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투표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2년간 투표가 세상을 얼마나 흔들 수 있는지 절절히 체감했다.노동자 파업권을 보호할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 대파 논란을 일으킨 물가 폭등, 부자 감세 정책으로 말미암은 국가 재정 위기, 의료 대란 우려를 가져온 일방적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등 지난 대선에서 득표율 0.73%p 차이가 만들어낸 오늘이다.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세 번의 기회가 있다. 지난 5·6일 사전투표와 오는 10일 본투표다. 앞서 두 번의 기회는 지나갔다. 유권자의 31.3%가 소
"어쩌다 한 번, 제가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맘 편히 찾아오시도록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무심코 지나치던 공중전화 부스에 붙어 있는 문구다.요즘에도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공중전화는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며칠 전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모국어로 통화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전에는 백발노인이 수화기를 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지만, 절실한 순간 도움을 주는 공중전화가 고마운 날이다. 공중전화 같은 존재가 되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강해중 기자
2024년이 밝았다. 22대 국회의원선거가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거리 곳곳에서 각 정당 예비후보 펼침막을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도 잇따라 열린다. 선거철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체감한다.3년 전 OTT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시리즈 에 나왔던 과제 중에 달고나 뽑기가 있다. 달고나에 새겨진 세모, 동그라미, 별, 우산 모양을 부러뜨리지 않고 제대로 뽑으면 살아남고, 그러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한다.이번 총선은 우리나라 운명을 좌우할 과제일지 모른다. 희망을 기대하게 될지, 더 깊은 절망을
[경남도민일보 강해중 기자] 조대익(사진) ㈜광암중전기 대표이사가 37대 마산공업고등학교 총동창회장에 취임했다. 마산공고 총동창회는 지난 6일 오후 창원 힐스카이웨딩&컨벤션에서 제44차 정기총회 및 36·37대 회장 이·취임식을 열었다. 이날 취임식에는 강동명 36대 회장, 이종판 역대 회장을 비롯한 동문 300여 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취임사에서 "제37대 총동창회 슬로건은 '준비된 마음으로 두려움 없는 전진'"이라며 "총동창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역대 회장님 가르침을 준비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나아가 동창회 발전을 위해 두려움 없이, 거침없이 전진하겠
지난 5일,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NC 다이노스의 가을야구가 마무리됐다. NC의 질주는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끝났지만 야구팬들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다.2019년 개장 후 처음 포스트시즌을 치른 창원NC파크는 마산종합운동장을 헐고 그 자리에 지어졌다. 야구장 곳곳에는 마산종합운동장의 유산이 있다. 현재 팀스토어 공간과 광장의 '화합의 탑', 그리고 '성화대'가 바로 그것이다.몇 해 전부터 꿈꿔오던 일이 있다. 1982년 옛 마산에서 열린 전국체전 기간 불타올랐던 성화대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는 일이다. NC가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포스
밀양에는 의열기념공원(의열기념관·의열체험관)이 있다. 이곳은 밀양시가 김원봉, 윤세주, 김대지, 황상규 등 이곳 출신 인물들이 주축이 돼 꾸린 항일비밀결사 '의열단'의 활동과 그 의미를 알리고자 건립한 곳이다.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을 기리고자 만들었지만, 의열단원들의 사회주의 활동 이력 때문에 최근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의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한다고 한다.현 정권은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 이력을 핑계삼아 육사에서 그의 흉상을 철거하겠다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에게 좌우·이념이 일제
이달 초 양산 '평산책방'을 들렀다. 책방이 있는 평산마을로 가는 길 옆에 작은 간이 무대가 보였다. 무대 위에는 우편물이 놓여 있었다. 눌러 놓은 돌멩이를 들춰보니 양산시청 도로과에서 보수단체에 보내는 우편물이었다. 무대가 불법 시설물이니 빠른 시일 내에 철거하라는 내용일 것이다. 오랫동안 붙어 있었는지 테이프가 낡았다.지난해 전직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양산으로 돌아오자 극우 유투버들이 마을 앞에서 온갖 혐오 발언을 확성기로 틀어대며 마을의 평화를 깨뜨렸다. 이날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도로 변 울타리에는 여전히 전직
며칠 전 자주 다니는 동네 밀면 식당에 갔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보지 못한 물건이 식탁 위에 설치돼 있었다. 주문 전용 태블릿 PC였다. 음식 주문과 결제를 몇 번의 터치만으로 손쉽게 끝냈다. 참 편리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무섭게 오르는 식재룟값과 전기·가스 요금 등 원재료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인건비를 줄이는 걸로 모면하려는 식당 주인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누군가의 생계를 잇게 해줄 소중한 일자리 하나가 또 줄어드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보통신기술 발전이 가져온 편리한 세상의 그늘이다./강해중
1960년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 남원 청년 김주열의 시신이 떠올랐다. 3.15 부정선거와 이승만 독재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가한 청춘은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채 사위었다.민주주의가 꽃피기를 바랐던 김주열 열사 희생이 있은 지 63년이 지난 오늘, 또 다른 형태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은 것 같아 어지러운 시절이다. /강해중 기자
며칠 전 잡화점에 갔습니다. 편지지 묶음들이 한쪽 벽면에 진열돼 있었습니다. 문득 손편지를 마지막으로 쓴 때가 언제였는지 떠올려 봅니다. 이달 초 아내 생일에 쓴 축하 편지? 반강요(?)당해 급하게 쓴 편지라 제대로 썼다고 볼 수 없겠네요.곰곰이 기억을 더듬어 보니 무려! 11년 전 아내에게 프러포즈할 때 쓴 두 장 분량 편지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손편지를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생각난 김에 편지를 써보기로 합니다. 편지 쓰는 법을 까먹은 것 같기도 하지만 마음을 펜으로 꾹꾹 눌러 담아 보낼 생각에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민생(民生): 일반 국민의생활 및 생계. 법정 근로시간 현행 주당 52시간에서 69시간까지 허용 추진.화물차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 내놓고 재검토 주장.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반대.건강보험 보장성 축소 정책 추진.지역화폐 지원 예산 올해보다 50% 감액.법인세 1%p 인하.'민생'의 뜻이 달라진 건가.'일반 국민'의 정의가 달라진 건가./강해중 기자
올해 는 '공공 언어 우리말로 부탁해' 기획 취재로 공공 기관의 보도 자료 속 공공 언어의 실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기획의 마무리로 시민들이 토박이말을 잘 이해하고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올해도 '토박이말 ○줄 시'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10일까지 진행한 공모전에 101명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응모해 주신 도민과 작품 선정에 애쓰신 심사위원께 감사드립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약 한 달간 '토박이말 ○줄 시' 공모전을 진행했다. 경남도민일보 지면과 누리집에 실린 '우리말 주머니' 속
아홉 차례 '이 말만은 새말로' 꼭지를 통해 국립국어원이 외국어 신조어를 우리말로 다듬은 '새말' 60여 개를 소개했다. 마지막 차례로 매체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미처 언급하지 못한 새말 10개를 소개하는 것으로 이번 연재를 매조진다.△디지털 디톡스 △백 브리핑 △실버 서퍼 △에이징 커브 △젠더 프리 캐스팅 △필터 버블 △케어 푸드 △쿨링 포그 △아웃링크 △인링크.'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는 디지털 기기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사람이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말하는 용어로 '디지털 거리 두기'로
쓸데없이 '책(독서가 아니다) 욕심'이 많다. 스스로도 '책 수집가'라 여긴다. 집안 곳곳에 읽은 책, 읽다 만 책, 읽지 않는 책들이 쌓여간다. 이미 책장에는 두 겹으로 꽂힌 책들이 쏟아질 듯 위태롭다.언젠가 읽겠지, 필요할 때가 있을 거야. 스스로 설득하며 버리지도 못한다. 더 들일 데도 없는데.책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수십 번 마음먹지만 실행은 늘 어려운 일이었다.그럼에도 책장 비우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성공, 실패를 장담할 수 없다.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강해중 기자
△그린 포트폴리오 △비즈 매칭 △오너 리스크 △오픈 이노베이션 △크로스 미디어 기법 △피버팅.이 말들은 기업·경영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로, 온통 영어로 돼 있어 한 번에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처럼 대부분의 기업·경영 관련 용어들은 외국어를 그대로 쓰는 일이 많다. 서구권에서 먼저 만들어진 용어를 순화 없이 들여오면서 벌어지는 일이다.이들 용어를 이해하기 쉽도록 우리말로는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그린 포트폴리오(green portfolio)'는 친환경 에너지, 신재생 에너지 등을 활용해 수익을 내거나 환경을 보전하는 사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576돌 한글날을 앞둔 지난 6일 '우리 집 이곳저곳 우리말로 바꿔주세요' 공모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은 공공 주택에서 자주 사용되는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시행됐다.공모는 △발코니 △팬트리 △알파룸 △키즈 스테이션 △게스트 하우스 총 5개 단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이번 차례에는 LH 공모전 수상작들이 이들 단어를 어떤 우리말로 바꿨는지 소개한다.먼저, 건축물의 외벽에 접하여 부가적으로 설치돼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 공간으로 전망이나 휴식 등을 목적으로 설치하는 공간인 발코니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다크 스토어' 만드는 대형마트고객 까다롭게 받는다…보험업계, 디마케팅 바람레몬마켓 오명 벗나…문턱 낮춘 중고차시장"꿀잠이 보약"…침구·식음료까지 '슬리포노믹스' 뜬다패러다임 바뀌는 은행 적금…각광 받는 '펀 세이빙''이색 네이밍'이 대세…식음료업계 '펀슈머' 공략 집중'홈코노미' 잡아라…식품·가구와 손잡는 가전업계 유통·금융 등 경제 쪽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외국어·외래어를 많이 자주 쓴다. 경제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도 앞서 나열한 것과 같이 제목부터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이 눈에 띈다.△다크 스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신조어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특히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붙인 합성어가 많다.△리걸테크 △슬립 테크 △인슈어테크 △캄테크 △리셀 테크가 대표적인 사례다.먼저 리걸테크는 법률(legal)과 기술을 결합한 용어로, 각종 법률 서비스를 구현하는 정보 통신 기술 또는 그런 기술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변호사 검색, 법률 상담 신청, 법령 검색 서비스 등이 일반적인 예다. 이는 쉬운 우리말인 '법령 정보 기술'이나 '법률 정보 기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산업 형태가 큰 변화를 맞이함에 따라 노동 형태도 다양해졌다. 이번에는 노동 관련 용어의 새말을 알아본다. 신입사원이 잠수 탔어요…미국 기업 떨게하는 '고스팅'"회사에 얽매이기 싫다"…긱 워커 220만 명 시대코로나 엔데믹 시대…관광개발 품은 '스테이케이션' 급부상'워커밸 시대' 역주행…알바생 '마음의 상처'내 일에서 재미 찾고 의미 발견…내일 향한 '잡 크래프팅''크라우드 워커'의 시대가 온다? 언론에서 보도한 기사 제목들이다. △고스팅 △긱 워커 △스테이케이션 △워커밸 △잡 크래프팅 △크라우드 워커 등 생소
아침저녁으로 피부에 닿는 공기 기운이 달라졌다. 며칠 사이 무더웠던 여름이 갔다. 밤에는 풀벌레 소리가 가을을 재촉한다. 녹음을 자랑하던 나무들은 노랗게 물들어가는 제 이파리를 하나둘 떨어뜨리며 겨우살이 채비에 분주하다. 잎사귀를 떨구는 일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초라해 보이지 않는다. 겨우내 바싹 웅크리며 삭풍을 견뎌내면 다시 찬란한 봄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강해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