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명-윤석열 대통령 등 공천 관련 통화 확인
보고서 작성하고도 윤 대통령 부부 조사 이어지지 않아

‘명태균 사건’ 부실 수사 정황이 또 드러났다. 창원지방검찰청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핵심 정황을 지난해 확보하고도 수사에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검찰은 뒤늦게 ‘김건희 여사 수사’를 거론하고 있다.

명 씨 사건 핵심은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공짜 여론조사’ 대가로 윤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전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했는지 여부다.

지난해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한 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통화 시점은 2022년 5월 9일로 “김영선이를 좀 (공천) 해줘라 그랬는데”라는 윤 대통령 발언이 확인됐다.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둔 때로 김 전 의원 창원 의창 국민의힘 후보 공천 발표 전날이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염태영 의원이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창원지검 서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염태영 의원이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창원지검 서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또 다른 공천 개입 핵심 정황도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 <뉴스타파>는 창원지검이 지난해 11월 9일 작성한 수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수사 보고서를 보면, 창원지검은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공천 관련해 통화를 했고 관련 녹음 파일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 보고서에는 대선과 재보선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명 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도 들어 있다. 대화 시점은 명 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5월 9일이다. 이 전 대표가 명 씨에게 당선자(윤 대통령)가 창원 의창 지역구 경선을 언급한 것 같다고 말하자, 명 씨는 놀란 듯 “윤한홍(국회의원)이 장난친 겁니다”라며 “사모님(김건희)과 당선인에게 물어보세요”라고 말했다.

명 씨는 다시 이 전 대표에게 “사모님이 대표님께 전화 드릴 겁니다”라며 “의문 나는 게 있으시면 사모님께 전화 드리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명 씨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라며 “윤상현(당시 국힘 공천관리위원장)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영선으로 전략 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명 씨가 윤 대통령과 나눈 통화를 녹음한 사실도 확인했다. 명 씨가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저장된 파일을 컴퓨터로 재생한 기록을 확인한 것이다.

이처럼 창원지검은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 이준석 전 대표가 김 전 의원 공천을 놓고 나눈 대화 등을 파악한 후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고서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윤 대통령 부부 조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즉 일선에서는 수사에 의지를 보였지만, 수뇌부 단계에서 사건을 뭉개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은 뒤늦게 ‘윤 대통령 부부 수사’에 시선을 두는 분위기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지난 14일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김 여사 소환도 열려있다는 취지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언론에 “준비되는 대로 김 여사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소추 특권을 유지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신 김 여사부터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야권 ‘명태균 특검법’ 발의, 그리고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에서다.

앞서 정유미 창원지검장은 “어느 정도 수사 마무리된 것은 정리하고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라며 “특검이 성사돼 요청한다면 사건을 주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창원지검은 명태균 사건 수사 중간발표를 조만간 할 계획이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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