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도시철도 어떻게 되나] (1) 도시철도는 노면전차…지하나 지상이 아냐

2020년이면 창원에 새로운 교통시스템이 탄생한다. '노면전차'가 그것이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지난 2009년 1월 '경상남도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진해구 진해구청까지 노면전차로 연결하는 창원도시철도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 이에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 지난 1월 경제성(B/C=0.88)은 확보하지 못했으나 정책성(AHP=0.502)이 가까스로 인정돼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르면 다음 달 기본계획 승인신청 절차를 밟는다.

그러나 정작 이 교통수단의 수혜자인 주민들은 도시철도가 어떤 방식인지, 어디로 다닐지, 각자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셈하지 못하고 있다. 한 차례 공청회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주민 설명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행정에서는 "그야말로 사업 초기"라면서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등 절차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앞으로 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매번 설명회는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는 서류상의 요건을 갖추기 위한 제스처에 그치고, 주민 대부분이 문제점을 인식할 때쯤이면 사업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기 일쑤다.

이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주민 참여'(PI, Public-Invovlement) 개념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2007년 국토해양부는 PI 매뉴얼을 만들어 각종 도로사업에 반영할 것을 권장했다. 시범사업인 춘천∼양양 간 고속도로 공사는 사업 전 단계부터 정부와 주민, 전문가로 구성된 '갈등예방협의회'를 구성, 토론회와 공청회를 주도했다. 의견 수렴만 스물다섯 차례 진행하면서 민원 없는 공사라는 성공 사례로 남았다.

물론, 이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여전히 대부분의 정부·지자체 사업들은 주민의 의견을 묻는 데 인색하기 짝이 없다. 이에 <경남도민일보>는 사업비가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는 창원도시철도의 시스템과 운영 방식, 전 구간 노선을 알리고 이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보려 한다.

창원도시철도는 노면전차다. 지하철이나 지상으로 달리는 경전철이 아니다. 노면전차 또한 경전철의 한 종류인데, 김해 경전철처럼 별도의 철도도로를 만들지 않고 도로 위를 달린다는 데 차이가 있다. 말 그대로 버스와 택시, 자가용 등이 다니는 도로 위를 전차가 달리는 형태다.

우리나라에는 전례가 없어서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로 유럽에서 운행 중이다.

도시철도는 도로의 한 차로를 점유해 매립형 철로를 깔아 그 노선만 다니게 된다. 따로 역에 가지 않아도 바로 탈 수 있고 별도의 주행로를 만들 필요가 없어 건설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버스나 택시처럼 신호체계에 따라야 하고 도로 양쪽으로 하나씩 두 개의 차로를 점용하기 때문에 버스나 택시, 자가용 운행에 불편을 준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진해구청까지 가는 데 교차로만 70개 통과해야 하고, 종점까지 시간도 57분 6초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또 구간 중 4차로 도로는 어쩔 수 없이 노면전차 철로를 다른 교통수단과 함께 써야 한다. 마산 서성동 부림시장 구간(마산이마트∼육호광장 시작점)과 창원 가음정 아파트 구간(남양초교∼삼정자교차로)인데, 노면전차 통행이 우선인데다 버스와 자가용 등에 자유로운 차로는 1개밖에 없어 주차는 물론이고 짧은 시간 정차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도시철도는 1차로를 전용 혹은 혼용하면서 중앙선에 섬 모양으로 정거장을 만들어 내리고 타는 식이다. 건널목을 건너 정거장으로 가고, 정거장에서 내리면 버스나 택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환승체계를 갖춘다. 정거장은 평균 간격이 899m로 모두 38곳이 만들어진다. 유인 철도로 배차 시간은 5분 간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노면이지만 고가와 터널도 있다. 진해구간에 들어서 풍호동 양쪽으로 기존 고가도로를 보강해 노면전차가 다녀야 하고, 창원시청 광장 앞은 지하터널, 가포동에서 해안도로 앞까지, 성주광장에서 진해로 넘어가는 방향에 터널이 계획돼 있다.

 

<창원도시철도 어떻게 되나>
1. 도시철도는 노면전차
2. 노선 어떻게 되나
3. 노선 따라가 봤더니 (상)마산구간>
4. 노선 따라가 봤더니 (하)창원·구간>
5. 예상되는 문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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