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역장 제안·국제로타리서 설치…시민단체 "3·15정신과 맞지 않아"

노산 이은상의 가고파 노래비가 마산역에 세워져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은상은 마산이 낳은 예술가이지만, 3·15의거 폄훼 등의 경력으로 인해 기념사업 찬반 논란이 계속돼 왔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마산관리역과 국제로타리클럽은 지난 4일 마산역광장에 가고파 노래비를 건립하고, 6일 제막식을 연다. 사비석과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노래비는 마산역 허인수 역장이 국제로타리클럽에 제안해 만들어졌다.

허인수 역장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가고파를 잊지 못한다. 마산역을 가고파역으로 꾸미고 싶을 정도로 문학적으로 뛰어나다. 지난해 4월 마산역에 부임한 이후 노래비를 건립하고자 국제로타리클럽에 제안했고 성사됐다. 국제로타리클럽에서 3000만 원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역광장에 설치된 노산 이은상 '가고파' 노래비. /김구연 기자

노래비 건립에 참여한 남마산로타리클럽 김봉호 회장도 "마산역은 마산의 대표성을 띠고 종착역이다. 마산연계 관광사업을 고민하던 중 마산역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 이은상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문화 자긍심을 높이고자 마산지역로타리클럽 총 16개 클럽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고 했다.

하지만, 열린사회희망연대 등은 마산을 대표하는 마산역에 이은상 노래비를 세우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단체 고문이자 마산민주공원건립추진위 김영만 위원장은 "이은상 선생은 3·15의거에 대해 '무모한 흥분으로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 '불합리, 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라고 말했다. 또 김주열의 참혹한 주검에 분노한 마산시민들의 4·11시민봉기를 매도했다"며 "마산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3·15의거를 비난하고 폄훼한 인물이기 때문에 마산 정신과 맞지 않아 옛 마산시가 이은상 관련 기념사업을 추진할 때 반대했던 것이다. 다른 장소도 아니고 마산 관문에 세웠다는 게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산역 광장에 설치된 이은상 시비./김구연 기자
마산역 광장에 설치된 이은상 시비./김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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