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30일까지 휴업 발표…보건노조·야당 "노조 혐오증 악의적 공격" 비난

경남도가 18일 진주의료원 휴업을 예고한(30일까지) 가운데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강성노조의 해방구'라고 표현해 반발을 사고 있다.

휴업을 발표한 경남도 보도자료에도 '의료원이 이념투쟁의 장으로 변질됐다'고 휴업 이유를 밝혀 경남도가 이 문제를 노동조합 문제로 끌고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실국원장 회의에서 "근무 10년 한 진주의료원 직원은 퇴직 후에도 평생 무료로 진료를 할 수 있게 노조에서 규약 개정까지 했다. 아마 도지사인 내가 진주의료원에 가도 진료비를 내야 할 것"이라며 "의료원장 위에 노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의 해방구이지 공공 의료기관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면서 "강성노조 해방구로 변해버린 진주의료원에 투입하는 돈보다는 이제 서부 경남 낙후지역 의료 지원을 강화하는 것으로 도 의료정책을 바꿔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또 "진주의료원 운영과정에서 부정부패와 리베이트가 있었는지 종합적으로 감사관실 법무담당관실에서 검토하라"며 "지난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에서 아직 돈이 환수되지 않고 처벌도 안 됐다. 이 문제도 송무담당관과 감사관실이 재검토해서 환수할 돈은 환수하고 처벌할 것은 처벌하도록 해라"고 덧붙였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강성노조를 때려잡으려고 진주의료원을 폐업한단 말이냐"며 "오히려 진주의료원은 경남도 무책임 경영의 해방구였다. 홍준표 지사는 '노조 혐오증'을 버리고 악의적인 매도를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진주의료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분석해 보니, 폐업을 정당화하려고 악의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시간 외 수당이나 보수 초과지급은 의사를 유치하고 의사의 사기를 북돋우려고 경영진 측에서 의사에게 지급한 것으로 대다수 일반 직원과는 무관하다. 또한, 공금을 부당하게 지급한 것도 일반 직원이 아니라 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민주개혁연대 여영국 도의원도 "환자 가족이 나섰고 종사자가 생존권 차원에서 눈물 어린 호소를 하고 있는데,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문제를 노조 문제인양 몰아가고 있다"면서 "과연 강성노조가 7개월치 임금을 체불하고 구조 조정, 명예퇴직에 합의했겠느냐. 홍 지사는 비겁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진주의료원 폐업 의도는 공공성 상실이니 적자 많다느니 하는 것은 모두 거짓말이고 자기한테 표도 안 되고 마음에도 안 드는 노동조합 없애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진주의료원 환자 보호자 7명과 노조원, 민주개혁연대 도의원이 휴업 강행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주의료원에 어머니가 입원한 이광희(57) 씨는 "경남도는 진주에 병원이 많은데 의료원 하나 없앤다고 무슨 문제냐 하는데 병원 많으면 뭐하나. 돈 없으면 그림의 떡"이라며 "어머니 돌아가실 것 뻔히 알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가는 그 죄책감을 평생 어떻게 지고 사느냐. 나는 병원을 옮길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도의원과 환자 보호자가 도지사와 만나려 했으나 도지사실로 가는 방화벽을 내린 채 도청 경찰대가 이를 저지해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20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휴업 예고 조치를 발표하겠다던 윤성혜 복지보건국장은 서면 브리핑으로 대체했다. 오후 2시 보건의료노조와 보호자는 다시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단 1명이라도 환자가 남으면 의료인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몇 시간 항의 끝에 조진래 정무부지사를 면담했지만 책임 공방만 오갔다.

경남도는 오는 30일까지 휴업을 예고하고 환자 전원 조치를 취하고서 '적정한 시점'에 휴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7명 의사 가운데 계약이 남은 11명 의사에 대한 계약해지를 두고 법적인 논란 소지도 있어서 휴업 사태 또한 장기화될 조짐이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