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기념사업회 행보와 상반…회장, 이은상 옹호 구설까지
53주년 3·15의거기념일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정작 3·15기념사업회가 3·15 정신 계승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3·15기념사업회는 '형제 단체'라 할 수 있는 부마항쟁기념사업회와 불화관계를 이어가고 있어 '지역통합과 민주의거 정신 계승'이라는 기념일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 또한 흘러나오고 있다.
3·15기념사업회가 53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이런저런 비판에 직면한 이유는 최근 다시 불거진 이은상 논란 때문이다. 마산역 광장에 건립된 '가고파 시비'로 촉발된 이은상 논란은 점점 달아오르고 있으며, 지난 4일 마산문인협회 주도로 "이은상은 국가의 검증을 받은 애국지사이자 민족시인"이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이 열리면서 정점을 찍었다.
지난 2월 초 가고파 시비가 마산역 광장에 들어서면서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은상이 독재에 부역한 전력이 있다"며 반대 집회를 해왔고, 이에 반발해 마산지역 문인 일군이 "이제라도 (이은상) 선생에 대한 평가가 바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일찍이 '이은상'은 3·15 의거를 '불합리와 불법이 빚어낸 불상사',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라고 표현했으며, 5·16 쿠데타를 찬양하고 '5·18 학살'을 자행한 전두환 정권을 옹호했다.
이에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2월 초 발 빠르게 성명을 내고 가고파 시비 건립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3·15기념사업회는 한 달째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3·15기념사업회 변승기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이은상을 옹호하고 가고파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구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마산문인협회가 주도한 기자회견 내용과 3·15기념사업회 변승기 회장의 뜻이 일맥상통한다는 문제제기인 셈이다.
이 때문에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가고파 시비 비판 성명 속에 "(이은상 논란이 반복되는 원인은) 상당수의 3·15 관련 인사들이 이은상의 행적과 그 추모사업을 묵과하여 면죄부를 주거나 심지어 어지럽게 동조해 온 데도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3·15기념사업회 백한기 전 회장이 이달곤 도지사 후보(당시 한나라당)를 공식 지지하면서 파생된 3·15기념사업회와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회 간의 불화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공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다.
3·15기념사업회 변승기 회장은 이은상 논란을 둘러싸고 3·15기념사업회에 쏟아지는 비판적 목소리에 대해 "3·15기념사업회가 창립하면서부터 견지해온 이은상을 반대하는 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은상 옹호 발언을 했다는 일각의 구설에 대해서는 "당시 (현장)분위기도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추측에서 나온 낭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변 회장은 "의거 기념일을 앞두고 불필요한 갈등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이은상 관련 공식 논평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부마항쟁기념사업회 정성기 회장은 "부마항쟁기념사업회와 3·15기념사업회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3·15기념사업회가 이은상 논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같은 민주화 단체로서 안타깝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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