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9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거리 일대에서는 약 25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대형행사가 열렸다. 경남지역 NGO들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각자 부스를 설치하고 체험활동, 기념품 증정, 상담 등을 했으며 메인무대에서는 ‘창동 역사 탐방 라디엔티어링’, ‘골든벨 행사’, ‘NGO한마당(동아리 경연대회)’ 등이 열렸다. 또한 각 지역에서도 연계행사가 열렸으며, 창동 인근 카페에서는 위안부 할머니와의 대화...
‘맛’ 집 그리고 ‘멋’ 집.창원시 진해구 창선동. 도심 속에 이 집처럼 조용히 커피 한 잔 마시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멋들어진 곳이 또 있을까 싶다. 임성한(50)·진명숙(50) 부부가 운영하는 ‘그 집, 팥이야기’(이하 팥이야기)는 근대사를 간직한 고즈넉함이 묻어나는 곳이다. 옛 일본식 목조 건물을 허물지 않고 기와지붕과 대들보를 그대로 활용했다.차지한 땅은 그리 넓지 않지만 천정은 하늘처럼 높아 탁 트인 느낌을
‘형평운동가 강상호 묘소’.진주시 가좌동 새벼리. 교통량이 많은 이곳 도로 모퉁이가 살짝 굽어지는 곳에 짙은 갈색 표지판이 눈에 띈다. 큰 도로에서 20m나 들어갔을까. 수풀림 사이에 자리 잡은 묘소는 도심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고즈넉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부산스러운 발자국 소리들이 들이닥쳤을 때는 유난히 투명한 오후 햇살만이 길게 자락을 드리우고 있었다.진주문화연구소 형평운동 유적 답사진주문화연구소는 ...
지난 10월 19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거리 일대에서는 약 25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대형행사가 열렸다. 경남지역 NGO들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각자 부스를 설치하고 체험활동, 기념품 증정, 상담 등을 했으며 메인무대에서는 ‘창동 역사 탐방 라디엔티어링’, ‘골든벨 행사’, ‘NGO한마당(동아리 경연대회)’ 등이 열렸다. 또한 각 지역에서도 연계행사가...
노치수(66)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 회장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20대가 될 때까지도 집안 어른들은 그에게 아버지에 대한 말을 삼갔다. 이상하다 여겼지만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살았다. 행방불명 신고를 내고 호적을 정리하면서도 막연히 아버지는 사고를 당했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뒤늦게, 너무 뒤늦게 알게 된 아버지 죽음에 얽힌 사연은 기가 막혔다. 보도연맹, 민간인 학살…. 나라를 믿었...
NC 다이노스의 첫 승, 첫 완투, 첫 완봉, 첫 10탈삼진을 거두며 기록제조기로 우뚝 선 신예선수가 있다. 앳된 얼굴로 평소에는 수줍은 미소를 머금지만 마운드에만 서면 전사로 변한다. 올 시즌 NC 돌풍의 주인공이자 2013시즌 최고의 신인인 투수 이재학(23)이 그 주인공이다.이재학은 2009년 신인지명회의에서 두산의 부름을 받고 프로 무대에 당당히 입단했다.큰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입단했지만 아쉬움만 남았다. 프로 1년차...
“무쇠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서 조청을 고던 우리 전통이 거의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런데 전통 방식으로 만들지 않은 것들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이들 개량식 제품이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전통’이 아니라는 거죠. 맞다 틀리다를 논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은 인정하지만 전통은 전통다워야 합니다.”의령 연호전통식품 성삼섭(57) 대표는 우...
온몸이 움츠러드는 추운 겨울이지만 맛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계절은 없다.무엇보다 해산물. 그간 아예 보이지 않거나 선도가 떨어지던 굴, 홍합, 가리비, 바지락, 꼬막, 대하, 대게, 대구, 물메기, 도미, 방어, 아귀, 명태, 참조기, 홍어, 대게, 꽁치(과메기) 등이 1년 중 최고의 맛을 간직한 채 시장에 쏟아진다.그리고 김치. 요즘은 좀 드문 풍경이 됐지만 찬바람이 솔솔 불면 집집마다 음식점마다 제철 배추, ...
몸이 찬 사람에게 좋다는 옻닭. 한여름에도 발이 찬 기자가 생전 처음 옻닭을 먹었더니 40여 분 뒤 발끝까지 뜨끈해지는 기운을 느꼈다. 다행히 옻은 오르지 않았다.15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순남(57) 사장의 ‘함양옻닭’을 찾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 73-14번지, 삼성생명빌딩 맞은편 골목에 있는 식당의 겉모습은 조금 허름해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은 깔끔하고 정감이 있다. 신발을 벗기...
전북 남원 주천에서 시작한 지리산 둘레길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모두 22개 구간 가운데 이번에 다녀온 19~20구간에 이어 21~22구간을 마치면 처음과 끝이 하나로 이어진다. 전남 구례군을 지나는 둘레길은 모두 7개 구간으로 16구간(가탄~송정)은 경남 하동군과 22구간(산동~주천)은 전북 남원시와 겹쳐 있다. 이번 호에는 남한의 3대 길지(吉地)로 알려진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마을에서 출발해 방광~난동~구례읍을 거쳐 오...
사람들은 합천이라 하면 가야산과 해인사만 있는 줄 아는 경우가 많다. 또 사람들은 합천 황매산이라 하면 봄철 평원에 펼쳐지는 철쭉꽃만 아름다운 줄 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모산재 엄청난 바위산의 기운을 그대로 머금은 폐사지 영암사지도 씩씩하면서 멋지고, 황매산 또한 봄 철쭉 못지않게 가을이면 평원을 가득 메우는 억새가 대단하다.는 앞으로 ‘이웃 고을 마실 가자’를 통해 경남은 물...
어두운 불빛 아래 검은 드레스 차림의 여가수가 서 있다. 그 뒤로 반주자가 둥근 모양의 포르투갈 전통 기타를 들고 있다. 노래가 시작된다. 바로 눈앞에서 부르는 것이었지만, 노랫소리는 마치 어디 먼 곳을 흐르다 메아리쳐 돌아오는 것처럼 들린다. 파두(Pado)는 그런 음악이다.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려면 숙소 뒤편 언덕길을 걸어 올라야 했다.그럴 때마다 지나는 오래된 주택가 골목들은 그 공기마저 한가하고 조용했다. 그러나 리스본...
2013년 11월의 한 일요일도 자정을 넘겨 월요일을 향하고 있다. 201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에게는 잠시의 여유가 있는 휴일을 넘어서고 있다. 직장인들에게는 다시 돌아오는 한 주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가을의 하루를 뒤로 한 채 달리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한강을 지나는 지하철 창속에는 저 멀리 흩어지는 빛이 담겨 있다. 나에게는 인생 40대의 시작을 맞이한 한 사람의 인터뷰를 마음으로 ...
크지 않은 소도시 밀양에 생긴 지 9년째 접어드는 북카페가 있다. 갖은 커피가게가 생겨나 흥성하게 되기 전 일이다. 밀양 내일동 청학서점에 딸려 있는 이 북카페는 지역사회에 열려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올해는 여러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주민들 눈길과 발길을 끌어당기기도 했다. 서점업계가 다 죽어가는 마당에 그것도 크지 않은 조그만 도시에서 북카페를 계속 운영하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밀양에 가면 오래 ...
2008년 봄 어느 날. 서울 청담동 동양트랙터 본사 회의실.동양 이사A: 발표 잘 들었어요. 참 재미있는 기획이긴 한데, 사실 좀 의문이 있거든요. 트랙터는 시속 30㎞가 최고 속돕니다. 시내 번화가에서 교통 체증을 만나면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강기태: 충분히 걱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안 된다고 봅니다. 첫째는 다른 운전자들이 트랙터는 원래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알므로 배려해주...
경남도민일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칼럼니스트라고 하면 누구를 떠올릴까? 순위를 매기지는 않았지만, 홍창신(60) 선생의 칼럼이 주목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10~20대 젊은이들이 자주 가는 ‘루리웹’이라는 게임커뮤니티에도 그의 글이 번져 나간 것을 보면 그 글 속에 숨겨진 힘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다.“박근혜 정권의 퇴행, 오래 가지 못할 것”홍창신 선생을 진주시 평거동 어느 카페...
지금까지 한의사 인터뷰를 열 번 가까이했다. 그러다 보니 한의원 내부 분위기만 봐도 원장이 어떤 사람인지 대략 감이 온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 자리한 인제한의원. 상남상업지구 내에 있어 바깥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하지만 한의원에 들어서자 이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런데 원장실 외벽 한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이클․수영․마라톤 사진이 한가득 자리하고 있다. 철인3종 경기 관련 사진 같았다. 한의사와 철...
국명 : 사철나무, 노랑배허리노린재학명 : Euonymus japonica Thunb. Plinachtus bicoloripes Scott결혼 전 대전에 살 때는 눈이 그렇게 그립지 않았는데 결혼 후 경남에 살다 보니 눈 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워졌다. 그래서 간혹 겨울에 한번이라도 눈이 오는 날이면 무조건 주남저수지로 달린다. 눈이 안 오는 동네인지라 제설작업이 제 때에 되지 않아 도로 상태는 엉망이지만 어렵게 도착...
그녀에게 질문을 하면 막힘이 없었다. 물고기가 한 번에 미끼를 덥석 물듯, 그녀 또한 질문을 덥석 물었다. 그리고는 아주 세밀하고 또박또박하게 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듣다보면, 이야기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일 처리도 완벽하게 했다. 인터뷰 전, 사전질문지를 이메일로 보냈는데 질문에 대한 답만 보낸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과거 인터뷰했던 자료까지 보내왔다. 이런 인터뷰이는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