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원, 간담회서 제안…마산역장 '거부'

마산역 광장에 설치된 '가고파 이은상 시비'에 새긴 글을 모두 지우고 마산시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학인의 작품을 새롭게 새기자는 제안이 창원시의원들로부터 제기됐다.

창원시의회 통합진보당 소속 시의원 6명(강영희·김태웅·문순규·송순호·정영주·최미니)은 지난 29일 허인수 마산역장과 김봉호 남마산로타리클럽 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허 역장과 김 회장은 난색을 표했다.

이날 마산역장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송순호 의원은 "이은상 시비를 개인 집에 100개를 세워도 문제 될 게 없겠지만 공공장소에 3·15 의거를 폄훼한 이은상의 시를 두는 건 옳지 않다"며 "이은상 개인을 기념하기 위해 시비를 세운 게 아니라면 마산 시민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새로 새기는 게 옳다"고 밝혔다.

문순규 의원은 "마산역에 이은상 시비가 계속 남아 있으면 지역사회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며 "아마 더 높은 수준의 저항이 잇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 의원은 또한 이은상 시비 뒷면에 '3·15 민주화의 성지 마산'이라는 문구를 새기자는 허 역장과 김 회장의 제안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내용을 어떻게 한데 섞을 수 있느냐"며 "계속 이렇게 가다간 그 누구도 발을 뺄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허인수 마산역장은 "철거는 어렵다. 그리고 작품을 바꾸는 것은 더 어렵다"고 밝혔다. 김봉호 남마산로타리클럽 회장은 "마산이 민주화 정신과 문학이 한데 어우러진 미래지향적인 도시로 가야 한다"고 대응했다. 또한 김 회장은 "차라리 시비 설치비 3000만 원을 주는 곳이 있으면 철거를 하든 뭘 하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그 돈으로 다른 봉사활동을 추진하면 된다"고 역제안을 하기도 했다.

김봉호 회장은 "이은상 시비를 어떻게 처리할지 여론조사를 하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자 문순규 의원은 "역사적 평가를 어떻게 다수결인 여론조사에 맡길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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