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양산 '평산책방'을 들렀다. 책방이 있는 평산마을로 가는 길 옆에 작은 간이 무대가 보였다. 무대 위에는 우편물이 놓여 있었다. 눌러 놓은 돌멩이를 들춰보니 양산시청 도로과에서 보수단체에 보내는 우편물이었다. 무대가 불법 시설물이니 빠른 시일 내에 철거하라는 내용일 것이다. 오랫동안 붙어 있었는지 테이프가 낡았다.

지난해 전직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양산으로 돌아오자 극우 유투버들이 마을 앞에서 온갖 혐오 발언을 확성기로 틀어대며 마을의 평화를 깨뜨렸다. 이날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도로 변 울타리에는 여전히 전직 대통령 부부를 혐오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몇 장 걸려 있다. 그리고 작은 승합차 한 대가 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방송을 틀고 마을을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강해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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