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런던에서 놓친 금메달은 잊은 지 오래다. 김종현(31·창원시청)은 어느덧 사격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런던올림픽 50m 소총3자세 부문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던 김종현은 리우올림픽에서 메달 색깔을 바꿔 금메달에 도전한다. 올림픽 무대에 처음 초대받은 권준철(28·창원시청)도 무시하지 못할 존재다. 5차까지 가는 치열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그동안 창원시청 직장운동부에서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는 있었지만, 한 종목에서 두 명의 선수가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
의사들은 보통 외과,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여러 전문 분야가 있다. 그렇다면 한의사도 전문분야가 있을까? 정답은 '있다'이다. 다만 의사보다 전문의를 수료하는 비율이 낮다고 한다. 한방 진료과는 한방내과, 침구과, 한방재활의학과, 사상체질과,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한방신경정신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가 있다. 양산시 물금읍에 있는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신병철(47) 병원장은 한방재활의학과를 전공했다. 신 병원장을 만나 한의학 이야기와 생활 속 건강관리법에 대해 들어봤다. 문화와 결합한 한방 이...
★아너소사이아티(Honor Society)는 나눔문화를 실천하려는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입니다. 최근 경남에 '핫'한 인물로 떠오른 경제인이 있다. 시선이 집중되는 문화예술인이라고 해야 옳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야나세 우영준 회장 이야기다. 그는 2014년 11월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 기부를 약정, 도내 40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등록됐다. 지난 4월 29일에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금강미술관을 개관해 경남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도내 기업에서 미술관을 설립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여파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 자택에서 만난 김대환(88) 화백. 요즘 두문불출한다는 원로 화가는 확실히 예전보다 수척해 보였다. 2년 전쯤 마산 홍화집 문화예술인 모임에서 빛바랜 사진을 들고 과거에 함께 했던 동료에 관해 이야기하던 때와는 조금은 달라진 것 같았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붓을 놓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는 높았다. '죽을 때까지 그림 그리겠다'는 말을 강조했다. "어릴 때부터 '천재' 소리 많이 들었다" 요즘 노환으로 몸이 좋지 않아서 모임에는 잘 나가지 않는다는 김 화백은 준비했다는 듯이 자신의 일...
건물 밖 일정한 곳에 설치해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한 광고물인 옥외광고 시장이 지난 1월 관련 법 개정으로 변혁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는 이전 옥외광고를 관리와 규제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진흥의 관점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옥외광고는 한 명의 광고주만이 활용할 수 있는 고정형 이미지인 빌보드, 영상으로 다양한 광고주가 활용 가능한 전광판 광고, 고속도로 등에서 자주 봤을 법한 교통상황판 광고 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선명한 화질과 입체적인 동영상을 보여주는 LED 전광판이 주목...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2가 13-1 (중앙남6길 29)에 위치한 마산화교소학교 입니다. 화교가 우리나라에 이주하기 시작한 것은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군대가 들어올 때 따라온 온 상인이 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학교 내부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상태이며, 창원마산화교협회가 매각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학교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 후 1899년 무렵부터 마산에도 이들이 이주를 시작합니다. 이들은 한국전쟁 이전 대부분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고향에 가지 못한...
재작년에 개봉했던 SF영화 엑스맨 시리즈인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과 메인급 캐릭터인 매그니토의 젊은 시절이 등장해서 엑스맨 영화 팬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이 영화에서 초음속의 속도로 움직이거나 달릴 수 있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퀵실버는 관객의 재미를 더하는 캐릭터로 손꼽힌다. 위기에 처한 동료를 구하는 장면에서, 어쿠스틱 기타의 반주에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더불어 초고속으로 촬영된 퀵실버의 익살스러운 액션은 영화를 더욱 인상 깊게 만든다. 단순한 액션 장면을 더 멋지게 표현...
살면서 실없는 소리를 듣게 된다. 경상방언에 "여럽다"라고 하면 실다움이 없는 사람을 두고서 하는 말이다. 을 독송하면서 '여래는 참말을 하고 헛된 말 하지 않고 말 바꾸지 않고 기만하지 않고 이상한 말을 하지 않는다.(如來는 是眞語者며 實語者며 如語者며 不.語者며 不異語者시니라)'라는 구절에서, 뜻이 중첩된다 싶어 한동안 의아해 했다. 그런데 우리가 내뱉는 말 중에는 다 같은 말 같아도 툭하면 말로 장난질을 하거나 짐짓 말을 바꾸고 입만 열면 거짓으로 하는 말, 앞뒤도 없는 이상한 말… 진심(盡心)과 속알이 빠져버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었던 알렉스. 그 꿈을 위해 비행기를 타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러 가던 중 그는 죽는다. 그가 사랑한 안나는 알렉스가 절실히 바랐던 꿈을 대신 이뤄주기라도 하려는 듯 그를 대신해 힘차게 달린다. 달리고 달리다 보면 날 수 있을지 모른다. 비행기가 이륙하듯이. 마지막 장면에서 안나는 분명 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화면이 검게 변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오른다. 지금까지 다섯 번쯤 본 영화다. 나의 '첫' 영화, 레오 카락스의 (Mauvais Sang). 대학교 2학년 때까지 난 영화...
우리나라에서 '스토리텔링'이란 말이 근사한 이미지로 들리기 시작한 때는 대략 1990년대 후반부터였다. 좀 더 범위를 좁히면 1998년 2월에 개봉해 큰 인기를 모았던 이 하나의 분수령이 됐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그때 IMF라는 재앙을 맞고 심각하게 휘청거리고 있었다. 실정을 한 신한국당은 전년 대선에서 패했고, 새천년민주당의 김대중이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돼 막 취임을 앞두고 있던 참이었다. 영화 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세계 전체에서 20억 달러(약 2조 원)가 넘는 흥행성적을 올렸고,...
경찰관 하면 떠오르는 외형적인 이미지로는 어떤 게 있을까? 제복 차려입은 위엄있는 모습, 까칠한 피부에 운동화 신고 범인 쫓는 모습, 대략 그러할 것이다. 오늘 만난 이 사람은 이러한 틀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정장 차림에 넥타이 하지 않은 와이셔츠, 깔끔하게 정리한 머리 매무새, 그리고 또박또박한 말투…. 정체가 가늠되지 않는 이 경찰관은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수사팀 강동균(34·경감) 팀장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라' 강동균 팀장이 이끌고 있는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은 지난해 1월 만들어졌다. 성폭력, 가...
◇7월 3일 부르고스 오르니요스 델 카미노까지 20㎞ 새벽에 잠에서 깼어요. 귀마개를 하고 잤는데도 어디선가 계속 와글와글 소리가 납니다. 그래도 어제 너무 피곤했는지 몇 시간은 푹 잔 것 같아요. 시계를 보니 3시 30분. 다시 잠들려고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를 않아 4시쯤 일어났어요. 귀마개를 빼니 와글거리는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거예요.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지? 가만히 듣고 있자니 알베르게 뒤편 지난밤 록밴드 공연이 열렸던 곳에서 나는 소리였어요. 아직도 스페인의 밤은 잠들지 않았던 거죠. '와~ 대단하다'라고 생각...
남해섬의 남쪽 끝자락, 미조면은 남해 읍면 중에서 가장 작다. 미조리, 송정리 두 개 법정동에 마을이 13개뿐이다. 하지만 이 작은 면이 남해에서 가장 많은 20개 섬을 거느리고 있다. 남해 금산 정상에서 상주해수욕장 왼편으로 옹기종기 모인 섬들이 이들이다. 지도를 보면 미조면에 우뚝 솟은 망산(286m) 자락이 바다 쪽으로 두 팔을 벌려 이 섬들을 너른 품으로 불러들이는 모양이다. 호도(범섬), 조도(새섬), 사도(뱀섬), 장도(노루섬) 등 동물 이름이 붙은 섬들이 있고, 팥섬, 콩섬, 율도(밤섬), 애도(쑥...
아줌마의 힘 마지막 편은 하동군이다. 하동군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뿐 아니라 윤상기 하동군수 주민소환도 함께했기 때문이다. 사실 하동군 내에서 멀리 있는 홍준표 지사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이는 없다. 반면 하동군수와는 수많은 사람이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이런 큰일을 벌인 사람을 꼭 만나 보고 싶었다. 마침 5월 10일 하동군 하동읍에서 하동학부모연대 회의가 열린다고 했다. 회의 시작 전에 학부모들과 어렵사리 인터뷰할 수 있었다. 하동 학부모연대 회원 가운데 이춘선 씨(자녀: 초등학교 3학년, ...
사천, 정확하게는 '삼천포'가 고향인 김대호(53)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을 만났다. 삼천포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주고등학교(52회)를 거쳐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했다. 학생운동, 야학, 노동현장 취업, 정치 현장을 오가며 젊은 시절을 보냈고,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차장, 인천광역시장(송영길) 경제사회특보 등을 역임했다. 지금 김 소장은 사회디자이너, 사상이론가, 경세가(經世家) 등으로 불린다.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관료가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는 김 소장과 같은 정책 전문가들의 손길이 미치기 마련이다. 국가 전체의 시스템을 조...
1. 성장(1) 딸이 성장하는 것을 본다는 거 참 뿌듯하면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먹먹한 느낌이 있어. 딸이 여섯 살 때였나? 종이에 손가락을 베였을 때 그 꼬맹이가 뭘 안다고 성큼 다가와 반창고를 붙이더라고. 그러면서 어쩌다 그랬느냐며 조심하라고 말하는 거야. 여덟 살 때였나? 엄마와 떨어지기만 하면 울던 '껌딱지' 아기가 엄마 보이지 않는다고 울먹이던 아이가 엄마·아빠 외출하는데 집에 있겠다는 거야. 코미디 방송 보겠다고. 아이는 어느새 그렇게 자라나 봐. 2. 성장(2) 요즘 부쩍 자전거 연습에 빠진 딸. 한동안 중심 잡는 ...
현재 대한민국에서 치킨집은 약 3만 6000곳으로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 많다. '기승전닭'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너도나도 치킨집에 뛰어드는 이때, 겁도 없이 미래의 CEO를 꿈꾸며 23살의 나이로 치킨집을 창업한 '창업 새내기'가 있다. 전희진 씨는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서 '또봉이통닭'이라는 치킨 체인점을 운영 중이다. 같은 골목에 있는 많은 치킨집 중에서도 꽤 장사가 잘 된다. 어떻게 그 치열한 경쟁에서 나름의 우위를 선점하고 있을까? 머릿속에는 오로지 창업만 "학창 시절부터 공부보다는 창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서울 한 대기업 회장 의전팀에서 VIP 음식을 담당했던 젊은 요리사들. 남들이 보기엔 부러울 것 없었던 이들은 서울에서의 삶보다 시골생활을 꿈꾸었고, 운명처럼 두 마음이 맞아 결혼과 함께 그 꿈을 실천에 옮겼다.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서 알리바바 농장을 운영하며 다육식물과 깨, 콩, 감, 벼농사를 짓는 박재민(36)·박서경(36) 부부다. 귀농 꿈꿨던 청춘남녀, 결혼과 함께 시골로 "막연히 시골에서의 삶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골에 사는 게 꿈이라고 했더니 그 꿈을 이뤄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서울 생활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지...
'친구 따라 대학 갔다' 선애 씨는 북마산(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나고 자랐다. 딸 넷, 딸부잣집 맏이였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선애 씨는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동생들은 우겨서 인문계에 갔지만 선애 씨는 스스로 상업계 고등학교에 원서를 냈다. 집 형편이 좋은 편이 아니었으니 스스로 그게 좋겠다고 결론을 낸 속 깊은 딸이었다. "학교 졸업하고 스물한 살 정도에 삼성전자서비스사업부 경남지사에 입사했어요. 거기서 한 7년을 일했는데 업무 강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그때의 일 버릇이 굳어져 선애 씨는 지금도 어딜 가면 '악착같...
진주에서 재미있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진주같이'다. 생활정치 네트워크를 표방하면서 지역정당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것이다. 지난 1월 서원명 전 경상대학교 교수가 공동대표로 뽑혔다. 3년 전 경상대 교수에서 정년퇴직한 서 교수는 최근 활발한 시민사회운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진주의료원 폐원, 무상급식 예산 중단, 홍준표 경남도지사 주민소환운동 등 경남을 관통하는 주요 이슈에서 항상 중심에 서 왔다. 나도 진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나름으론 진주 지역운동에 관여도 했고, 사람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