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인디음악을 즐겨 듣는다. 신곡이나 새 앨범을 거의 다 들어보는 편이니 꽤 적극적이라 할 수 있다. 인디음악은 장르가 다양해서 좋다. 음악가가 그냥 자기식대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분 내키는 대로 어울리는 가수나 노래를 골라 들으면 된다.EBS 음악방송 이 올해 20주년을 맞아 지난 1일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을 공개했다. 이 방송은 유명세를 떠나 오직 좋은 음악으로만 관객을 만나 왔다. 대중음악 전문가 11인이 참여한 이번 명반 선정도 기준은 '오직 음악성'이다. 2004년 1월 1일부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끝이 났다.여느 언론사처럼 경남도민일보도 선거기간이면 다들 정신없이 바쁘다. 내가 속한 뉴미디어부도 매일 유세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몇 번의 선거를 겪어본 경험을 주관적 기준으로 말하자면 국회의원선거는 지방선거보다 유권자 관심도가 높고 대통령선거보다 후보자 수가 많아 기자 처지에서 제일 힘들다. 기사에 올라가는 후보자 선거 사진도 크기를 똑같이 맞춰야 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간다.2020년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는 유권자가 뽑은 총선보도상 지역일간지·주간지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과 3학년인 딸아이는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기간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졌나 보다.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학원 상가 부근이 선거구 내에서 유독 사람들이 밀집하는 곳이다 보니, 후보들 사이에 유세장으로 인기였다.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원과 후보들이 자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관심사로 이어졌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이런 낯선 풍경이 아이들에겐 오히려 신선한 자극제였나 싶다.기호 ○번을 외치며 춤추는 선거운동원, 아이들에게도 머리를 조아리며 명함 돌리는 후보,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사무실 책상 달력을 유심히 본다. 갓 넘긴 4월 달력은 절기를 빼고도 국가기념일이 많다. 직장인들이라면 우선 찾게 되는 '빨간날', 평일 공휴일은 아쉽게도 하루뿐이다.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일(총선)이다. 12개 기념일을 짚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3일은 제주 4.3희생자추념일이다. 이승만 정권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대학살 사건. 1948년 당시 제주도 인구 3만여 명 중 10분의 1 이상이 희생됐다. 2014년에야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올해 76주년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은
축제는 시작됐으나 벚꽃은 피지 않았다. 진해군항제 주최 측은 개화시기가 빨라질 거라며 행사 시작을 1주일 앞당겼다. 기후위기가 축제 일정도 바꿨다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3월에 추웠고 장마 같은 비가 잦았으니 벚꽃은 천천히 얼굴을 내밀 뿐이다. 진해에 살다 보니 축제 기간 출퇴근길은 복잡하지만 하얗게 물든 풍경을 보면 봄을 실감하기도 한다.꽃말을 찾아봤다가 '정신의 아름다움'에 헛웃음이 났다. 내 심리 상태가 여유롭지 못할 수도 있겠다. 4년마다 4월에 열리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벚꽃 총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총선이 낀
이 칼럼을 누구보다 먼저 읽을 게 분명한 논설여론 담당 국장 이름은 유은상이다. 20년 넘게 겪었지만 경남도민일보 구성원 중 누구보다 자애롭고 살가운 사람이다. 괘씸한 후배는 그런 선배 이름으로 이런 장난을 친다.은상아상받니아니오가로·세로 어느 방향으로 읽어도 같다는 게 핵심이다. 선배가 상복(賞福)이 좀 없는 편이었다는 서사까지 덧붙이면 장난 수위는 더 올라간다.은상아상주까아까비이런 장난이 일상인지라 3.1절 기념식 때 대통령 뒤에 걸린 문구를 보고 경악했다.자)유를 향한위)대한 여정대)한민국 만세.사진을 보자마자 뒷목을 잡고 쓰
1884년 봄 프랑스 관전(관청에서 주최하는 전시)에서 탈락한 예술가들이 스스로 독자적인 전시회를 연다. 이해 5월 파리에서 열린 전시회 '앙데팡당'이다. 심사도 시상식도 없고, 참가비만 내면 누구나 그림을 내놓을 수 있었다. 이때 시작한 전시회는 프랑스 4대 살롱전 중 하나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앙데팡당에 참여한 미술가들은 전통과 권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카데미즘(관학)에 반발하며 새로운 미술 흐름을 만들었고, 현대미술 대중화에 크게 공헌한다.반아카데미즘이란 취지에서 보면 한국 미술사에서는 반국전 운동을 들 수 있겠다. 당
얼마 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인근에 있는 식당을 찾아가다 내비게이션 주소를 잘못 찍어 '마산 로봇랜드'까지 가버렸다. 로봇랜드 입구에는 '현재 휴장 중이며 4월 5일 재개장한다'는 펼침막이 걸려있었다. 로봇랜드는 로봇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Theme park)다. 테마파크란 넓은 지역에 특정한 주제를 정하고 그에 걸맞은 오락 시설을 배치해 놓은 위락 단지를 말한다. 각종 놀이기구가 있는 놀이공원을 있어 보이게 부르는 표현으로 테마파크라고 한다지만 엄연히 따지면 둘은 별개의 개념이다.주변에서 바라보는 나이에 맞지 않게 놀이공원
25층 아파트. 그것도 맨 꼭대기층에 살다 1층 주택으로 지난해 이사했다.아파트 시절 뭔가 필요하다 싶으면 배달 주문이 당연했다. 치킨·족발 등 야식이며, 마트에서 산 생필품도 배달을 부탁했다. 퇴근하면 엘리베이터 타기가 귀찮아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주택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다.집 밖으로 나가니 잘 형성된 상권이 눈에 들어왔다. 상남동 인근 주택가라 식당, 커피전문점, 세탁소, 미용실 등이 5분 거리에 쫙 펼쳐져 있다.첫 인연은 치킨집과 맺었다. 아파트에서는 배달비를 내고서라도 배달 치킨을
'민주주의를 지켜낸 3.15의거 정신을 본받아, 좋은 정치 하겠습니다.'지난 1월 10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립3.15민주묘지 방명록에 남긴 글이다. 그는 이날 창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전 3.15민주묘지에 들러 참배했다. 최형두 도당위원장과 윤한홍·강기윤·김영선 등 창원 5개 선거구 현역 국회의원 중 이달곤 의원을 뺀 4명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위원장이 본받고자 한 3.15의거 정신은 뭘까? 함께한 창원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 역사를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었을까? 삐딱한 의문은 한
고작 11명, 3명. 경남 16개 국회의원 선거구 출마예정자 108명 중에 여성은 겨우 10.2%다. 20~30대는 3명뿐, 40대를 더해도 12%(13명)에 그친다. 정당들이 여성과 청년에게 공천 과정에서 가점을 준다지만 본선 후보들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국회에 또 부자, 남성, 50대 이상만 가득할 수도 있다.어쨌든 유권자는 누구에게 금배지를 달아줄 것이냐 선택해야 한다. 정당마다 공천 절차를 밟고 있다. 삼월 초쯤에 총선 대진표가 나오면 출마예정자 중 본선에 나설 선수도 추려진다. 살아온 이력을 통한 인물 평가도 중
손대지 말라는 경고에 발을 내미는 정도는 그저 애교다. 이 경고가 손 빼고 다 괜찮다는 뜻일 리 없지 않은가. 이미 유아기에 터득하는 사회화 과정이다. 느닷없이 뜨거운 그릇을 만지려는 아이에게 "손은 물론이고 어떤 신체 부위도 그 위험한 물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라"고 말하는 보호자는 없다. '손대지 마'에 모든 의미를 충분히 효율적으로 담을 수 있다. 문법에서는 '대유법'이라고 한다.이런 소통은 서로 정확한 의도를 전할 수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다."사직에서 야구를 봤다는 게 사직 야구장에서 봤다는 얘기는 아니지 않으냐."한동훈 국
지난 20일 사천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사천 극단 장자번덕 1·2대 대표 이취임식은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극단 장자번덕 이훈호 전 대표는 만 25년을 장기 집권하다 이날 김종필 신임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김 대표는 이제 30대가 됐지만, 극단에서는 최고선임 단원이다. 어쨌거나 이렇게나 젊은 대표 체제는 지역 연극계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다.먼저 이날 이훈호 전 대표의 큰딸 이연욱 씨의 말에서는 도대체 연극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람들이 열심인가 생각하게 됐다."장자번덕은 제가 태어난 해에 창단됐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특
주말이면 아내는 일을 하러 나가고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나면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텅 빈 집을 지킨다. 딱히 취미도 없고 날씨도 추워서 자연스레 소파와 한 몸이 된 채로 TV 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예전에는 볼 게 없어서 채널을 돌린다지만 요즘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범람으로 볼 게 너무 많아 뭘 봐야 할지 몰라 채널을 돌린다.최근 재미있게 본 드라마 . 아름다운 제주도 풍광과 송해를 AI로 구현한 장면과 드라마 수록곡으로 '가왕' 조용필의 노래가 흘러나와 시작부터 관심을 끈다.
아침에 세 개나 저녁에 세 개나. 뭐가 달라질까. 중국 전국시대 송나라의 저공이라는 사람이 원숭이를 기르고 있었다. 가정이 그리 넉넉지 않았던 저공은 궁리 끝에 원숭이 먹이를 줄이고자 했다. 그래서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朝三暮四)씩 주겠다고 했더니 원숭이들이 반발했다. 이에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씩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기뻐했다는 고사성어가 생각나는 시절이다.새해 벽두부터 연일 파격적인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대체로 세금을 깎아주거나 정부 재정지원을 늘리고 규제를 확 풀겠다는 내용이다. 역대급 세수 부족
22대 총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후보자들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정작 게임의 룰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제 개편과 선거구 획정은 감감한데, 정치권은 이합집산에 바쁜 모양새다.경남에서는 10일 오후 7시 현재 16개 선거구에 69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15명, 국민의힘 45명, 정의당 1명, 진보당 6명, 자유통일당 2명이다. 지역구별로는 김해 을이 8명으로 가장 많고, 창원 의창 7명 순이다. 국민의힘은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현역 의원들까지 가세하면 공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 하루를 담은 영화 관객 수가 1200만 명을 넘어섰다. 12세 이상 볼 수 있으니 4명 중 1명꼴로 이 영화를 본 셈이다. 자연스럽게 젊은 층에선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벌어진 사건과 역사를 공부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한다.떳떳하지 못한 과거사를 사람들이 되새기는 일은 누군가에겐 마땅찮다. 12.12 쿠데타 후계 세력은 여전히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시선이 따가워선지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12를 일으킨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를 척결한 건 김영삼 정부고, 당의 뿌리라고 했다.
그 고약한 전염병이 돌기 전에는 홀로 술잔을 드는 일이 좀처럼 없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좋았지 술이 좋은 게 아니었다. '혼자 술을 마시지 않는다'와 '해장술을 하지 않는다'가 알코올 중독을 부정하는 강력한 근거였다.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자가점검' 10개 문항을 하나씩 지우면서 가까스로 지킨 자존심이다. 이제는 해장술 항목만 남았다.아내는 종종 맛있는 반찬을 못 내놓겠다고 투정부린다. 내놓는 족족 안주로 삼는 꼴을 못 봐주겠단다. 그래 봤자 와인이나 청주 한두 잔이다.한두 잔? 이 대목에서 잔 크기를 따지는 것은
최근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에서 '재무쟁이는 이해를 포기한 산업'이란 제목의 영상이 그 나름 화제가 됐다. 출판 산업 이야기다.영상에서는 출연자인 회계사가 우리나라 문학 출판사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이야기한다. 그는 이를 토대로 출판 산업을 '화석 같다'고 표현했다. 급격하게 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적어도 재무제표상으로는 변화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는 출판 업계 내부에 있으면 그다지 위기감을 못 느낄 것 같다고 했다. 매출이 일정하게 유지되니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해도 그냥저냥 살아지기 때문이다.영
지난달 29일(한국 시각)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차 투표에서 전체 투표수 165표 중 119표를 획득하며 2030년 세계 엑스포 개최지로 결정 났다. 뒤를 이어 대한민국 부산이 29표, 이탈리아 로마가 17표를 얻었다.부산 시민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부산이 2030년 세계 엑스포 개최지로 결정되기는 처음부터 힘들었다고 본다.그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옆 나라 일본에서 2025년 오사카·간사이 세계 엑스포가 열린다. 일찍이 또 다른 이웃 나라 중국은 203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