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학회 부울경지회 학술대회
수도권 일극 맞설 창원 재설계 제안
건축가들이 도시 공간 측면에서 창원을 부울경메가시티 핵심 도시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제안을 내놓았다. 창원광장 기능 변경, 창원중앙대로 보행전용화, 하이퍼튜브 도입 등이다.
대한건축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는 21일 국립창원대에서 연 ‘대한민국 일극체제 극복 학술대회’에서 경부울이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해법을 모색했다.
먼저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육석학교수는 영국 버밍엄·프랑스 낭트 사례를 소개하며 산업도시의 성장과 쇠퇴, 재생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버밍엄은 산업혁명 중심지로 도심에 공장지대가 밀집해 형성됐다. 1970년 이후 탈공업화로 제조업이 붕괴하면서 도심 공동화가 발생했고, 1990년대부터 창조·지식 산업 중심 도시재생을 추진해 산업지대였던 도시는 젊은 세대가 찾는 소비도시가 됐다.
낭트는 경제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형태만 남긴 채 방치된 조선소 유휴 산업시설을 도시 재활성화로 접목해 조선업 쇠퇴 15년 만에 프랑스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발돋움했다.
구 교수는 “산업이 변화하면 도시 공간도 달라져야 하는데, 버밍엄은 서비스·문화도시로, 낭트는 창조산업과 문화중심지로 전환했다”며 “특히 버밍엄이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은 보행로와 공공공간을 문화·상업시설과 연계해 자동차 중심 도시를 보행과 사람 중심 공간으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기업은 서울 성수동처럼 젊은 층이 선호하는 곳에 들어선다”며 “예를 들어 ‘창원광장을 자동차 제약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처럼 기계산업 중심인 창원도 지식 중심 산업에 맞춰 도시 공간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터 페레토 홍콩중문대 교수는 창원에서 도시 기능을 재논의할 때 미래 세대와 함께 공간을 설계하면서 지역공동체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수 이소우건축 소장은 창원 도심 대개조의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김 소장은 “창원중앙대로를 보행전용화해 도심을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화시키자”며 “노쇠한 중앙동과 상남동을 창원 부흥의 핵심 지역으로 운영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중앙체육공원 터에 창원·세종·서울을 운행하는 하이퍼튜브역을 만들어 창원의 새로운 관문을 조성하자”며 “하이퍼튜브역과 창원중앙역을 트램으로 연결해 서부 경남은 물론 가덕신공항, 울산, 대구를 연결하는 기간 교통망을 구축하자”고 덧붙였다.
하이퍼튜브는 아진공 상태에서 시속 1000㎞ 이상으로 이동하는 초고속 열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하이퍼튜브 핵심 기술인 자기부상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퍼튜브가 도입되면 전국이 세 시간 생활권에 들어갈 수 있어 국토 불균형 해소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노유석 미래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도 하이퍼튜브 도입을 강조했다. 노 선임연구원은 “수도권의 경제·인구자본·인프라가 100점이라면 부울경은 39점에도 못 미친다”고 분석하면서 “현재 정부는 약 4조 원의 예산을 들여 국회의사당을 세종으로 이전하려고 하는데 그 예산으로 서울·세종 간 하이퍼튜브를 개설해 노선을 창원까지 연결한다면 한 생활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박진철 대한건축학회장은 “창원서 나온 여러 의견 바탕으로 국토균형발전과 더불어 건축산업이 활성화하길 바란다”며 “부울경이 수도권에 대응할 메가시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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