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미래한국연구소 비공표용 여론조사 원본 분석
표본 임의로 부풀린 정황 확인…외부 유출 여부 '추가 관심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 씨가 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비공표 형태 여론조사를 최소 8건 조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작된 여론조사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유출됐는지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28일 <뉴스타파>는 명 씨가 실질 운영했다고 지목된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 2021년 9월 29일 비공표용 여론조사 원본 자료를 분석했더니 응답완료를 뜻하는 ‘E(END)’가 표기된 표본은 516개였지만 실제 여론조사 결과보고서에는 응답완료 표본이 2038개로 표기돼 1522개 오차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1522개 표본 오차만큼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는 주장이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질문에 윤석열 후보가 33.0%로 1위, 홍준표 후보가 29.1%로 2위를 기록했다. 윤 후보가 3.9%포인트(p) 앞선 결과인데, 실제 여론조사에 응답을 완료한 표본 516개를 기준으로는 윤 후보 31%, 홍 후보 30.4%로 0.6%p 차이에 그쳤다. 경합 구도가 윤 후보 우세로 둔갑한 셈이다.

가 2021년 국민의힘 20대 대통령선거 경선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비공표 여론조사 응답자 수를 분석한 결괏값. 9건 중 8건이 원본 자료와 보고서 표본 오차가 확인됐다. / 유튜브 영상 갈무리
가 2021년 국민의힘 20대 대통령선거 경선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비공표 여론조사 응답자 수를 분석한 결괏값. 9건 중 8건이 원본 자료와 보고서 표본 오차가 확인됐다. /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여론조사 당일 명 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 씨와 전화 통화한 녹음파일에는 “연령별하고 지역별하고 다 맞추고 여성하고 맞춰갖고 곱하기 그거 한번 해갖고 한 2000개 만드이소”라는 지시가 등장한다. 여론조사 응답완료 표본 500여 개에 1500여 개 표본을 임의로 더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라거나 “2~3% 홍보다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는 발언은 윤 후보 지지도가 홍 후보보다 높게 나오도록 세밀하게 지시한 정황으로 풀이된다.

표본을 임의로 부풀려 조작한 여론조사는 추가로 확인됐다. 2021년 9월 29일 여론조사를 포함해 5월 13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된 미래한국연구소 비공표용 여론조사 9건 가운데 8건이 원본과 보고서 결괏값이 달랐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문항을 기준으로, 8건 중 4건은 홍 후보가 유리한 결과였고 나머지는 윤 후보가 유리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첫날인 2021년 9월 3일, 미래한국연구소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403명을 대상으로 전화 응답 방식 여론조사를 벌였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응답에서 윤 후보는 30.1%, 홍 후보는 27.3%로 2.8%p 격차였다. 오차범위 이내지만 윤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다.

뉴스타파가 해당 여론조사 원본 자료를 분석했더니 응답완료를 나타내는 ‘E’는 1038명에 그쳤다. 정상 여론조사라면 자동응답 프로그램 모든 문항 응답자 수와 보고서 조사 대상자가 정확하게 일치해야 하는데, 실제 ARS 프로그램 전화를 받지 않은 365명이 포함된 셈이다. 특히 응답완료 1038명 기준으로 홍 후보 지지도는 30.1%, 윤 후보는 29.8%로 보고서와 1위, 2위가 바뀌었다.

명 씨는 앞서 KBS 취재에 “조작해서 뭘 할 건데요”라며 비공표용 여론조사 의미를 깎아내렸다. 반면 <뉴스타파>는 비공표용 여론조사라는 명 씨 주장이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2021년 9월 29일 강 씨와 전화 통화에서 명 씨는 “그 젊은 아이들 있다 아입니까, 무응답하는, 그 개수 올려갖고 2~3% 홍보다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라며 “외부에 유출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결국, 명 씨가 국민의힘 경선 시기에 선거관리위원회 검증이나 조사가 덜한 비공표 형태 여론조사를 최소 8건 조작했고 결과를 윤 후보를 포함한 당시 국민의힘 지지층에 유출해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 한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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