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매서운 꽃샘추위가 초봄을 덮쳤다.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봄꽃 축제를 한 주씩 연기하는 작은 소동이 일었다. 꽃놀이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흔쾌히 꽃이 피어날 시간을 기다려 주었고 그에 응답하듯, 꽃들은 어느 때보다 굵고 탐스럽게 폈다. 벚꽃은 꽃눈을 휘날리며 봄을 노래했고, 노란 유채와 개나리도 생동하는 봄의 기운에 힘을 보탰다. 호흡기 때문에 꽃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꽃을 보며 카메라를 꺼내 드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봄과 사랑을 읽는다.조그만 바닷가 마을에 사는 세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는 15년 전 가족을 떠
높고 깊은 지리산 고리봉(1304m)에서 시작한 람천을 왜구의 피로 물들인 것이 1380년(고려 우왕 6) 이성계의 황산대첩이다. 그 황산대첩비 앞에 마을이 있다고 해서 비전(碑前)마을이다. 운봉 비전마을은 판소리 동편제의 산실이기도 하다. 동편제라는 이름은 섬진강 동쪽인 운봉·구례·순창을 중심으로 유행했기 때문에 유래한 것이다. 비전마을은 가왕으로 불리는 동편제의 창시자 송흥록(宋興祿)과 인간문화재 박초월(朴初月)이 태어난 곳이다. 송흥록은 특히 판소리 장단 중 가장 느린 진양조를 완성하고 거칠고 단단한 고음의 철성(鐵聲, 쇳소리
여기 한 남성이 스토킹 범죄를 신고하고자 경찰서에 와 있다. 그런데 그는 범죄피해가 심각해진 지경에 이르기까지 6개월 동안 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신고를 하는 와중에도 결정적인 피해를 알리지 않고 스토커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만을 제공한다. 당신은 이 남성의 신고의 진실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사람들은 이 같은 '진실공방' 속에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깨끗한 증명'을 요구한다. 사람들은 쉽게 '중립기어'를 외치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되면 피해자와 '무고죄'라는 명목으로 가해자의 위치를 뒤집어버리는 극단적인
오늘따라 내 고향 남쪽 바다가 그리운 날이다.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를 들으면서 향수가 밀려온다. 특히 김재호가 쓴 노랫말은 우리 시대 삶의 한 표현이다. 어머니를 그리듯, 한 시대를 회고하는 가슴에 파동을 일으키는 글이 아닌가?마산에서 초등부터 마산교육대학까지 살았다. 잠시 시골 학교 선생 노릇 5년 후에는 다시 마산제일여중 선생 노릇 하면서 쉰일곱 살까지 살았다. 창녕 영산 외가에서 보낸 5년을 제외하면 50여 년을 마산역 앞과 교원·구암·자산동 한우아파트를 끝으로 창녕 우포늪으로 돌아왔으니, 가장 긴 세월을 마산만을 바라보며
최근 대한민국 사회는 고령화, 저출생, 산업구조 개편 등 대내외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국가보훈 정책 역시 환경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국가보훈 대상자들은 점차 고령화되고 있으며, 사회복지제도보다 먼저 발전해 온 국가보훈 정책과 제도가 현실에서는 사회복지제도와 유사하거나 뒤처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실제로 몸이 불편한 고령의 노인이 민원 업무를 보고자 경남도청을 방문했으나 주차공간이 없어 청사 밖에 주차하고 멀리서부터 걸어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국가보훈부에서는 이러한 주차문제 해결과 함께 국가유공자들을 일상에서 존중하고 예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사는 동안 각종 사고와 병고를 포함한 삶의 풍파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고 평안하기를 바라며 풍족한 생활을 추구한다. 그러나 행복한 삶에는 나름의 조건이 있다. 바로 복(福)과 덕(德)이다.복이란 남이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자신만의 삶 속에 지니는 것이다. 복이란 보통 에 기록된 오복(五福)을 뜻한다. 첫 번째 복은 수복(壽福)이며 오래 사는 복을 의미한다. 두 번째 복은 부복(富福)인데 재물이 넉넉하고 부유하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복은 강녕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문을 닫는다. 본사에서 비밀리에 폐점을 결정했는데 지역 사회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600여 명이다. 본사 소속 50여 명은 다른 지점에 배치된다고 해도 나머지 입점 업체 점원 등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백화점 측에서는 일자리 상담부스를 마련해 재취업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지만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행정이 나서서 백화점 측을 압박하고 또 같이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무엇보다 걱정되는 부분은 지역사회가 받는 충격이다. 벌써 백화점 폐점으로 마산지역
지난 2월 1일 국회는 원자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 조정교부금을 통해 발전소 주변지역에도 예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법을 개정하였다. 전체 예산의 20%를 원전 소재지(기초지자체)가 아닌 방사선 비상계획 구역에 포함된 광역지자체에 배분토록 하는 조치이다. 전국 23개 기초지자체가 여기에 해당하지만, 양산시를 비롯해 강원 삼척, 전북 부안과 고창, 대전 유성구는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원전이 위치한 광역지자체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원전과 더 가까이 있지만 광역지자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원전교부금 예산을 받지 못할 황당한
/신순옥 동양학 박사
새 학기를 시작하고 두 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완연한 봄날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기대와 설렘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3∼5월은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이 급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2017∼2021년 5년간 만 12세 미만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모두 2487건이며 이 가운데 어린이 22명이 사망하고 2588명이 다쳤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를 집중적으로 예방하려면 가장 먼저 학교 주변 환경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 진입 전부터 미리
지난 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또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함으로써 윤석열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식물정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총선 패배에 대한 견해를 발표했는데 "더 낮은 자세로 소통하겠다"고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인지 각론(各論)이 없다.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대패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 당의 정치력 부재로 보인다.그 사례로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과 관련하여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를 막아 '친윤' 김기현 의원을 당선시키고자
말을 할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말을 하지 않는 게 낫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말을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가 있다. 우리 사무실 건물에서 일하는 몇몇 요즘 것들을 볼 때마다 그렇다. 이들의 특징은 어떤 경우에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것도 일 년을 넘게 마주치는 사이면 눈인사라도 할 만하건만 가벼운 목례조차 생략한다. 이들은 또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지 않는다.마음이 바쁜 출퇴근 시간. 엘리베이터가 2층에 있든 9층에 있든 개의치 않는다. 덮어놓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다 누르고 본다. 자신들의 행동이
창원상공회의소가 지난 2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에 철도산업 경쟁력 향상과 교통인프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철도차량 입찰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철도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이며 기술집약형 산업으로서 기술 및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대규모로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산업이다. 또 많은 연관 산업과 이어져 있고 국제경쟁력도 중요하다. 경남에는 현대로템을 포함해 관련 기업 대부분이 몰려있고, 5700여 명의 철도차량 제조업 노동자 중 60%가 일하고 있다.그런데 세계 각국이 철도산업 기술·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국가적 지원을 하는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은 교육공동체에 필요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홍보물을 제작하기 위해 24일 교육연수원 에듀테크센터에서 경남교육 홍보 콘텐츠 개발위원(이하 개발위원) 협의회를 열었다.개발위원은 공모로 선정된 교사, 주무관 등 경남 지역 교직원 총 43명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홍보 기획․영상․웹툰․현장 기사 등 전문 영역별로 경남교육 홍보 콘텐츠를 개발․제작한다.이번 협의회는 개발위원이 구성된 후 열린 첫 회의다. 2024년 경남교육 정책의 주요 내용과 홍보 방향을 공유하고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 쉽고 재밌는
김해교육지원청(교육장 하정화)은 24일 수남초등학교에서 안전한 학굣길 조성을 위한 기관 합동 캠페인을 실시했다.이번 캠페인은 김해서부경찰서, 수남초, 녹색어머니회, 모범운전자회 등 관계기관 50여 명이 참여하여 교통약자인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잘살GO 프로젝트(잘 멈추GO, 잘 살피GO, 잘 양보하GO)’ 등의 시책을 홍보했으며, 학교폭력예방·유해약물예방 캠페인도 함께 이루어졌다.김해교육지원청 하정화 교육장은 “우리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학교와 교육청에 국한되지 않고, 경찰서와 관계기관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함께
김해 신어초등학교(교장 이영애)는 지난 19일 학교혁신공간사업 완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실시했다. 신어초등학교는 2023년 학교공간혁신사업(자율형, 화장실형) 대상 학교로 선정되어 추진해왔다. 비전 설정부터 설계 및 시공까지 30여회의 워크숍을 통해 교육공동체(학교, 학생, 지역사회, 가정) 모두가 중심이 되어 학교공간을 혁신해 갔으며, 2024년 4월 즐거운 배움이 있는 학교공간으로의 혁신을 완료하였다.특색사업인 ‘마을과 함께하는 산·들·강 프로젝트학습’과 연계하여, '마을 그리고 우리'라는 주제로 배움과 소통이 있는 ‘환대의 장’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은 23~24일 통영시 일원에서 2024년 자율형 종합감사 외부 감사관과 컨설팅단 160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한다.이번 연수는 교무․학사, 행정․회계 2개 분야에서 자율형 종합감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율형 종합감사란 학교가 자체 감사반을 편성해 업무 전반을 감사하고 스스로 시정·개선하는 제도를 말한다.자율형 종합감사(전문가 참여형) 운영학교는 올해 초등·중등학교 총 110개 학교로, 2024년 종합감사 대상 학교 중 공모로 선정됐다.경남교육청 감사관은 자율형 종합감사 경험이 있는 교감,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은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미래교육원 미래공감홀에서 ‘2024년 교육공무직원 업무 담당자 연수’를 진행한다.이번 연수는 도내 전체 공립학교 ․ 교육지원청 ․ 직속 기관 소속 행정실장 등 교육공무직원 업무 담당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실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마련했다.경남교육청은 교육공무직원 인사관리, 임금 계산 등 주요 질의 사항을 소개하고 교육공무직원 채용 절차와 전보 제도를 안내한다.또 디지털 시대 미래교육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에서 연수를 개최해 급변하는 시대적 흐
결혼 3년쯤 되던 해에 중국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본사로 발령받게 되면서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오자마자 보통 이주민처럼 언어 장벽을 넘고자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이방인으로서 정서 차이로 발생하는 좌충우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보다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욕심에 여러 유명 인문학 강사의 강의를 찾아서 들었습니다. 배울수록 한국의 표면적인 매력뿐만 아니라 숨어 있는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에 살면서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지만 어느새 여기에 뿌리를 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무렵 다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