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단 "3000만 원에 소유권 받겠다"…로타리클럽 "늦은 감 있다, 협의해야"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를 철거하느냐 마느냐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도내 학계·종교계 인사 15명이 7일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단'을 구성하고 공개제안을 했다.

중재단을 대표해 허성학 신부(중재단 대표), 김용환 목사, 이암 스님, 안승욱 교수 등은 7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증자 측(로타리클럽)에 설치비 3000만 원을 보상하고 시비 소유권을 넘겨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은상 시비 중재단'은 지난 3월 29일 김봉호 남마산로타리클럽 회장이 "시비 설치비 3000만 원을 주는 곳이 있으면 철거를 하든 뭘 하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그 돈으로 다른 봉사활동을 추진하면 된다"고 말한 것을 근거로 이 같은 제안을 발표했다.

7일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중재단이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채민 기자

'이은상 시비 중재단'은 중재안을 내놓은 배경에 대해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철거 논쟁에 일부 문인들이 개입해 과거에 이미 끝난 노산문학관 논쟁으로 치환시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고, 창원시 고위 공직자의 이은상 관련 발언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이 사태를 관망하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3000만 원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었기에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철거 논란이 날로 악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은상 시비 중재단'은 시민모금을 통해 3000만 원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지역 내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확충해 중재단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시비 처분 방안은 모금에 참여한 시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허성학 신부는 "우리 지역 시민 중에는 이은상 시인을 좋게 보는 분들도 있고 문학 작품과 개인적 행적은 다르다고 보는 정서도 존재한다"며 "이런 분들까지 함께 참여하게 해서 이번 기회에 이 논쟁을 확실하게 결론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은상 시비 중재단'의 제안에 대해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 김영만 공동대표는 "회의를 해봐야 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모금 운동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참 좋은 중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는 "한국철도공사에서 먼저 시도했어야 할 일이고 논란이 일기 전에 실행되었으면 말썽도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로타리클럽 측은 중재안 수용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오히려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비쳤다. 김봉호 남마산로타리클럽 회장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3000만 원에 소유권을 넘기겠다는 제안을 한 지)시간이 많이 흘렀고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동안 내부에서는 로타리클럽의 위상과 자존심이 실추되었다는 시각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은 이후 일정에 대해 "로타리클럽의 자체협의도 진행돼야 하고 마산문인협회와 합포문화동인회의 의견도 청취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인수 마산역장은 "로타리클럽의 결정을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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