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 이전 거론해 홈팬 속 태우는 NC
시 지원 부족 말할 때 자신도 돌아봐야

마산 야구팬들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서러웠다. 롯데자이언츠는 선심 쓰듯 1년에 두어 차례 제2 연고지 마산을 찾았다. 지역 팬들은 그것에 고마워하며 야구 갈증을 풀어야 했다. 그 시간은 30여 년간 이어졌다.

2011년 지역 팬들은 '진짜 우리 연고 구단' NC 다이노스를 맞이하게 됐다. 그해 3월 31일 당시 김택진 구단주는 프로야구단 창단 이유를 밝혔다.

"내가 야구로 용기를 얻었듯, 나 또한 야구를 통해 많은 사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싶다."

지역민들 심장은 그렇게 요동쳤다. NC 다이노스는 2013년 1군 첫 시즌에서 9개 팀 중 7위를 기록했다. 이듬해 두 번째 시즌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2020년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구단 운영은 김택진 구단주의 '동화 같은 야구단'과는 거리 멀었다. 승부 조작, 선수 음주 운전, 직원 사설 스포츠토토 베팅, 코치의 경찰관 폭행, 외부인과 술자리 파문, 코치 간 음주 폭행…. 구단은 이들 사건마다 은폐·침묵하다 화를 더 키우기도 했다.

NC 다이노스가 '연고지 이전'을 놓고 여전히 팬·지역민 애를 태우고 있다. 구단은 창원시 1300억 원 규모 지원안에 "실효성·구체성이 떨어진다"며 확답을 안 하고 있다.

구단은 창원시 지원 부족을 말함과 동시에 자신들 또한 돌아봐야 한다. 스스로는 야구팬들 마음을 얻으려 얼마나 열정을 쏟았는지를. 창단한 지 15년 가까이 흘렀지만, 홈 롯데전은 여전히 안방인지 원정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NC는 비인기 구단이다.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NC 홈 구장 관중은 10개 팀 중 최하위권이다. 홈 평균 관중은 2023년 7854명으로 9위, 2024년 1만 261명으로 10위였다. 올해는 1만 1046명(대체 홈 구장 사직·울산 제외)으로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10위다. 이는 1위 삼성 2만 2963명의 절반 수준이다.

이게 단지 창원NC파크 기반 시설 부족 때문일까. 그것이 성립하는지를 알려면, 원정 경기 관중 동원력도 들여다봐야 한다.

NC 원정 경기 평균 관중은 2023년 9434명으로 9위, 2024년 1만 3559명으로 8위였다. 올해는 1만 5527명으로 키움(1만 3950명)·KT(1만 4844명)보다 높을 뿐 역시 8위다. 즉 NC는 홈 관중만 적은 게 아닌 비인기 구단이다.

NC 올해 홈 경기 만원은 5차례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특히 한화 51차례와 크게 비교된다. 그럼에도 창원시는 이번 지원안에 수십억 원을 들이는 2000석 증축 계획까지 포함했다.

구단이 연고지 이전 문제를 꺼내든 시점도 고약하다. 이진만 NC 대표는 5월 30일 돌연 연고지 이전을 거론했다. 창원NC파크 구조물 낙하 사망 사고(3월 29일)가 있은 지 두 달 지난 시점이다.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창원시·구단과 시공 감리업체 등을 상대로 수사에 탄력을 붙이고 있을 때다.

NC 구단이 연고지 이전 문제를 언제까지 끌고 갈지 알기 어렵다. 그 사이 지역민·팬들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다. "불안해하는 연고지 팬들은 안중에 없는 것 같다."

지역 팬들은 '진짜 우리 구단'을 뒀지만, 그 옛날 롯데에 구애하던 것과 달라진 게 없는 지금이다.

/남석형 시민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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