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창원도시철도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 입수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진해구 진해구청까지 노면전차로 잇는 '창원도시철도'가 옛 마산과 창원지역에 심각한 교통 체증을 일으킬 것이라는 정부 보고서가 나왔다.
가장 우려되는 지역으로 대단위 주거단지인 남산동 구간(가음정 주공아파트 앞)과 상업지구인 서성동 구간(부림시장 앞)을 꼽았다.
12일 경남도민일보가 입수한 '창원도시철도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기획재정부 의뢰로 진행, 한국개발연구원, 2011년 1월)에 따르면, 창원도시철도 전체 길이 33.6km 가운데 2.73km(서성동 구간 1.53km, 남산동 구간 1.2km)가 도로 폭이 2.5m에 못 미쳐 도시철도가 만들어지면 4차로는 2개 차로를 도시철도에 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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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도시철도가 택한 '노면전차' 방식은 기존 도로의 노면을 그대로 쓰기 때문이다.
이렇게 왕복 2차로가 되면 도시철도와 기존 버스, 택시, 자가용 등이 하나의 차로(도시철도 노면)를 써야 하므로 심각한 교통 체증뿐 아니라 각종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나아가 도시철도의 생명인 정시성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타당성 조사 보고서는 "주민들이 사업 추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면밀한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또 조사 보고서는 도시철도 노선으로 혼잡한 도로를 피해 대체도로로 우회할 때 사화사거리와 봉림중 삼거리의 교통량은 최대 8%까지 증가하고, 창원대로와 원이대로 또한 연쇄적인 교통량 증가를 예상했다.
이와 함께 KDI는 다른 경전철과 달리 도로 신호와 교차로를 피할 수 없는 도시전철 특성상 현실적인 운행 속도를 계산할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KDI가 산출한 창원도시철도의 운행 속도는 27.27km/h다.
모두 70곳의 교차로를 만나 교차로당 10.9초를 지체하고, 38곳의 정거장마다 20초씩 정차해 시작점인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종점인 진해구청까지 57분 6초가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시철도 운행으로 기존 버스와 택시 등의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21년을 기준으로 시민들의 하루 이용 횟수는 버스 4만 1215대, 택시 1만 489대인데, 이 수치만큼 도시철도 수요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KDI는 '이 사업 개통 이전에 기존 버스운송회사와의 노선 조정과 수입 배분에 대한 조율 필요성'을 명시해 놓았다. 하루 버스 이용 횟수가 4만 1215대를 넘지 못하면 연간 160억 원(버스비 1100원 기준), 택시 1만 489대 수요가 사라지면 연간 69억 원(기본요금 기준) 정도 수익금이 줄어드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옛 창원시와 진해구 경계지점인 국도25호선 통과 구간은 사유지 매입을 최소화하고 국도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두산인프라코어 진입도로를 통과하는 대안 노선을 택해야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측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런 요인 때문에 KDI는 이 사업의 경제성 점수(B/C)를 0.81, 정책성 점수(AHP)를 0.502로 결론 내렸다. B/C가 1.0이 안 돼 경제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정책성은 0.5를 겨우 턱걸이로 넘겼다.
KDI는 "국내에서 노면 전차를 시행한 사례는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여타 도로와 철도사업에 비해 면밀한 사전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남도는 이르면 다음달 창원도시철도 사업 기본계획 승인신청을 할 예정이다. 계획이 승인되면 용지를 사들여 착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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