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일 뒤면 3·15의거기념일이다. 올해로 53주년을 맞는다. 그런데 마산지역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은 듯하다. 마산역 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가고파 시비 논란 때문이다.

"내 고향 남쪽바다/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꿈엔들 잊으리오/그 잔잔한 고향바다"로 시작하는 시조 〈가고파〉를 사랑한 마산관리역장의 애정표현이 '과했던' 탓일까. 역장은 마침표를 찍은 것처럼 보이던 이 지역 '이은상 논란'을 다시 불렀다.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마산에는 '마산문학관' 명칭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있었다. 명칭 논란은 99년 시작돼 '이은상문학관', '마산가고파문학관', '노산문학관'을 거쳤고, 마산시의회는 '마산문학관 운영조례안'을 상정해 명칭을 마산문학관으로 확정했다. 6년 만에 뜨거운 논쟁이 종지부를 찍은 셈이었고, 이은상에 대해 마산이 낳은 문학가이지만, 친일 의혹이 있으며 독재정권에 부역한 자, 3·15의거를 부정한 인물이라는 평가에 뜻을 같이했다.

마산역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원회가 지적하는 것도 마산역에 세워진 것은 가고파 시비가 아니라, 이은상 시비다. 또 마산역 광장은 한 개인의 문학적 취향을 드러내는 곳이 아니라 공공의 장소라는 것이다. 오는 15일 전에 논란을 마무리 짓자고 요구했지만, 마산관리역장은 곤란하다며 거절했다.

마산역에 이은상 가고파 시비가 세워지면서 문학 가치를 앞세운 바람이 서서히 이는 듯하다. 이은상의 명예를 되찾자고 결의했다는 문학계 뒷말이 들린다.

   

또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반야월의 〈산장의 여인〉 노래비를 국립마산병원 인근에 세운다는 계획은 진행형이다. 지난해 시민단체들이 비록 문학과 예술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시민의 세금으로 친일 인사의 기념사업은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해 중단된 상태일 뿐 마산합포구청은 예산이 살아있다고 표현했다.

다음 주면 정부 주관으로 세 번째인 3·15의거기념식이 열린다. 순국선열을 기리며 묵념을 할 것이고 3·15의거의 의미를 되새길 것이다. 마산역 광장과 오버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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