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경창상가. 이 건물은 옛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상가로 손꼽힌다. 지난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창원 일대가 본격적으로 신도시로 개발될 무렵 지어졌으니 역사만 무려 30여 년에 달한다. 덕분에 옛 창원시 역사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건물로도 통한다.내부에는 낡은 건물만큼이나 오래돼 보이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이들 식당 중에는 상가가 처음 생길 때부터 생사고락을 함께한 집도 더러 있다.상가 1층 뒷문으로 ...
지난여름, 경남 등 한반도 남해안 전역에는 강력한 태풍 두 개가 스쳐갔다. 그때 기자는 비로소, 수십 년 만에, “비가 올 때는 회를 먹지 말라”고 한 뜻을 깨달았다.그간 어떤 위생 문제이겠거니 막연히 짐작만 해왔는데, 참으로 간단명료했다. 배가 못 뜨니 물고기를 낚지 못할 것 아닌가. 요즘은 양식을 많이 해서 상관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하루 이틀만 수조에 묵혀도 그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게 해산물이다.물...
최근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들의 경우 매년 회사 차원에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국민들에게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을 제공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고 있다. 건강검진은 특별한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는 것과는 다르다.평소에 질병이나 증상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검사를 통해 질병의 유무를 조기에 진단하여 조기 치료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김장철은 다가오는데 주부들은 안쑤시는 데가 없다. 자연히 한숨이 커진다. 설거지를 하는 손목은 바늘로 찌르듯이 시큰거리고 걸레질하는 허리와 무릎은 AS를 원하는 기계처럼 통증으로 호소한다.창원에 사는 주부 B(61세)씨도 고질병처럼 찾아오는 허리 통증에 참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허리가 원인이 아니라 생소한 ‘퇴행성 고(엉덩이)관절염’이라는 것이다. 관절염이라고...
경남도의회 후반기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정재환(59·새누리당·양산2) 의원은 인터뷰 첫머리에 “낮은 자세로 의원님들의 눈높이에 맞춰 의회를 운영하겠다는 소신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여야 간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내면서 도민들의 민생에 발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을 덧붙였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의 소통론을 접할 수 ...
최재민 신안면장“공무원으로서 시작도 이곳 면서기로 했고, 군청 건설계장으로 있다가 여기로 다시 왔는데, 내년이 정년입니다. 올해 12월까지 여기 있는데, 공직생활 잘 마무리해야지요.”최재민 면장은 산청군 신안면이 고향이기도 하고 그의 공직 생활중 이곳이 마지막 임지라고 했다.“인구 중 반 정도가 젊은 층입니다. 산청군 내에서 경제 활동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방...
“면 단위에서 서울 가는 버스가 1일 40회 운행된다모는 말 다 했지예. 전국에서 여게 말고는 없는 일 아임니꺼.”경남 서부에서 산청군 신안면 원지마을이 교통 요충지와 신주거단지로 뜨고 있어 눈길을 끈다.이곳 원지마을은 서울은 물론 산청, 함양, 거창으로 관문인 동시에 지리산 중산리로 들어서는 관문이기도 하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나고 단성톨게이트가 들어서면서 1일 교통량과 유동인구가 대폭 늘었다.&l...
50년 전통 제일식당“제일식당 말고 시장에서 밥 먹을 만한 곳은 어디에요?”뭔가 아쉬운 듯 젊은 사람들이 양말장수 아지매에게 물어본다.이미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이어있다. 제일식당 앞이다.좁은 식당 1층과 2층은 물론 식당 앞 평상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기다리고 있다.제일식당은 1960년대부터 3대째 이어오는 식당이다. 메뉴는 가오리, 육회비빔밥, 해장국, 국밥, 육회 등 5가지이다. 이중에서 육회비빔밥...
하동 하면 문화와 관광, 풍요로운 농촌이 먼저 떠오른다. 10여 년 동안 하동군민과 함께 호흡해 온 조유행(67·새누리당) 하동군수는 이러한 하동을 경제도시로 만드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2003년 지정받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내 4개 산업단지를 어떻게 얼마나 잘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하동의 미래가 달렸다고 말한다. 청신호가 왔다. 우여곡절 끝에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추진이 본격화했다. 더불어 주변 3개 산업단지도 ...
시장을 지키는 사람들“우리가 똘똘 뭉치모는 옛날처럼 호시절 올끼다”김종문 번영회 사무국장 칠복상사 임성자 씨 생선골목 장유임 씨 대창전자그릇종합 차성수·이미향 부부시장을 지키는 사람들“아암, 그래서 사람 사는 맛은 시장아이가”중앙땅콩 하진순 씨보라커피 장태순·전보라 모녀50대 주부 이봉숙 씨20대 주부 이미진 씨시장을 지키는 사람들“진주 문화전통 맹...
“전국을 보더라도 우리 시장만큼 조건 좋은 시장은 없습니다. 구역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어요. 시장 짜임새만 보더라도 진주의 상가 1번지입니다.”진주중앙시장 번영회 전진생 회장은 ‘중앙시장통’이다. 그는 이곳에서 25년 동안 장사했다.“현재 35대 회장인데 33대, 34대 회장도 제가 했습니다. 역대 회장님들이 60대 이상이었는데, 저는 40대에 회장에 도전 했지요. 상인회...
진주 비단진주중앙시장에 가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가게가 비단, 한복을 다루는 주단가게이다. 시장 내 30여 곳이 밀집해 있고, 시장 2층에 올라가면 재단하고 바느질하는 한복상회가 빼곡이 줄을 이어 있다.“아들 딸 혼사때 경남 서부 사람들이 꼭 오는 데가 진주중앙시장 비단 가게였지. 여기 와야 일을 치를 수 있으니까.”진주 인근 지역에서 예순 넘은 어른들은 백이면 백, 다 하는 말씀이다.옛날부터 진주하면 ...
“기갱꺼리가 업떤 시절에 중앙시장이 젤루 기갱거리가 많은 데였제. 장에 오면 오만 사람들이 다 쏘다지는데, 벨벨 일도 많았다아이가. 신기한 것 만코, 사람도 젤 많은 데였으니께. 하동에서 시집와가꼬 여게 시장 처음 왔을 때, 아이구 여가 무신 벨천지 인줄 알았다아이가. 세상에 이런 시상도 있구나 싶었제.”지난 10월 8일 시장 길목에서 만난 김화자(76·이현동) 할머니는 새댁 시절 처음 본 장...
진주중앙시장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예전부터 전국 5대 시장으로 손꼽힐 만큼 규모가 큰 시장이다. 이곳은 2010년 진주중앙유등시장, 장대시장, 청과시장으로 분리됐다. 이들 시장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있다. 시장이 처음 형성될 때부터 ‘한 덩어리’였던 지라 시민들은 굳이 이곳 시장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상인들도 굳이 구분하여 말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경남 서부 지역민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삶의 ...
“쪼갠만 있으모는 금세 볼 복까진다 아이가.”눈앞으로 달려드는 산빛을 보며 진주에서부터 같이 간 일행이 던진 말이다. 뭔 말인가 싶어 쳐다봤더니 “단풍끼가 있다고!” 소리친다.10월 초, 아직은 눈치 채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벌써부터 초록은 온통 긴장하고 있었다. ‘붉은 혁명’은 예고되어 있었다. 2주 쯤 지나면 단풍은 위에서부터 점점 아래로 진군해 올 것이다. 산...
그냥 걷고 싶었다. 제주올레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2000km. 꼬박 넉 달이 걸렸다. 길 위에서 나는 목적 없이도 생을 지탱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희망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여기 두 달이 넘게 제주도를 걷는 사내가 있다 두 번이나 발톱이 전부 빠졌다는 그는때론 하얀 바닷길을 때론 어둔 숲길을머리가 멍해지도록 걷고 또 걷는다고 했다. 나는 ...
설미정(42) 씨는 본인을 일러 타고난 나눔형이라 했다. 무엇을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받아내기 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며 그 속에서 나누는 그런 일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20대는 그이에게도 요구와 투쟁을 주문했다. 부산에서 보낸 대학 시절이 그랬던 모양이다. 그러다 20대 중반에 창원으로 넘어오게 됐고, 거기서 설 씨는 새로운 운동 형태를 만났다. 그러면서 줄곧 한 우물을 파게 됐다.독립 영화 공동 제작자...
“2003년 마산 공설운동장 체육관에서 경남민속경연대회가 열렸는데, 연등바라춤을 추는 한 여인에게 첫눈에 반했죠. 원래 제가 춤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인데, 그전부터 춤 사진을 찍으러 여러 군데 돌아다녔습니다. 그 여인은 지금 두 딸의 엄마이자 제 아내인 서남주 씨입니다.”김완수 씨는 탈춤·승무·학춤·살풀이 등 전통춤의 가락과 움직임을 화려한 오방색으로 표현하는 ...
거창군 주상면에서 유한농원이라는 사과 농장을 운영하는 한호균(56) 대표. 젊어서는 고생도 많이 했지만, 지금 한 대표 곁에서는 아들 상진(33) 씨가 든든한 버팀목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유한농원은 1ha(3000평)에서 1850그루의 사과나무를 키운다. 지난해 소득은 약 2억 원. 하지만, 올해는 볼라벤과 산바 등 연이은 태풍으로 절반 이상이 피해를 봤다.아버지 이야기IMF 외환위기 때 귀농 결심적극적으로 품종·...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84-1. 부림시장 바로 옆 골목에 있는 건물 입구에 ‘별+초학교’라는 작은 간판이 붙어 있다. 이 건물 3층이 ‘사단법인 창원가온누리센터’, 통칭 ‘보리학교’라고 불리는 곳이다. 별초학교는 보리학교 옛날 이름이다. 3층에 들어가면 오른쪽에 작은 사무 공간이 따로 있고, 나머지 공간에 책상과 칠판이 놓여 있다. 벽 곳곳은 책꽂이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