 그리고 졸업생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총 18명이 답을 줬다. 이들이 꺼내놓은 추억은 소중하고 가치 있었다.◇편안한 휴식처 성요셉성당 = 성요셉성당은 성지여고의 상징
마산 성지여자고등학교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교육부가 지원하는 공간혁신사업에 선정되면서 대대적인 공간 변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성지여고는 문화재인 본관 A동과 강당, 백합관을 제외한 건물을 부수고 고교학점제에 맞춰 새롭게 짓는다. 성지여고 졸업생으로 후배들이 오래된 건물보다는 새 건물에서 공부하게 된 걸 반갑게 생각한다. 다만 졸업생 2만 9000여 명으로서는 10대의 마지막을 울고 웃으며 보냈던 공간이 사라지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성지여고 공간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졸업생들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
창원시 성산구 반림동 반송공원 내 절터는 지난해 9월 창원시가 반송공원 주차장 확장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시는 (재)해동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1월 18일부터 4월 27일까지 주차장 조성을 위한 구제발굴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전문가도 놀랄만한 유적이 나왔다. 연구원은 이 유적을 매우 격식 있게 공들여 지은 고려시대 절터로 추정했다. 정확하게 절터는 9세기 말(통일신라 말기)에서 14세기 말(고려시대)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고, 출토 유물은 12~13세기 것으로 추정된다. 둥글게 다듬은 장대석 기단이나 보존 상태가 좋은
창원은 사실 아기자기하게 재밌는 곳이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순수 예술대학이 있는 곳인 만큼 문화 예술 감각을 지닌 젊은이들이 계속 배출된다. 지금도 도심 곳곳에서 저마다 문화를 일구는 이들이 많다. 도시 문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이런 이들이 계속 창원에 머물며 저마다 개성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핵심은 이들 사이의 연결이다.경남도민일보가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와 창원 문화지도를 그려 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즘 문화생활에서 단순히 구경꾼이나 관객이 아닌 직접 참여해 자기 실현과 만족감을 추구하는 이들이
경남도가 미래 무형유산 발굴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경남은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2024년 미래 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에 들지 못했다.경남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도와 시군이 문화재청 사업 참여 이외에 별도 정책을 추진하지 않아 지역 무형유산은 사라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한상우 조사연구위원은 "경남 미래 무형유산은 자원 보유 측면에서 양호하지만 도와 시군의 구체적인 방안과 장기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는 2026년까지 문화재청 지정 미래 무형유산 6개를 목표로
약탈 문화재 환수를 위한 실태조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국제적인 약탈 문화재 반환 흐름에 탑승하지 못하는 셈이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 동구남구을)은 지난 12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는 아픈 역사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세계 주요 박물관들이 약탈한 문화재를 돌려주겠다고 해도 무엇을 돌려받아야 할지 모르는 게 우리 문화재 반환 정책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외 문화재 실태조사 필요성을 말하며 인력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뉴욕타임
한 군인이 10년간 모아 온 달항아리 이야기를 정리해 를 펴냈다. 책을 쓴 이종열(52) 작가는 지난 1일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교육대대장 직책을 마지막으로 30년 군 생활을 마쳤다. 전역 전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며 이번 책 출간을 준비했다.달항아리는 높이 40㎝ 이상의 크고 둥근 순백자 도자기를 말한다. 정식 명칭은 백자대호다.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인 수화 김환기(1913~1974) 화백이 둥근 형태가 달을 닮았다며 붙인 이름이다. 많은 이가 혜곡 최순우(1916~1984) 선생에게서 달항
통영시 한산면 두억리에 자리한 ‘한산항등표’가 등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이번에 26호로 지정된 통영 한산항등표는 1963년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 ‘조형 등대’이다. 등표는 등탑 하부를 거북선 형태로 조형해 임진왜란 때인 1592년 8월 당시 이 지역에서 일어난 한산도대첩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주민들은 한산항등표를 ‘거북선등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통영에서 남동쪽으로 6.8㎞ 떨어진 암초 위에 설치돼 있다.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한산도행 여객선을 타고 25분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다.해양수산부 등대문화유산위원회는 현장 조사와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상훈)은 경남에 있는 등록 박물관의 소장품 연구·관리를 돕고자 '2023년 소장품 분석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은 이달 27일까지 국립진주박물관 누리집(jinju.museum.go.kr)에서 신청서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후 전자문서로 신청하면 된다. 이 사업은 한정된 예산과 인력, 기술로 소장품 연구가 어려운 지역 박물관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경남 지역 등록 박물관은 모두 신청할 수 있으며, 임진왜란·병자호란 관련 자료의 경우 경남 외 지역 등록 박물관도 신청할 수 있다.국립진주박물관
하동에 있는 한국조형예술원(KIAD) 지리산아트팜캠퍼스가 17일부터 9월까지 10주간 '차 예술 전문지도자 특별과정'을 마련한다.이 과정은 △하동 차의 미래와 예술 △전래차례와 현대화 △차 예술의 실제-대지미술 △차와 인간관계 미학 △차밭 아트스테이 △차와 음식의 조화 △차 예술의 실제-공연예술 △예술적 차 시연회와 전시회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특별과정을 개설한 김성수 한국조형예술원 학장은 "차와 예술의 융합 모색으로 차와 예술 문화의 미래 환경을 능동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며 "우리 차 문화의 전래 관념을 쉽고 새롭게 해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