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청 간담회…올 여름 철거 작업 계획

창원 마산합포구 마산항에 있는 쌍용양회 사일로(silo·시멘트 저장고)가 철거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가동을 멈춘 이 사일로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분진과 소음으로 30년간 고통을 주더니 지금은 조망권을 막아 재산 피해까지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근대산업유산으로 보존해 적절한 활용방안을 찾는다면 더 높은 문화·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극과 극의 주장이 부딪치는 '쌍용 사일로' 처리방안을 논의하고자 주민과 전문가 등을 초청해 지난 12일 간담회를 열었다. 마산항만청은 철거하든 보존을 통한 재활용을 하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철거 비용이 올해 예산으로 책정돼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산 쌍용양회 사일로 전경./경남도민일보DB

마산합포구 벽산블루밍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이상우 벽산블루밍 입주자 대표·이덕열 경동메르빌 입주자 대표를 비롯한 인근 주민 20여 명과 최근 사일로를 스킨스쿠버 연습장으로 재활용하자는 제안을 내놓아 주목받은 유진상 창원대 교수가 참여했다.

유 교수는 폐 사일로를 활용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킨 외국 사례를 소개하면서 "흉측한 구조물로 볼 수도 있지만 생각만 바꾸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인근 주민들이 철거를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훌륭한 활용방안이 보이는데 이를 모른 체하고 넘어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경동메르빌 동 대표 조창환 씨는 "너무 이론적인 부분만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동 대표 이해우 씨는 "사일로를 재정비하는 데 필요한 어마어마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공사 기간도 질질 늘어날 게 분명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마산항만청 한봉수 항만공사과장도 "전남 여수에서 사일로를 재활용했는데 지금은 전기료 때문에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거들었다. 또한 벽산블루밍 아파트 주민 김쌍교 씨는 "수변구역안에 여러 구조물이 생길텐데 불필요한 구조물을 남겨둘 필요가 있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산항만청 한봉수 과장은 결국 간담회 말미에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겠다"고 밝혔다. 실시설계가 끝나는 7∼8월께면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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