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역에서 경찰에 시설물 보호 요청을 함에 따라

마산역광장 이은상시비 철거대책위가 19일 이은상 시비를 철거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하지만 철거대책위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이은상 시비를 반드시 철거하고 말겠다"고 공언했다.

철거대책위와 창원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 명은 19일 마산역 광장에 모여 이은상 시비를 철거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미리 크레인도 준비했다.

하지만 마산역에서 경찰에 시설물 보호 요청을 함에 따라 경찰 병력이 대거 마산역 광장에 집결했고 철거대책위가 준비한 크레인은 마산역 광장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철거대책위 참가자들은 사다리를 이용해 밧줄을 시비에 묶으려 했다. 참가자들이 밧줄을 직접 잡아당겨 시비를 끌어내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경찰의 제지로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대책위 회원들과 경찰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3·15정신계승 시민단체연대회의와 마산역 이은상 시비철거 대책위원회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4시19분 마산역 시비 철거와4·19 정신계승 실천대회 행사를 열었다.이은상 시비철거를 위해 준비한 밧줄을 경찰이 뺏으려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철거대책위 김영만 공동대표는 "지금 이 시비는 일부 문인들에 의해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독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제2 제3의 이은상을 확대재생산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철거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김 공동대표는 "지금까지는 모든 집회 등을 공개적으로 진행해왔으나 더 이상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시비를 부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제지로 더 이상 시비 철거 작업이 어려워지자 집회 참가자들은 마산역장을 만나려고 역장실로 향했다. 이때 허인수 마산역장이 역 광장에 나섰다.

허 역장은 "시비를 철거할 뜻이 있느냐?"는 철거대책위 관계자들의 추궁에 "이런 일이 터질지 몰랐다. 마산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들겠다는 좋은 뜻이었다. (문화가 공존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철거대책위 관계자들은 마산역장을 향해 "자꾸만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혼자만 이성적이냐",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 "못 알아듣는 척 넘어가고 시간 보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등의 원성을 쏟아냈다.

3·15정신계승 시민단체연대회의와 마산역 이은상 시비철거 대책위원회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4시19분 마산역 시비 철거와4·19 정신계승 실천대회 행사를 열었다. 이은상 시비에 올라가려는 시민단체 관계자를 경찰이 끌어 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하귀남 민주통합당 창원 마산회원 위원장은 허 역장에게 "이은상이 마산을 상징할 수 있지만 명백한 역사적 잘못도 있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전 국민이 들끓는 이유와 같다. 이렇게 이은상에 대한 찬반양론이 명백한데 공공장소에 시비를 갖다 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마산역은 이은상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이용하는 곳이다. 여기 모이신 분들이 쉽게 포기할 분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철거대책위는 허 역장에게 다음 주까지 시비를 어떻게 처리할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허 역장은 즉답을 피했다. 마산역 관계자는 "우리도 대안을 찾고 있다. 그러나 명확한 해답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철거대책위는 "다음 주 안에 답을 주지 않으면 또 마산역에 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3·15정신계승 시민단체연대회의와 마산역 이은상 시비철거 대책위원회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4시19분 마산역 시비 철거와4·19 정신계승 실천대회 행사를 열었다. 이은상 시비에 올라가려는 시민단체 관계자를 경찰이 끌어 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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