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해안도로변에 우뚝 서 있는 쌍용양회 사일로는 1977년에 세워진 시멘트 저장고로 현재는 기능을 다하고 방치되어 있다. 인근에 있는 아파트 주민 다수는 조망권을 이유로 철거를 원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재활용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제 기능을 다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도시의 흉물로 방치되는 것보다는 철거하는 편이 낫겠지만, 잘 활용한다면 도시의 명물이 될 수도 있다.

건립 시기가 근대라고 부르기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30년 넘게 산업시설물로서 제 구실을 담당한 중요한 산업유산임은 틀림없다. 이는 돈을 들여도 얻을 수 없는 역사성을 품고 있고, 한 도시의 정체성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미 세계의 많은 도시가 근대산업유산의 중요성을 알고, 쇠락한 도시를 살리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사일로를 주거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노르웨이의 기숙사.

쌍용양회 사일로는 해안에 자리 잡고 있어 장기적으로 수변공간(워터프런트)과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행정의 무관심 속에 철거된 삼광청주공장으로 인해 높아진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아이러니하게도 창원시에서 나서 우리 도시의 유산을 조사하는 디딤돌이 되었다. 한번 철거된 건축물은 복원하기가 매우 어렵고, 한다 해도 이미 이전의 것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쌍용양회 사일로의 활용에 관한 다양한 논의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류창현(허정도와 함께 하는 도시이야기·http://www.u-story.kr)

1930년대 만들어진 밀 저장고를 아파트로 만든 호주.
사일로 외곽에 주거공간을 만든 코펜하겐의 공동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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