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사람들을 향수에 젖게 해vs친권력적인 작품 부끄러워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마산역을 찾은 귀성객들은 마산역 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가고파 시비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2월 6·7일 자 5면 보도

아내와 함께 고향을 집을 찾았다는 이창수(42·서울) 씨는 "좋다고 본다. 특히 마산을 나타내는 문학 작품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으냐. 마산역에 세워진 것도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가고파 시비 앞에서 가족사진까지 찍은 홍기현(48·서울) 씨는 "객지생활을 하다 보니 가고파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찡하다. 노래라도 흘러나오면 따라 부른다"며 "예술가 이은상의 개인적·역사적 배경이 무엇이든 가고파는 마산 사람들을 향수에 젖게 하는 작품이다. 마산역에 세워진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반면, 시대에 따라 권력에 영합한 인물의 작품이 공공건물인 마산역에 세워진 것을 지적한 이도 있었다.

박영수(38·대구) 씨는 "놀랐다. 이은상은 독재 정권을 찬양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마산역을 찾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된다"며 "같은 마산 출신으로서 역사적으로 부끄럽다. 아무리 문학적으로 뛰어나다고 해도 바탕이 친권력적인 작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전에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었어야 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은식(55·서울) 씨는 "민간단체가 시비를 만들었어도 마산역에 세우는 만큼 여론을 수렴해야 했다"며 "오래전부터 예술인들의 행적이 문제 되는데, 다 함께 논의하는 장이 마련된다면 불필요한 논쟁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지난 6일 국제로타리클럽이 제막한 이은상 가고파 시비를 둘러싸고, 이은상에 대한 해묵은 인물기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등은 시비 철거 성명을 발표하는 등 항의 시위를 했다. 건립된 지 이틀 만에 시비 뒤편에는 파란색 페인트가 뿌려진 흔적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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