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비 사업 예산 삭감 시기 부적절 지적
학교 신설과 증축 관련 예산만 167억 원 남아
경남교육청이 어려운 재정 상황을 강조하지만 정작 집행잔액이 남는 등 재정 운용 방식에서 허술한 지점이 발견됐다. 일부 사업은 중복 편성되거나 당초 계획과 다르게 예산 편차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5일 경남도교육비특별회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심의했다.
경남교육청 학교지원과가 제출한 계속비 사업의 예산 삭감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과정에서 학교 신설과 증축 관련 예산 6개 사업(167억 원) 예산이 삭감됐다.
장병국(국민의힘·밀양1) 도의원은 “경남교육청은 세수 결손으로 기금까지 끌어다 쓰는 비상 재정 상황이라면서 사업 종료가 임박한 시점까지 거액을 묵혀뒀다”며 “공정률 대비 집행 잔액을 미리 파악했으면 감액해서 시급한 교육 현안 사업이나 부족한 운영비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명백한 행정 편의주의이자 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가로막은 예산 낭비 사례”라며 “돈이 없다고 말할 시간에 남아도는 예산이 없는지 집행 내역부터 꼼꼼하게 살펴야 했다”고 덧붙였다.
최치용 경남교육청 학교지원과장 “공정률에 따라 면밀하게 분석해서 편성하는 게 맞다”며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추가적인 내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장 도의원은 구산중학교 증축 공사 예산이 줄어든 이유를 물었다.
김철환 경남교육청 시설과장은 “소방차 진입을 하기 위해 증축 면적이 줄어들면서 예산이 감액됐다”고 답했다.
장 도의원은 “당초 설계 승인 단계부터 가장 기초적인 안전 기준인 소방차 진입로조차 검토하지 않은 것”이라며 “단순 설계 변경이 아니라 초기 심의 단계의 중대한 결함이자 부실 행정”이라고 말했다.
박준(국민의힘·창원4) 도의원은 세종고 기숙사 증축 예산이 중복되도록 편성된 점을 파고들었다. 박 도의원은 “경남교육청 예산이 부족하고 내년에도 녹록지 않을 것 같다”라며 “사업계획 단계부터 세밀하게 잡아서 예산이 사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정 경남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장은 “학교에서 설계를 변경했을 때 소통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장진영(국민의힘·합천) 도의원은 “학생 수가 39만 1000명에서 38만 3000명까지 줄어들면서 학교 급식비 예산이 50억 원 가까이 삭감됐다”며 “학교 급식비 산정이 유동적이지만 간격을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남도교육비특별회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급속하게 소진되고 국가 수입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교육 재정을 운용해달라는 등 부대의견 10건도 덧붙였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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