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측에 대해 '빨갱이 새××', '이북 지령 받아' 원색 비난…이념공세로 변질

'노산 가고파 시비 보존 및 마산사랑 범시민 결의대회'가 열린 9일 저녁 마산역에는 3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노산가고파 시비보존회'가 주최하고 50여 개 단체가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 주요 참석자들은 이은상이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시인이라고 강조했으며 '노산'을 마산의 브랜드로 정착시켜 경제 발전을 추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은상 시비 철거 대책위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이 이념공세로 이은상을 헐뜯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3·15 정신과 가고파의 공존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빨갱이 새××' 같은 원색적인 비난이 표출되는 등 부적절한 이념 공세가 이루어졌다.

9일 저녁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가고파 시비 보존 및 마산사랑 범시민 결의대회가 열렸다.

김복근 노산시조연구회 회장은 "노산은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르신 분인데도 불행하게도 마산에서는 그분이 친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친일흔적은 없다. 친일공세가 안되니까 친권력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3·15 의거에 대해 불합리 불상사라고 한 건 정부와 경찰을 지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용식 경남상인연합회 회장은 "윤이상은 이적행위를 했는데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오히려 전 세계적인 음악제가 열리고 지금 통영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마산에서 청사보다 중요한 건 이은상, 조두남, 문신 등 마산의 정신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판출 전 노산동주민자치위원장은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는) 인제 그만 반대하라고 간곡히 호소한다. 노산동 주민들은 마산문학관을 노산문학관으로 바꾸길 원한다. 계속 (이은상을) 반대하면 노산동 주민과 마산시민이 용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은상 시비를 마산역에 설치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김봉호 남마산 로타리클럽 회장은 "노산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으로 시비를 훼손하는 것이 독선이자 반민주"라며 "민주화 정신과 문화가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이 있긴 했으나 결의대회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전석환 대한민국 건국회 수석부대표가 연단에 오르면서 이념공세가 본격화됐다. 대한민국 건국회는 이 행사의 후원 단체였고 권영해(전 국방부장관) 대한건국회 회장을 대신해 전석환 수석부대표가 참석한 것이었다.

전 수석부대표는 "내 고향이 이북이다. 빨갱이들이 하는 짓이 바로 (시비를 훼손하는)이런 짓이다. 빨갱이 새××은 동네 존경받는 분들의 비를 부수고 다니는 게 일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동안 빨갱이 새××이 우리 주변에서 기고만장했다. 잘나가는 사람들을 몽땅 없애라는 지령을 받은 놈들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은 "맞다"며 동조했는가 하면, 또 한편에서는 "남의 행사에 재를 뿌린다"며 불쾌해하기도 했다.

한편 노산가고파 시비보존위원회는 시비 보존은 물론 가고파를 도시 브랜드로 승화시키자는 뜻을 담아 10만 명 범시민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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