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생 진주중앙시장 번영회장을 만나다

“전국을 보더라도 우리 시장만큼 조건 좋은 시장은 없습니다. 구역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어요. 시장 짜임새만 보더라도 진주의 상가 1번지입니다.”

진주중앙시장 번영회 전진생 회장은 ‘중앙시장통’이다. 그는 이곳에서 25년 동안 장사했다.

“현재 35대 회장인데 33대, 34대 회장도 제가 했습니다. 역대 회장님들이 60대 이상이었는데, 저는 40대에 회장에 도전 했지요. 상인회 힘든 일이 많습니다. 시장을 위해 옳은 일을 해보려고 도전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협조가 안 되니까 힘드네요.”

전 회장은 시장 이야기를 꺼내면서 조금 갑갑한 듯했다. 그는 전통이니 재래니 덧붙여지는 시장을 보다 ‘젊은(?) 시장’ ‘소비자가 찾는 시장’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상인들이 옛날처럼 열정을 가지고 장사를 했으면 좋겠어요. 나도 여기서 25년을 장사 했는데, 과거에 우리가 지게를 지고도 살았는데, 시장이 침체되니까 상인들도 의욕을 잃은 것 같아요. 옛날처럼 일하지는 않아요. 그럴수록 더 노력해야 돼요. 소비자 이동은 순간입니다. 시장 주위에 대형마트가 몇 군데 나 있고, 백화점이 있으니까 소비자들 선택을 받으려면 꾸준히 노력해야 돼요. 예를 들면 진주는 시골을 많이 끼고 있으니까 문을 일찍 열어야 합니다. 근데 영업시간이 들쑥날쑥해요. 문을 여는 것도 점점 늦어지고. 옛날처럼 새벽같이 문 여는 데가 없어요.”

진주중앙시장-전진생 번영회장 / 사진 김구연 부장

전 회장은 하소연을 하듯 띄엄띄엄 털어놓았다.

“시장도 각 매장이 대형화되어야 삽니다. 적어도 매장이 30평이 되어야지요. 점포 숫자보다는 각각 규모화가 되어야 하고 또 점포수와 주차수가 비율이 같아야 합니다. 현재 112대 주차시설인데, 앞으로 500대 규모만 갖추면 대형마트와도 경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품목을 고루 갖추어야 합니다. 명절 때는 생선가게, 어물전에 손님이 많은데, 시장 시설 자체가 미비합니다. 부산, 삼천포, 통영 등에서 오는 서부지역권 수산물이 여기서 다 공급되는데, 그 쪽도 빨리 아케이드 설치가 돼야하고 시설 개선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느껴진다고 했다. 전 회장은 정부 지원을 통해 시장의 시설화가 이뤄지고 상인교육이 정기적으로 이뤄져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주차장이 없고 아케이드 공사를 안 했으면 손님구경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상인들도 상인대학을 통해 의식구조가 조금씩 바뀌었어요. 어떻게 해야 소비자들이 찾는 시장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지난 추석 때는 경기가 좋았어요. 온누리상품권도 정착이 잘 되어 이번에 한몫 했지요.”

시장 골목마다 다른 시장에서 볼 수 없는 유등이 대단히 특색 있다고 말하자 전 회장의 목소리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그는 시장 통로에 등을 전시해놓으니 파손되는 것이 너무 많다며 안타까운 심정도 털어놓았다.

“지난해부터 우리 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돼 내년까지 지원을 받습니다. 지원 첫 해 사업으로 진주 볼거리인 유등을 생각한 거였지요. 시장 안에 유등을 단 것은 생활형 시장에다 문화관광형 시장을 접목하는 차원입니다. 365일 유등을 켜놓음으로 볼거리도 제공하고 진주 대표축제인 유등축제와 연계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거였지요.”

그는 현재 중앙시장 내 유등은 천으로 만든 등이 아니라 종이 등이라며 사람들이 손을 대거나 함부로 해서 앞으로 얼마나 견딜지 걱정이 된다고도 말했다.

“중기청이나 시장경영진흥원에서 하는 시장투어나 박람회가 실제 시장 상인들에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런 행사가 없다면 시장을 알리고 상인들이 찾아오는 게 힘들지요. 어린이현장체험으로 전통시장견학이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 지역 내에서 많이 오지요. 초등학생들은 차량이 없고 1회 견학인원이 너무 많아 운영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대체로 많이 오는 편입니다.”

전 회장은 정부나 사회단체에서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이제는 상인들 의식변화가 확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이 변해야 합니다. 정부지원이나 주변 단체들의 지원도 먼저 상인들 의식구조가 변하는 것을 전제로 받아야 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