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정신계승 연대회의 등 민주수호비 세워…이은상 친독재 행적 기록

'3·15 마산 정신과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이은상의 반민주 친독재 행적을 널리 시민에게 알리고 3·15 정신을 올곧게 계승하기 위해 뜻있는 시민들의 성금으로 이 비를 여기에 세운다.'

마산역 광장에 설치된 '가고파 노산 이은상 시비' 바로 옆에 이은상의 독재부역 행적을 소개하고 3·15 의거를 형상화한 '한국 민주주의의 요람,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가 세워졌다.

3·15 정신계승 시민단체 연대회의, 민주노총 경남본부, 한국철도노조 부산경남본부는 14일 정오 마산역 광장에서 '3·15 정신계승 실천대회'를 개최하고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를 세웠다.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는 3·15 의거의 정신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과 이은상의 과거 행적을 소개하는 글귀가 새겨진 안내표지판으로 구성됐다.

또한 안내 표지판에는 "쿠데타 협력 유신지지, 학살자에 아첨 떨며, 독재권력 품속으로, 가고파라 가고파('시인의 친독재가' 중)"라는 이은상의 대표 작품 '가고파'를 풍자한 시가 새겨져 있다.

14일 오전 창원시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왼쪽) 옆에 세워진 한국 민주주의의 요람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 /박일호 기자

지난 2월 마산역 광장에 '가고파 노산 이은상 시비'가 세워진 후 마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해왔다. '가고파 노산 이은상 시비'는 남마산로타리클럽과 당시 마산역장이었던 허인수 씨가 뜻을 함께해 건립했다.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는 수차례 로타리클럽과 마산역장을 상대로 시비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뚜렷한 해답은 나오지 않은 채 갈등이 증폭됐다.

또한 시비에 누군가 페인트를 투척해 이은상 시비는 오랜 시간 흉물로 서 있어야 했다.

갈등이 지속되는 동안 '이은상 시비'의 문구를 수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는가 하면, 지역 학계·종교계 원로들이 시민 모금을 통해 철거비용 3000만 원을 로타리클럽에 전달하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마산로타리클럽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산역뿐 아니라 코레일 역시 철거대책위의 이은상 시비 철거 요청을 거부했다.

이런 와중에 남마산로타리클럽과 마산문인협회 등 지역 문인단체들은 이은상과 가고파를 지역 문화 콘텐츠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7월에는 '노산을 창원의 도시브랜드로 승화시키자'는 뜻을 담은 범시민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이은상 시비 보존회도 출범했다.

14일 3·15 정신계승 실천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그동안 마산을 조롱하고 역사를 비웃는 시비가 세워져 있었다"며 "이제 마산역 광장을 찾는 분들은 무엇이 역사의 진실인지를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백남해(신부) 김주열 열사 기념사업회 회장은 "(마산역과 남마산로타리클럽이) 이은상 시비를 마산역 광장에서 철거하겠다고 한다면 우리도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수호비를 세우는 과정에서 마산역 직원들은 크레인을 막는 등 반발했다. 하지만 몸싸움이 벌어지기는 했으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허인수 역장 후임으로 지난 10월 마산역에 부임한 차경렬 역장은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처리할지 지금으로서는 모르겠다"며 "오늘 세워진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를 철거하는 것은 민감한 사안이어서 시간을 두고 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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