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도시철도 어떻게 되나] (3) 노선 따라가 봤더니 (상)마산구간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산을 관통한 터널(2015년 완공)이 도로를 만나는 지점에 섰다. 신마산 해안도로가 끊어지는 곳이다. 가깝게는 가포 신항, 해양 신도시, 멀게는 로봇랜드와 구산 해양관광단지 예정지를 도심과 연결하는 길로, 창원도시철도 또한 도심과 만나는 사실상 첫 지점이다.
'드림베이길'(6차로)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도로에 이어 '해안로'(8차로)까지는 폭이 넓어 노면 전차가 다니더라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마트 마산점에서 서성길 끝까지 1.53km 구간이다. 4차로 중 2차로를 노면 전차에 내주면 도로는 사실상 마비되므로, 창원 가음정 구간과 더불어 '혼용 구간'(노면 전차와 버스, 택시 등이 1차로를 함께 쓰는 구간)으로 정해진 곳이다.
4차로인데다 각종 점포가 빽빽하게 도로와 맞닿아 있다. 앞선 8차로 해안로는 이마트 앞에서 갑자기 4차로로 줄고, 여기에 노면 전차까지 다니면 상당히 혼잡해진다.
도시철도의 생명인 '정시성'을 맞추려고 노면 전차를 최우선 삼는 신호체계가 운영되면 택시와 자가용은 이 도로를 피하려고 뒷길로 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우회도로가 없거나, 있어도 주택가 좁은 도로라서 우회 차량이 많을 경우 때 아니게 동네 골목이 간선도로 역할을 할 수 있다. 각종 사고 위험과 생활 불편이 예상됐다.
특히, 가게 앞에서 크고 작은 물건을 내리고 실어야 하는 상인 처지에서는 답이 없다. 1차로를 혼용한다 해도 노면 전차가 우선인 1차로 외에 한 개 차로밖에 여유가 없어 이 구간 주차는 물론이고 잠시 정차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4차로 도로변은 지금도 주·정차한 차들로 실제 2차로 도로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2개 차로를 노면 전차가 5분 간격으로 다니면 다른 차들은 아예 진입조차 어렵다. 노면 전차가 다니면 지금 양쪽 한 차로를 차지한 주·정차 차량이 어디론가 가야 하는데, 도로변 소규모 영업점이 별도 주차장을 갖출 리 만무하고 뒷길이 없는 곳도 많아 그야말로 주차 대란이 벌어질 것 같다.
혹 1차로를 달리던 트럭이 고장 나 멈추기라도 하면 전차 사고뿐 아니라 시간을 제때 지키지 못해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교차로를 지나 부림시장 구간으로 들어서면 곧 지하상가가 나온다. 1량에 10t에서 많게는 25t까지 무게가 나가는 노면 전차가 상시로 다니려면 지하상가 안전성을 점검해야 하는 지점이다.
이 구간 승강장은 부림시장 앞이다. 창동과 오동동 상권을 이용하려는 시민은 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미 버스와 택시 등이 잘 갖춰진 노선이어서 노면 전차라는 대중교통 수단이 하나 더 느는 것이 어느 정도 집객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이곳 또한 도로에 인접한 상가에 짐을 부리기 위한 주·정차는 불가능하다.
창동통합상가상인회 김경년(49) 간사는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게 일차적인 반응이다. 창동·오동동 상가뿐 아니라 마산지역의 관광코스와 잘 연계되고 홍보가 잘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도 같다"면서도 "하지만 자가용 시대에 조 단위 거금을 들여 도시철도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 괜히 정체 가중되고 상인들 장사하는 데 불편을 주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상권 입장에서는 어쨌든 변화가 있을 텐데,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창원도시철도 문제점을 짚어낸 김석규 창원시의원(창원 성산구 가음정·성주)은 "창원은 가음정 구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도로가 넓고 뒷길도 확보돼 있지만, 마산은 이미 빽빽하게 집과 점포가 얽혀 있어서 전반적으로 몸살을 앓을 것"이라며 "마산은 도로변에 주차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도로변 주차가 원천적으로 금지되면 주택가 앞과 아파트 안 도로 등에서 주차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원도시철도 어떻게 되나>
1. 도시철도는 노면전차
2. 노선 어떻게 되나
3. 노선 따라가 봤더니 (상)마산구간>
4. 노선 따라가 봤더니 (하)창원·구간>
5. 예상되는 문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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