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행 주거래는 지역경제 살리는 길
지방시대위의 자치분권 방안 응원한다

솔직히 좀 놀랐다. 지역의 공허한 목소리일 줄만 알았던 '지역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 은행 거래 활성화'를 대통령 직속기구인 지방시대위원회에서 다루고 있을 줄이야. 그것도 윤석열 정부에서. 윤 정부는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국정과제를 채택해 요란하게 발표했지만 말뿐이었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임기 내에 반드시 할 것처럼 계속해서 국민을 속이며 희망 고문만 하다 내란사태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지방시대위원회 보고서 <지역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은행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연구> 핵심은 지역 이전 공공기관의 경영 평가 때 '지역은행 거래활성화' 지표를 신설해 가점을 주자는 것이다.

지역은행의 공공기관 자금 예치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지역은행 자금 예치의 주체인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보고서는 지역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은행과의 상생·협력' 성과 창출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싶다.

한국경영학회에 따르면 지역은행 수신액이 1%p 증가하면 지역내총생산이 0.45% 증가하고, 사업체 수는 0.39%, 지역의 노동자 수는 0.26% 늘어난다. 이는 지역은행의 수신액이 증가할수록 지역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남 혁신도시에는 정부의 1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안전관리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11개 기관이 이전했다. 이들 기관 중 지역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선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주거래은행 선정에는 자금 집행 및 운용, 법인카드 관리, 시스템 연계, 임직원 복지 등을 평가하는데 해당 기준 대부분이 시중은행보다 지역은행에 불리하다.

LH의 올해 예산은 39조 6729억 원으로 이 중 비용 예산은 27조 4596억 원, 자본 예산은 12조 2133억 원이다.

지역은행인 BNK경남은행이 창원시 1금고를 맡아 관리하는 금액이 3조 9985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경남은행이 LH의 주거래은행을 맡는다면 지역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지역은행인 경남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점포 수는 103곳으로 경남에서 가장 많은 점포 수를 보유 중이다. 2024년 금융회사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 획득하기도 했다.

지역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은행 주거래은행 선정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금융)를 살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공공기관의 막대한 자금이 지역에 스며들어 지역경제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동력으로 만드는 것이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하다. 지역 이전 공공기관마다 규모, 성격, 운용 방식 등이 달라 지역은행이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는 것이 어렵다면, 주거래은행 선정과 관계없이 일부 예치금을 지역은행에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한다.

공은 이재명 정부의 지방시대위원회로 다시 넘어갔다. 하나 다행스러운 건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경수 위원장이 위원회를 이끈다는 점이다. 국가 균형 성장과 자치 분권 확대의 최전선에 선 지방시대위를 응원한다.

/주찬우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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