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 대표이사 "5차례 유죄 받아"
2019~2022년 처벌 사실 밝혀
지역·연령·성별 할당 않고 조사
"모두 명태균에 의해 저질러져"
전화번호부·동문 명부 활용 의혹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법원에서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자체 보유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대표성 없는 여론조사를 하는 식으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

미래한국연구소 대표이사로 등기된 김모 씨는 24일 <경남도민일보>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여론조사 관련으로 유죄 판결을 5회 받았다”라며 “모두 명태균 씨에 의해 저질러진 행위”라고 밝혔다.

강혜경(왼쪽) 씨와 명태균 씨가 사이가 좋았던 때 지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명태균 누리소통망
강혜경(왼쪽) 씨와 명태균 씨가 사이가 좋았던 때 지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명태균 누리소통망

앞서 김 씨는 자신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인 운영은 명 씨가 했었다고 증언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2018년 8월에 설립돼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대표로 있다가 2019년 4월에 김 씨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씨는 여론조사로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로 대표직을 떠맡았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민일보>는 김 씨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판결문 3건을 살펴봤다.

김 씨는 김 전 의원의 회계 담당자 강혜경 씨와 2019년 4월 3일 창원성산 재보궐 선거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가 위법 행위가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그해 3월 22일부터 4월 2일까지 선거여론조사를 9회 진행했다. 두 사람은 전 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조사자가 아니라 무작위로 피조사자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그해 6월 19일께 경상남도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조사 기준을 위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 설계서와 여론조사 계약서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니 김 씨와 강씨는 일부 문항을 삭제한 여론조사 결과분석표를 내는 등 거짓 자료를 제출했다. 이 일로 김 씨는 벌금 300만 원, 강 씨는 벌금 200만 원, 그리고 법인은 벌금 300만 원형을 받게 됐다.

김 씨는 2019년 9월에는 21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김 씨는 자체 보유한 전화번호 데이터 7만 8152개를 사용했다. 성별과 연령대별, 지역별 할당 관리를 하지 않은 채 조사 대상자에게 지지 여부를 물었다. 창원지방법원은 2020년 5월 김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법인에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씨는 2022년 4월 21일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4회 진행하면서 자체 보유 무선 전화번호 데이터 3만 8261건을 사용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2023년 2월 벌금 500만 원을, 법인은 벌금 300만 원을 받았다.

공직선거법에서 자체 보유 전화번호를 여론조사에 사용하지 않도록 금지하고 있다. 여론 조작 가능성이 있어서다.

명 씨는 여론조사업을 하기 전에 전화번호부를 제작했다. 대학 동문회에 의뢰받아 동문 명부를 만들기도 했다. 이 때 자료가 미래한국연구소 전화번호 데이터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학 동문 명부로 여론조사를 했다면 특정 후보에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정 학교 출신 후보 여론조사를 할 때 그 학교 동문에게 전화를 돌리면 된다”라며 “동문회 명부에 나온 사람들이 어떤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여론조사 방법과 관련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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