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지에 막혀…대책위 "반드시 없앨 것"
마산역광장 이은상시비 철거대책위가 19일 이은상 시비를 철거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하지만 철거대책위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이은상 시비를 반드시 철거하고 말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알려지지 않았던 과거 이은상의 행적을 발굴해 '마산시민을 모독'한 사례를 추가로 제시하는 작업에 더욱 적극성을 띠기 시작했다.
◇"반드시 철거하겠다" = 철거대책위와 창원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 명은 19일 마산역 광장에 모여 이은상 시비를 철거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크레인도 준비했다.
하지만 마산역이 경찰에 시설물 보호 요청을 함에 따라 경찰 병력이 대거 마산역 광장에 집결했고 철거대책위가 준비한 크레인은 마산역 광장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철거대책위 참가자들은 사다리를 이용해 밧줄을 시비에 묶으려 했다. 참가자들이 밧줄을 직접 잡아당겨 시비를 끌어내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경찰의 제지로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대책위 회원들과 경찰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철거대책위 김영만 공동대표는 "지금 이 시비는 일부 문인들에 의해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독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제2, 제3의 이은상을 확대재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철거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김 공동대표는 "지금까지는 모든 집회 등을 공개적으로 진행해왔으나 더 이상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시비를 부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상 논쟁 다시 가열 = 철거대책위는 이와 함께 마산지역 일부 문인들이 '노산 선생은 애국지사이며 민족시인'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허구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최근 마산문인협회 회원들은 이은상의 3·15 폄훼 발언으로 지목되는 "불합리 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다"라는 대목을 "3·15 의거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으로 이 사건이 촉발되었음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한 문건을 공유하며 '이은상 복권'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철거대책위는 '이은상은 3·15 의거와 4·11 민주항쟁을 폄훼하고 마산시민을 모독했다'는 제목의 자료집을 배포하고 일부 문인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철거대책위는 "당시 불상사라는 단어는 시위자와 경찰의 충돌에서 시위자들의 파괴행위를 강조하고 부각시킬 때 사용된 용어였고, 자유당 독재정권과 운명의 배를 같이 탄 이은상의 입장에서는 3·15가 당연히 불합법이었으며 마산시민들의 행동은 불합리였다"고 강조했다.
'마산 사건이 촉발된 근본원인은 무엇으로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당시 김팔봉처럼 "국민의 권리를 박탈하고 선거를 부정하게 치른 까닭이다"라고 답변하지 못한 기회주의적 문인의 선문답식 대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철거대책위는 "이은상은 강자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심리상태를 가진 유형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또한 "그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향 마산을 수십 년 동안 찾지 않던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 증언 자료 제시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리고 최근 전국철도노조 부산경남본부도 성명을 내고 "마산역장과 철도공사는 더 이상 민주의 성지 마산시민의 자부심을 훼손하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이은상 논쟁은 다시 가열되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 이은상시비 대책위 최후통첩 "직접 철거하겠다"
- 일부 문인 중심…이은상 복권 세력 조직적 결집
- "이은상 시비, 코레일 사장이 나서라"
- "이은상 시비에 다른 작품 새기자"vs"어렵다"
- 이은상 시비 갈등 지속…찬성측 "문구 수정하자"
- [사설]이은상 시비 논란과 불편한 진실
- 이은상 사이에 둔 찬반 단체간 기묘한 동거
- [취재노트]이은상 시비가 일깨워 준 것
- 흉물 돼 가는 이은상 시비…문구수정 제안나와
- [아침을 열며]누룽지나 한 덩어리 얻어먹으러 갈까
- 이은상시비 철거대책위, 15일 마산역장실 점거
-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 마산역장실 점거
- [옴부즈맨 칼럼]이은상 논쟁 침묵하는 이 지역 언론
- 부마사업회, 3·15사업회에 이은상 논란 입장 요구
- 이은상 시비에 3·15 기념사업회 묵묵부답…왜?
- [사설]이은상 시비 철거되어야
- '친독재 부역vs아니다' 해묵은 이은상 논란 재 부상
- [취재노트]3·15와 마산역 광장의 이은상
- 이은상 논란 가열하는 조영파 창원 부시장
- 이은상 시비 새 국면…3000만원에 운명 갈릴까?
- 이은상 시비 철거vs존치 강경대치…전면전 가나
- 보존회 발족…'이은상 시비' 힘 겨루기 본격화
- 이은상 시비 옆에 새겨진 '지울 수 없는 역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