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표, 국힘 당내 적합도 1위
전체에선 차주목에 크게 뒤져
허성무 양자 대결 '홍'만 제외
전문가 "의도 담았을 가능성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중심인 명태균 씨가 창원시장 선거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명 씨와 연결된 미래한국연구소가 선거 당시 의뢰한 여론조사가 홍남표 창원시장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홍 시장은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후보군 ㄱ 씨를 매수하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항소심에서 ㄱ 씨 측 변호인은 당시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여론조사를 들여다 보면 의심스러운 대목이 있다.
◇당내 적합도 1위 배경은? = 2022년 3월 15일, PNR(피플네트웍스 리서치)이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됐다. 당시 홍남표 출마 예정자는 여론조사에서 14.9%로 국민의힘 당내 후보 적합도 1위를 기록했다.
홍 시장은 정치 신인이었으며, 마산고 출신임을 제외하면 창원과 연이 끊긴 지 오래였다. 중앙 부처 관료 출신인 그는 선거를 앞두고 2021년 11월에야 창원에 왔다. 그는 2022년 2월 19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시장 선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3월 15일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당시 지역 정가에서도 뒷말이 나돌았다. 홍 시장이 선거에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력 후보를 제치고 당내 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여론조사에서 모순된 점이 발견된다. 홍 시장이 전체 후보 적합도에서는 6.9%에 그쳐 17.7%인 차주목 후보보다 크게 낮았다. 차 후보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30.9% 지지를 얻었고, 홍 시장은 9.1%에 머물렀다.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당내 후보 적합도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응답만 보면 차 후보 20.1%, 홍 시장 16.7%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허성무와 양자 가상 대결도 이상 = PNR은 2022년 3월 27일 두 번째 창원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는다. 이 여론조사는 김상규 국민의힘 후보를 뺀 채 진행됐다. 김 후보는 추후 당내 경선 4명에 든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다.
후보 적합도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성무(31.7%) 후보가 1위였고, 이어 국민의힘 후보 차주목(17.2%) 2위, 홍남표(9.7%) 3위, 장동화(5.3%) 4위, 허영(3.5%) 5위를 기록했다. 양자 가상 대결도 물었는데, 허성무 후보를 놓고 차주목·허영·장동화 후보를 차례대로 맞붙였다.
홍 시장이 창원시장 전체 후보 적합도에서 3위를 차지했으나 허성무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는 홀로 빠졌다.
◇업계 전문가들도 의심 =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의도를 담은 조사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다자대결에서는 차 후보가 3배 앞서가는데 당내 후보 적합도에서는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자 가상 대결 구도에서 홍 시장만 빠지는 게 말이 안 된다. 홍 시장은 첫 번째 여론조사에서 당내 적합도 1위를 한 결과가 나왔는데 두 번째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는 등장하지 않았다”며 “허성무 후보와 비교시켜 당내 다른 후보들을 물 먹이려고 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도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홍 시장이 아닌 다른 후보는 허 시장과 맞붙었을 때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려고 가상 대결 구도를 만든 것 같다”며 “두 번째 여론조사에 김상규 후보가 빠진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상 대결에 허영 후보와 장동화 후보를 포함시킨 것도 이상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014년 이전에는 유선RDD(집 전화)로 여론조사를 많이 했지만, 이젠 집에 전화기가 있는 사람이 거의 없고 대부분 어르신이라 쓰지 않는 방법”이라며 “집 전화를 쓰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려고 한 것 같다. 보수 지지자 응답을 끌어내는 방법으로도 쓰인다”고 덧붙였다.
PNR은 유선RDD 비중을 첫 번째 여론조사에서 20%, 두 번째 34%였지만 세 번째에서 0%로 잡았다. 같은 기관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라면 추이를 살피기 위해서 진행했기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당시 창원시장 선거에 나섰던 국민의힘 후보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김상규 씨는 “여론조사 결과에는 별로 개의치 않아서 당시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고 밝혔다. 차주목 씨는 “시간이 지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남도민일보는 명태균 씨, 그리고 미래한국연구소 대표이사로 등기된 김모 씨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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