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도시이지만 뜻 있는 시민 간절한 마음 통해"
"헌법재판소 탄핵안 인용할 때까지 계속 싸울 것"

14일 오후 통영시 강구안 광장에서 모인 윤석열 탄핵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정봉화 기자
14일 오후 통영시 강구안 광장에서 모인 윤석열 탄핵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정봉화 기자

 

14일 오후 5시 통영시 중앙동 강구안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 개표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우리가 이겼습니다, 이겼다! 이겼다! 이겼다!"라고 연호했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가한 인원은 180여 명. 보수세가 강한 인구 12만 명이 밑도는 소도시에서 열린 시국대회 규모는 작았지만, 참가자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를 하며 탄핵안 가결을 함께 기뻐했다.

지난 6일부터 이날 시국대회까지 진행을 맡아온 이동호(59·산양읍) 씨가 눈시울을 붉히자 강강술래하던 고등학생들이 "울지 마세요"라며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이 씨는 "비상계엄 선포로 국가가 무력에 의해 피투성이가 될 위기에 처했지만 국민이 끊어냈고, 무도한 국민의힘 의원들 마음을 움직였다"며 "앞으로 헤쳐가야 할 일이 많지만,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언제든지 일어설 수 있는 국민임을 믿고 이 결과를 기쁘게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14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통영시민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강강술래를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시국대회에서 줄곧 진행을 맡아온 이동호 씨가 감격해 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봉화 기자
14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통영시민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강강술래를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시국대회에서 줄곧 진행을 맡아온 이동호 씨가 감격해 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봉화 기자

 

가족들과 다 같이 빠짐없이 촛불집회에 참석해온 박다은(18) 씨는 "정의를 지켜낸 것 같아 기쁘고, 앞으로 헌법재판소에서 국회 탄핵소추 청구를 인용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학생 3명은 "역사 현장에 동참해서 기쁘다"면서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기회였다. 앞으로 소중하게 투표권을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연말특수 다 날린 자영업 연합'이라는 손팻말을 직접 준비해온 한 카페 사장(46·산양읍)은 "이제 마음 편하게 본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됐다"면서 "보수 도시에서 같은 생각을 지닌 시민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니 숨통이 틔였다"고 밝혔다.

김용안(63·북신동) 씨는 언론 역할과 문제점을 꼬집었다. 김 씨는 "아직 완결체가 아니기에 헌재 결정이 나기까지 많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레거시 미디어(전통 언론매체)가 이제는 타깃을 진보민주세력으로 향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의 눈길을 거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비판적 사고로 현 상황을 철두철미하게 지켜보면서 연대해,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윤석열 정부 장·차관들은 자격 미달인 사람이 많았는데도 인사청문회를 무용지물로 만들며 임용한 결과로, 오늘날의 비상계엄이 도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탄핵 집회에서는 '70대 민주 할매'라고 밝힌 한 시민이 참가자들을 위해 빵을 전달했고, 또 다른 시민은 인근 카페에 100잔이 넘는 음료를 선결제했다.

 /정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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