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친윤석열계 반대 가능성 커
계파 색 옅여도 "당론 따를 것" 언급
"대통령 손 놔야" 김태호 의원 '주목'

14일 국회에서 두 번째 시도로 가결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는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였다.

경남지역 국회의원들도 전원 표결에 참여했다. 투표 방식이 무기명 비밀 투표였던 만큼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해 범야권 192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12명이 ‘가’(찬성)를 적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표결에 앞서 공개적으로 찬성투표 의사를 밝힌 여당 의원이 7명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표결에서는 5표가 늘었다.

여기에 기권 3표, 무효표 8표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여당 이탈표를 23표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찬성표를 던져 적극적으로 ‘탄핵 반대’ 당론을 어기긴 부담스러웠던 표심이 기권이나 무효표로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이날 본회의 직전 당론을 결정한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론이 부결이니 반대투표를 해달라. 정 입장이 곤란하면 기권이나 무효표로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12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후보인 권성동 의원(왼쪽)과 김태호 의원이 굳은 얼굴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후보인 권성동 의원(왼쪽)과 김태호 의원이 굳은 얼굴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는 그러나 “이탈표는 찬성 투표한 12명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무기명 투표는 ‘가’-‘부’ 판명 기준이 엄격하다. 한글이나 한자를 정자로 가(可)-부(否)를 적지 않고 흘려 써 정확한 판별이 어려울 때에도 ‘무효표’로 간주한다.

‘친윤석열계’가 대부분인 국민의힘 경남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

도내 의원 중에는 박대출(진주 갑)·김태호(양산 을)·윤한홍(창원 마산회원)·정점식(통영고성)·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서일준(거제)·강민국(진주 을) 의원이 골수 또는 범친윤계로 꼽힌다.

초선인 서천호(사천·남해·하동) 의원은 윤 대통령 사면 덕에 총선 후보로 나설 수 있었고, 이종욱(창원 진해) 의원은 ‘친윤 핵심’ 윤한홍 의원이 총선 당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자신이 후보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한 만큼 친윤으로 볼 수 있다. 윤영석(양산 갑)·최형두(창원 마산합포)·박상웅(밀양의령함안창녕)·김종양(창원 의창) 의원은 계파 색이 옅은 편이라고 평가받는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한동훈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한동훈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3명 중 박상웅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오죽하면 저랬을까를 잘 생각해야 한다”며 “탄핵안이 통과되면 지지자들이 절망하고 눈물이 한반도를 적실 것”이라며 탄핵에 강한 반대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범 의원도 “비상계엄 발동은 백번 탄핵당해도 마땅하나 무엇이 우리 당에 도움이 되느냐 생각했을 때를 생각하면 탄핵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영석·최형두 의원, 초선인 김종양 의원 등은 “당론에 따른다”는 태도를 견지해 반대 표결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김태호 의원은 12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우리 당이 이제 국민 눈높이에서 윤 대통령과 맞잡은 손을 이제 놓아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찬성 또는 기권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탄핵 가결 직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한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장에 한동훈 당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그와 ‘친한동훈계’ 의원을 싸잡아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사이코패스’, ‘꼴통’ 등 극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동훈 체제 붕괴 후 권성동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윤계가 당권을 장악하면 찬성 표결 의원들을 향한 모종의 조치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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